여성복 업계가 봄 신상품 투입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늦게 시작된 추위와 일찍 돌아온 설 연휴로 인해 봄 시즌 시작점을 쉽사리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스케줄대로 백화점 시즌 오프가 끝난 직후 봄 신상품을 본격 투입했는데 지난해와 같이 3월까지도 추위가 이어질 경우 목표 매출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크다.
지난해에는 겨울 재고 물량이 부족하고 봄 시즌을 일찍 시작한 브랜드들은 고전했고, 대형 상설점을 운영하면서 2월 말까지 중량 아우터 물량을 발 빠르게 대량 투입할 수 있는 ‘타임’ 등의 브랜드들이 선전했다.
이에 따라 시즌을 한 발 앞서 신상품을 투입해 온 백화점 유통 중심의 브랜드와 수입 군 일각에서는 판매 정점기에 근접해 신상품을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섬, 미샤, 바바패션 같은 중견사 보다는 백화점 내 외형 중위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면서 상설 사업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뚜렷하다.
제일모직의 ‘띠어리’ 등 수입브릿지 리딩 브랜드도 설을 전후로 봄 컬렉션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고, ‘자라’를 전개하고 있는 인디텍스 그룹의 캐릭터캐주얼 ‘마시모두띠’도 다음 달 중순 경 봄 컬렉션을 전면 배치키로 했다.
시즌 수용도가 백화점에 비해 낮은 아울렛몰을 포함한 가두상권 겨냥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전략이다.
한 커리어 브랜드 임원은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했다가 작년에 큰 낭패를 봤기 때문에 올해는 신상품 출고 시기를 조절하고 겨울 물량도 적지 않게 대기해 뒀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봄 상품을 일찍 출시해 효과를 보고 있는 브랜드들도 있다.
특히 가격적으로 접근성이 높고 중량 아우터 보다는 이너 아이템에 강점을 보여 왔던 경우다.
바바패션이 지난해 가을 런칭한 영캐주얼 ‘더 틸버리’가 이달부터 초부터 투입한 원피스는 간절기용 소재를 사용했지만 오히려 현재 베스트 아이템으로 판매되고 있다.
매스밸류 캐릭터 캐주얼 ‘칼리아 쏠레지아’는 봄 상품으로 내놓은 후드 알파카 저지 코트가 히트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이 제품은 니트 짜임의 이탈리아 수입 원단을 사용해 가볍고 따뜻하며 캐주얼한 후드가 달려 있어 자가 운전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바바패션 심준호 상무는 "갈수록 기후 예측의 적중률은 낮아질 것"이라며 "타겟 소비자들이 현 시점에 필요로 하는 아이템 개발과 선도적 제안에 기획의 초점을 맞춰 기후와 경기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상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