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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신라문화제 한글백일장 운문부문 입상작품.hwp
✦제42회 신라문화제 한글백일장 운문부문 입상작품
대상 ( 경주여자정보고 2학년4반 이예승 )
능
저 넓고 푸른 언덕 위에
쉬고 있는 그대여
그대는 어떠한 생각을 하며
쉬고 계십니까
저 넓고 푸른 언덕 위에
쉬고 있는 그대여
그대는 어떠한 삶을 사셨습니까
저 넓고 푸른 언덕 위에
쉬고 있는 그대여
그대가 저희들에게 바랬던 세상은
무엇이었셨습니까
그대가 바란 세상을 저희가 잘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저는 지금
그대의 생각을,
그대의 삶을,
그대가 원했던 세상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까
조심스레 그대의 옆에 앉아
저는
그대를 떠올리며,
그대의 생각을 가지고,
그대의 삶을 닮아,
그대가 원하는 세상을
살아가겠습니다.
초등,저학년 운문부문
장원 ( 나원초등 1학년1반 임수진 )
도토리
떼굴떼굴 도토리야
어디서 왔니?
가을바람 타고
숲 속에서 왔지.
떼굴떼굴 도토리야
어디서 왔니?
코스모스 향기 따라
다람쥐학교에서 왔지.
떼굴떼굴 도토리야
어디서 왔니?
짹짹 지저귀는
참새 좆는
허수아비아저씨 소리 따라 왔지.
우수상 ( 유림초등 1학년6반 신민서 )
도토리
귀엽고 예쁜 도토리 어디로 갈까?
데굴데굴 떼굴떼굴 굴러서
모험을 떠나지
귀엽고 예쁜 도토리 어디로 갈까?
데굴데굴 떼굴떼굴 굴러서
친구들을 만나러 가지
귀엽고 예쁜 도토리 어디로 갈까?
데굴데굴 떼굴떼굴 굴러서
엄마 아빠 만나러 집으로 가지
귀엽고 예쁜 도토리 어디로 갈까?
데굴데굴 떼굴떼굴 굴러서
꿈나라 하늘나라 모험을 떠나지.
우수상 ( 유림초등 2학년4반 권태율 )
도토리
아이고 팔이야
참나무가 참다가 참다가
너무 팔 아파서
톡톡 토도독
도토리를 떨어뜨렸어요.
아이고 도토리네
할아버지 할머니가
묵 쒀 묵자
한 봉지 두 봉지 가득 담아요.
아이고 배고파
다람쥐가 울어요
먹을 것이 없다고 울어요.
아이고 미안하데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미안하데요
다람쥐가 언능 달려와서
맛있게 냠냠.
아이고 멋져라
지켜보던 나무들이 착하다고
쏴아 쏴아 박수쳐요.
우수상 ( 경산 평산초등 1학년5반 김민지 )
도토리
빛깔 좋은 도토리
어디 어디 숨었니
얼른 나와 나랑 같이
숨바꼭질 할래?
와 찾았다!
도토리 요녀석
미안 하지만
네모자를 벗어줘야 되겠는 걸?
가작 ( 용황초등 2학년1반 이솔민 )
도토리
우산같이 으리으리한
도토리 나무에서
올망졸망 귀여운
아기 도토리가 자랐다.
시린 가을 바람이
도토리 나무를 흔들면
톡톡,투툭
툭툭,토톡
조그만 아기 도토리들의
여행이 시작된다.
가작 ( 월성초등 1학년1반 이신후 )
도토리
도토리야, 도토리야.
도토리만 한 내가
도토리를 주우러
숲을
조심스레 다녀 본다.
바람이
한차례 불어오면
후두둑
도토리가 떨어지네
도토리 우박이다
도토리 모자다.
꼬리가 새까만
청솔모랑 나랑
누가 누가 도토리를
많이 찾을까?
내가 주운 도토리는
너의 겨울 밥이야.
가작 ( 나원초등 3학년2반 박준희 )
도토리
차∼암 이상하게도 생겼다.
너는 어째서 무슨 맛이 나길래
다람쥐는 너만 좋아하니?
새콤달콤 젤리 맛일까?
빠삭빠삭 치킨 맛일까?
아니야 아니야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도토리묵은 그런 맛이 아니야
너도 좋아하고
우리 할머니도 좋아하는 도토리
다람쥐야 다람쥐야
미안하지만 우리 조금만 나눠먹자.
가작 ( 경주초등 3학년3반 양채은 )
도토리
도토리가 여행을 하네
떼구르르 굴러서
숲속 친구들과 안녕!
인사도 하네.
바람과 함께 여행을 하네.
바람이 자꾸자꾸
멀리 가자고 하네.
그러다 물속에 퐁당 빠졌네.
물 먹던 다람쥐.
“어! 도토리네.”하며
집으로 가져가
와! 도토리 친구들이 많이 있네.
도토리는 친구들과
재잘재잘 수다를 떠네.
이른 봄 도토리에게는
귀여운 싹이 났네.
가작 ( 경산초등 3학년1반 장해림 )
도토리
나무 밑에서 주운 도토리
귀엽고 깜찍한 도토리
주우려고 애를써요
데굴데굴 굴러가는 도토리
와 벌써 10개나 주웠네!
비 쏟아지듯 내 등에 톡톡톡
다람쥐 주려고 그냥 두었다.
매끈한 도토리 발견
윗 껍질을 까보니
으악 썩었다.
장려상 ( 용강초등 1학년1반 노란현 )
도토리
때굴때굴 도토리 동그란 도토리
자연에 보낼까?
도토리 묵 해 먹을까?
할머니 갖다 드릴까?
때굴때굴 도토리 동그란 도토리
다람쥐 줄까?
떨어지지 마!
꼭꼭 붙어 있어!
이놈
절대 들키지 마!
장려상 ( 유림초등 1학년7반 조현정 )
도토리
쌔앵쌔앵 바람에
도토리가 투두둘
할머니들은
도토리 줍는다고 바쁘고
다람쥐도
도토리 줍느라 바쁘다.
볼록볼록 양 볼에 한 알씩 물고도
또 도토리 쫒아간다.
쪼르르 쪼르르
저 다람쥐 욕심쟁이다.
장려상 ( 동방초등 3학년 김규현 )
도토리
뚝뚝 뚝뚝뚝
도토리가 떨어진다.
다람쥐가 보기전에
풀속으로 숨는다.
다람쥐가 머뭇머뭇
도토리를 찾는다.
도토리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다람쥐가 가고 나서
데굴데굴 데구르르
도토리들이 축제를 연다.
장려상 ( 금장초등 2학년4반 변서영 )
도토리
툭!
머리위에 떨어져
땅으로 또르륵
이건 뭐지?
말썽꾸러기 나
우리 아빠가
자주 하시는 말씀
“쬐끄만 도토리 만 한게...?
아! 네가 바로 그 도토리구나.
동글동글 귀여운 모습
“작고 예쁘기만 한 걸”
한손에 꼭 쥐고
도토리 친구들 만나러
숲으로 가요.
장려상 ( 동방초등 1학년1반 신수아 )
도토리
숲에 도토리가 있다.
다람쥐가 왔다.
그래서 도토리는
도망을 쳤다.
바람을 타고
또 새들에게 도움을 받아
다람쥐가
못 따라오게 했다.
그래서 도토리는
다시 땅으로 내려갔다.
이제부터 도토리는
풀속에 숨는다.
그래서 도토리와 다람쥐는
숨바꼭질을 했다.
초등,고학년 운문부문
장원 ( 경주초등 6학년4반 오선우 )
새
춤추는 숲
도토리 비처럼 내리고
다람쥐 바쁘게 움직인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새소리
노래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 고개들어보니
하나 둘 모여 날개짓 시작하는 새들
새도 혼자는 외로워
무리지어 사는가보다
우리도 가족, 친구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즐겁다.
오늘 옆에 없는 친구가
보고싶다.
우수상 ( 나원초등 5학년2반 임 경우 )
새
황성공원에
있는 새 몇 마리
나는 조용히
시를 적고 싶지만
“짹, 까악, 짹” 하며 날 방해한다.
새들이 얄밉지만
새들이 무얼 아나
시 적는게 무엇인지,
공부 하는게 무엇인지.
나한텐
이 새 같은
동생이 한 명 있다.
새로 생긴 침대도
자기 것이라고 하고
조금난 혼내도
엄마한데 일러
나를 혼나게 하고
날 매일 때리고
엄마는 동생이
어려서 그런다고
동생을 감싸주네.
그럴수록
얄미워지는
새 같은 내 동생
하지만 이 새소리도
우리집을
웃게 하기도 하니
참아야겠지.
우수상 ( 동천초등 5학년7반 이다현 )
새
내가 좋아하는 독수리
얼떨결에 무심코
좋아 한 것이 아니라
독수리다운 이유가 있어서지.
날쌘돌이 독수리는
빠른 속도로 먹이를 낚아채고
한 번 정한 목표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게임 1등하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
나와 꼭 쌍둥이처럼...
나의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
꿈을 위해
힘차게 비상하는 독수리처럼.
나도 하루하루 알차게
스켓치북을 채워 나가야지.
푸르고 넓은 하늘에
멋진 자태를 뽐내며 날아가는
독수리와 함께
활짝 웃고 있는 내 얼굴.
내 마음의 새
나와 아주 많이 닮은 새,
멋진 독수리처럼
나의 미래도
힘찬 날개 짓 하길...
소중한 내 꿈을 위하여.
우수상 ( 동천초등 5학년1반 김현주 )
새
커다란 나무위에
작은 새가
사뿐히 앉았다.
새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세상을 내려다본다.
아이들에게 활짝 웃어
주시는 선생님.
죄 지은 사람 잡아가는
경찰 아저씨
새는 이 모습을 보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새는 또다시 내려다 본다.
건물 옥상에서
거기서는 또 어떤 사람이 있을까.
궁금해 하며
새는 내려다보았다.
복잡한 교통,
조금만 늦어도
화를 내는 사람들.
‘조금 전 본 사람들도 저런 모습일까?’
‘나처럼 여유를 가지고 한번 세상을
내려다보면 좋을 텐데...’
새는 다시 커다란 나무위로
올라가서 내려다본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나처럼 했으면 하고.
가작 ( 유림초등 4학년7반 신민정 )
새
우리의 마음속엔 노력의 새와
절망의 새가 있다.
노력의 새는 노력을 주고
절망의 새는 절망을 주는 새이다.
노력의 새가 더 크다면
언제인가는 실패가 올 것이다.
우리 모두 노력의 새를 갖고
희망을 갖자.
가작 ( 용황초등 6학년1반 이나영 )
새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높디높은 나뭇가지는
하늘을 찌를 듯 한데
그 아래 포르르 날아가는
새 한 마리.
마치 그림으로 그린 듯
선명한 가을속
작은 점을 찍은 것처럼
지지 배배 울며
숲속으로 날아간다.
맑은 가을 하늘 속에
작은 여유를 찾아오게
해준
작은 새 한 마리.
가작 ( 유림초등 5학년8반 이하늬 )
새
새의 발은 고리인가?
나뭇가지같이 울퉁불퉁한 곳도,
사람들 다니는 인도 바닥처럼 편평한 곳도,
어디든지 서 있을 수 있다.
마치 왠많한 막대기나 구멍엔
거의 끼울 수 잇는 고리처럼.
나도 새가 된디면 좋을텐데.
지금 인간의 삶보다
더 많은 곳에 설수 있도록.
가작 ( 동천초등 5학년7반 이다연 )
새
책상정리하다 발견한
낡은 노트 한 권
유치원 때 나의 그림일기.
날개도 몸통하고
부리도 이상한
몸통이 동그란 새가 한 마리
눈을 크게 뜨고 있었네.
삐뚤삐뚤 글씨로
“독수리 타고 세계여행 갈꺼야!”
그랬다...
내 마음의 조그만 새는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을
꿈나라에서
늘 데려다 주고 함께 놀았다.
나의 단짝 친구처럼.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았던
그 때 그 시절의 나를
꿈구게 했던 작은 새.
이젠 벌써 열두 살의 나.
내 마음의 작은 새는
나만큼 훌쩍 키가 자랐을까?
나 또한 이제
나만을 위해서가 아닌
모두를 위해 마음을 베풀며
살아야지...다짐해 본다.
그 어린 시절
내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나의 작은 새처럼.
가작 ( 용황초등 4학년4반 조유정 )
새
매일 날개를 파닥거리며
날아보려 하는 아기새
실패해도 자꾸 날아보려 하고
푸른 하늘을 나는 꿈을 꾸며
오늘도 열심히 날개를
파닥거리는 아기새
매일 세상을 보고싶어
작은 날개로 나는 아기새
매일 서둘러 떨어지기도 하지만
엄마 새가 매일 짹짹 거리며
힘을 주어 다시 한 번
날아오르는 아기새
그 눈부신 빛을 보려고
날아오르는 아기새.
장려상 ( 유림초등 6학년1반 유은진 )
새
아무것도 모른 체 알에서 태어나
오직 먹을 것과 어미밖에
안 보이다가
자라고 자라
일평생 배우고 독립을 할 때쯤
일평생 보살펴 준 어미를 떠나고
자신의 자유를 찾아
하늘 높이 날아올라
또 다른 새와 살면서
행복을 찾아 가다가
다시 자신도 어미처럼
아이를 낳고
아이를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어미 같은 어미새.
장려상 ( 포항초등 4학년2반 황보호현 )
새
짹짹짹짹 하늘에서 소리가 들린다.
새들이 노래를 부르는 소리
역시 새들은 노래를 잘 부른다.
윙윙윙윙 하늘에서 소리가 들린다.
비행기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
나를 태워 준다는 소리 같다.
윙이이잉 하늘에서 소리가 들린다.
꿀벌이 노래를 부르는 소리
친구들을 부르는 소리 같다.
심심할땐 하늘을 보면 새들이 나를
위해 합창을 불러주는 것 같다.
장려상 (포항초등 4학년2반 김상은 )
새
우리집에는 시끄러운 새가 산다.
맨날 짹짹짹 짹짹짹
지저귀는 우리 엄마
밥 먹어라 짹짹
옷 입어라 짹짹
쉴새없이 재잘 거린다.
우리집 제일 아기 새
바로 우리 아빠
맨날 밥 달라 옷 달라
투정을 부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집 새소리는 계속된다.
짹짹짹 짹짹짹.
중등 운문부문
장원 ( 경주여중 2학년4반 이세은 )
축제
우두커니 서 있던
장롱 속 보물 상자에
다름 아닌 오래된 가방 하나 있다.
엄마 손 잡고
판매대 서서
바라봤던
초등학교 입학선물
어느새 몸은 훌쩍 커 버리고
마음도 자라났지만
꼬마의 기억만은
그곳에 멈춰있다.
비록 시간의 빗질 속
낡고 닳았지만
변치 않는 꼬마의
마음이 있다.
내가 바라보고
내가 바라봤던
가방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생애 처음 축제 였던
나의 초등학교 입학식날을
기억해 주고 있다.
우수상 ( 경산 삼성현중 1학년2반 김수지 )
축제
바삐 흘러가는 구름아래
아빠와 나
이렇게 단둘만 축제를
있을 때 하지 못한
추억 쌓기
행복 만들기
떠나고 나서야 알아챈
텅 빈 가슴
공허한 기억
지나가버린
외로운 시점을
되돌리기 위해
유난히 보고싶은 오늘
아빠와 나
이렇게 단둘만 축제를
따스한 햇살아래
아빠와 나
단둘만 주고 받는 미소를.
우수상 ( 문화중 2학년5반 김균환 )
축제
바람이 분다
상수리나무 쪽부터 숲길을 따라
물결 박수가 인다
축제가 시작된다.
지친 녹음이 한 차례 요란을 떨고
간 자리
기대에 부푼 계절이 찾아와
물을 들인다 옷을 입힌다.
시간이 지나 온 자리마다
상처는 낙옆으로 가려지고
숨은 꿈은 햇살 아래서
털옷 포근히 덮어 겨울눈으로
맺힌다.
모난 계곡을 따라
구름을 머금은
둥근 물길을 내고
바람에 휘청이는 고목에도
생명의 이끼가 내려앉는 시간
가지마다 바람이 인다
가을을 품은 바람이 인다
온 숲을 꿈꾸는 시간으로 잠궈두는
축제의 바람이 숲을 감싼다.
우수상 ( 경주중 2학년6반 최민우 )
축제
축제는 사람들이 있는곳
웃고 즐기고 맛보고 하는 장소
나는 이곳에 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곳
그곳은 많은 것을 한다.
사람들이 소통하고 말을 하는곳
또 우리 모두 협동하는 장소
시간은 갈수록
축제의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고
또한 용기 희망을 주는 곳
심장이 뛰고 함성을 지르는 곳을 축제라고 배운다
나는 축제를 함께하고 있다.
가작 ( 월성중 2학년5반 조성현 )
축제
아침에 눈 떠보니
어느새 봄이 왔구나
푸른 잔디 자란
오릉에도 왔구나
저 들판에 가보니
분홍빛 진달래꽃
천천히 만개하여
밤하늘 별 보듯
산들바람 수많은 꽃들
봄의 물결 만드네.
언덕 위 벚꽃나무
따스한 봄의 환상곡
꽃잎으로 멈춘다.
어느덧 주홍빛 낙엽
땅위 흙과 어울리니
들판에는 어느덧
코스모스 피었구나
갈대와 어우러져
선선한 가을 환상곡
신명하게 연주하니
삼천리 마을 널리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네.
가작 ( 경주중 3학년5반 임승민 )
축제
회색 구름아,
울음 그쳐라.
파아란 드넓은 창공아래
저 아이 마음 속,
하이얀 구름이 피길...
형형색색 가을나무와
한데 어울려 있는 법을,
높고 푸르른 저 창공을
볼 줄 아는 시야를
가을 축제의 노래로
들려주고파...
가작 ( 문화중 1학년3반 박세현 )
축제
고요한 신라 서라벌
사람들의 흥겨움에
요란한 꽹과리 소리도
크나큰 상고의 움직임도
모두 묻히고
우주의 밤을 밝히듯
내가 달빛과 함께 걷듯이
어깨춤을 추며 즐겁다.
그때
서라벌의 풍경이 생각나
얼굴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다.
저별 한 가운데
옛 서라벌의 별과
꼭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가작 ( 포항여중 1학년6반 김진주 )
축제
한줄기 빛도 여유도 없이
시험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헤치고 나오니
이제 깜깜함은 사라지고
여러 갈래 환한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폭죽이 터지고
불꽃놀이를 하듯
내 맘속 축제가 열렸다.
매일 매일 축제이면 좋겠지만
어둠이 없으면
화려한 불꽃도 빛을 발하지
못함을 알기에...
난 오늘도 어둠을 헤치고
빛을 발하는
나만의 축제를 만끽한다.
가작 ( 월성중 3학년4반 김지혁 )
축제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했다
우리는 힘을 다해
영차영차 줄다리기
폴짝폴짝 긴줄넘기
후다닥 후다닥 달리기
어이구 빠르다 피구
링 맞고 들어갈락말락 농구
아이구 멀리찬다 축구
비록 진것도 있었지만
친구가 있었기에 뿌듯했다.
장려상 ( 서라벌여중 2학년7반 오다건 )
축제
나는 왕 이었다
엄마와 손잡고 간
서라벌 옛 터
황성공원에 펼쳐진 이스탄풀 향연에서
난 서라벌의 여왕이 되었다.
“메르하바”
한마디 인사말에
함박웃음 날리는
오똑선 콧날의 터기 청년에게서
나는 형제의 나라
터키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
그는 친구였다.
아빠와 손잡고 간
백절의 여유와 낭만을 느끼게 한
세계문화엑스포 마당에서 만난
그는 터키의 술탄이었다.
“안녕하세요”
그가 건넨 서툰 인사에
나도 모르게 환하게 웃는다.
까만머리 쌍꺼풀 없는 나에게서
그도 한국의 정을 느낄까?
“사분”이 터키어로 비누라는데
할머니도 비누를 “사분”이라 불렀다.
‘비누“가 ”사분’이되고
“사분‘이 ”비누“가되는
축제의 장에서 느끼는 이 정겨움은
너와 나를 친구가 되게 하고
여왕이 되고, 술탄이 되게 한다.
장려상 ( 월성중 1학년3반 주수환 )
축제
축제를 준비한다.
두 땅이 서로 부딪쳐
식탁을 만들고
위에서 물을 받아
의자를 만든다.
축제를 준비한다.
구름이 몰려와
천장을 만들고
멀리서 바람이 와
공기를 식힌다.
호랑이가 운다
태양빛이 산산조각 나며
우리를 비추면
축제를 시작한다.
장려상 ( 선덕여중 1학년5반 김보현 )
축제
나와 같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 주는
축제
연인들에게는
더욱더 사랑이 커지는
축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추억을 되짚어 주는
축제
거리에는
모든 연인들이
축제로 인해
행복한 미소를 짓지요
모든 사람들이
축제동안
행복했던 마음처럼
다들 행복했으면...
고등 운문부문
장원 ( 문화고 2학년1반 이세홍 )
능
수많은 울음이 담긴
빗소리가
가슴을 적신다
어둠이 짙을수록
까맣게 변한 그림자
빗물에 씻겨 내려가고
내게는 눈물만 남는다
조그마한 흙무더기 앞
돌이 되어버린 머리는
고개조차 들 수 없다
긴 세월의 흐름 속
솟아 오른 푸른 소나무 사이
비석이 된 내가 서 있다
이름이 닮은 능(陵)이여
그대도 나와 같은 노래 불렀는가
이 땅의 백성으로
한 줌 흙을 지키고픈 노래를
문득 마주친 푸른잎 끝자락이
핏빛 단풍든 풀잎의 몸부림
이름 잃어도
신라인으로 든든한
우리의 눈빛이 스친다.
우수상 ( 경주여자정보고 2학년4반 장서영 )
능
깊은 세월 겹겹이 쌓인 기쁨의 능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슬픔의 능
달빛 언저리에 고운선 뻗으며
그리움을 노래한다
혹 이곳의 손길이 그립진 않은지
혹 이곳의 온기가 남아 있진 않은지
흙 한줌 그리움 한줌만이 보듬어줄뿐
곧게 뻗은 소나무만이 그 곁을 지켜줄뿐
일렁이는 바람만이 눈물을 닦아줄뿐
달빛만이 그곳을 비춰줄뿐
그 곁에 남은 것은 없었다.
우수상 ( 경주여자정보고 2학년2반 박세영 )
능
얼굴만 웅크려 내민 벚꽃나무가지 사이
나를 낳으시기전
어머니 배를 닮은 능하나 서있다.
신라천년을 이루어잡던
옛왕과 왕비의 영혼이 잠든 이곳
두 손으로 다 잡을 수 없는
그 웅장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아- 탄성을 내 뱉는다.
까치는 흥흥거리며 재롱을 피우고
날아가는 나비는 쉬어가려는지
능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내리쬐는 햇볕에 눈을 감고
능의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우수상 ( 선덕여고 2학년6반 강은영 )
능
나에게 능이란 낡은 손수건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분 좋은 할머니 냄새
옛 까실까실한 외할머니 손
마주잡고 걸어간
따스한 그 곳.
아무것도 모르는
재잘재잘 참새 같은 나는
그 커다랗디 커다란 언덕을
쫄랑쫄랑 뛰놀곤 했었지.
수많은 계절이 흘러간
지금은 그저 지나치기만 했지
할머니 냄새나는
이 낡은 손수건처럼
그렇게 타고 흘러가
은은하게 남아있겠지.
아아 옛 능이여-
가작 ( 선덕여고 1학년6반 하바름 )
능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당신은 혼자서 있습니다.
외롭지 않으신가요
천년세월을 정수리로 받으며
무엇을 바라보나요
그 옛날 그대의 호령에
바람도 움추렸나요
시간이 그대의 몸을
휘감고 돌아 밀어도
꿋꿋이 서 계시네요
무엇이 궁금하셨습니까
그토록 무엇을 이루고자 하셨나요
해가 뜨고 지고
꽃이 피고 지고
눈이 내리는 그날들을
당당한 자태로 위엄을 보이시네요
그대 이름은 몰라도
그대는 그대라서 그것으로 존재입니다
세월에 그 모습이 바래져도
기품이 묻어나는 풍채는
그대로 그대의 향기를 전해주십니다.
가작 ( 경주여자정보고 3학년7반 이현정 )
능
마른 오동나무 꽃들이 갈바람에 술렁이다
씨앗을 뿌리는 저물 무렵 마을을 지키던 교회당
교회당 위로 새때들이 내려온다.
나란히 줄지어 선 목책들이
시린 노래 한 소절 흩으며
오는 바람과 맞서 다가오는 노란 단풍잎 하나
바스락 바스락 휘바람 불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한다.
철없던 어린 시절, 동생과 두 손 맞잡고
릉 위로 올라가려 할 때 마다
저 편에서 메아리쳐 들려오던
음성 짙은 아버지의 목소리에
돌아나오다 노란 단풍잎 같은 엽서에
눈에 담아 놓은 풍경들의 모습을
릉 위로 올려다 보낸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뒤로 한 채
아이들의 엽서를 전해 받은
새때들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가작 ( 선덕여고 1학년6반 권선우 )
능
능이 하나의 능으로 솟기 위하여
그 왕릉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 하나 올리지 못한
수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했다
옛날 내 조상이 올린 흙은
오늘 나의 화두이고
지난 오십년 아버지가 올린 흙은
오늘 내 삶의 풍경이다
능이 하니의 능으로 있기 위하여
그 왕릉을 감싸고
지나온 세대를 잊지 않던
수많은 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오늘 내 뿌리를 돌아보는 것은
내일 내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함이고
내일 내 모습을 기억하는 것은
모레 내 동생의 풍경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내 어깨 위에 올려진 것은
내 아버지의 아버지와
또 내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흙지게
오늘 내 세대의 능이
다음 내 동생의 건강한
풍경이 되었으면 하기에
오늘 나도
힘을 내려한다.
가작 ( 경주여자정보고 2학년4반 김가희 )
능
달빛이 귀뚜라미를 깨워 우는날 밤
그대가 보낸 풀바람들이
나를 능 앞으로 데리고 간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겁니까
나에게 털어놓고 싶은 말이 있으신 겁니까
백성들의
먹지 못해 배고파하는 소리를 들어신 겁니까
물마시지 못해 침을 삼키는 소리를 들어신 겁니까
아님, 추위에 떨며 그대를 원망하는 소리를 들어신 겁니까
그대는 태양이 아니라 보름달이었습니다
스스로의 밝음에 취해
환한세상 밖에 보지 못했으니
어찌 백성들의 소리를 들어실수 있었겠습니까
힘없이 늘어뜨린 그대 어깨도
단풍잎처럼
추락해버린 그대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없기를
그대가 할수있는건
이것뿐
오늘도 여전히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고 한없이
울음의 하소연을 들려줍니다.
가작 ( 선덕여고 2학년6반 문수빈 )
능
우리들의 무관심에 있는 능
이젠 사랑으로 봐야할 능
항상 무심코 지나치지만
그 속엔 깊이가 있다
어렸을 땐 위에 올라갔지만
그 속엔 위대함이 있다
능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았지만
우리의 관심은 땅으로 꺼저있다
우리들의 무관심에 있는 능
이젠 사랑으로 봐야할 능.
장려상 ( 경주여고 1학년7반 김효미 )
능
그대를 향해 소리쳐도
돌아오는건 바람소리 뿐이네
그대가 보고 싶어도
파릇파릇한 풀 뿐이네
달려가 안기면
부드러운 내 옷에서
하나 둘 떨어지는 풀 뿐이네
새벽 꽃잎 이슬처럼
어디 가 버렸는지 사라지고
같은 땅에서도 두 마음은
떨어져 있지만
이제는
그저 기도 할 뿐이네
그 곳에서도
나를 기억해 주기를
오늘도
내일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사랑합니다
할아버지.
장려상 ( 경주여고 1학년4반 진영내 )
능
가을하늘 아래
누워있는 푸른 시간의 낙엽더미
주인이 있건 없건
그 곳에 잠든 영광 그대로가
아름다운거지
깊게 묻혀 꺼내지 못할 황금빛 기억
어디 있든 그 그늘 아래 있는 그대로가
소중한거지
그 시절의 꽃과 나무가 시들어
하늘의 죽음을 껴안은 그대로가
찬란한거지.
장려상 ( 경주여자정보고 1학년5반 황소현 )
능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서 내리는 투명 햇살이
흔적을 담고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그들의 잔등에 내린다
발길이 닿지 않은 길 위로는
물기 가득 머금은 풀들이 웃으며
옆으로, 옆으로 길을 내 주었다
그들이 내어준
길을 따라 걸어가면
그, 길의 끝에는 그녀가 서 있었다
촉촉한 잔디위에 홀로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반듯하고 정갈하여 아름다웠고
저도 모르게 떨리는 손으로 잡아보았다
잡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녀의 자리에는
바람만이 남아있었다.
장려상 ( 선덕여고 2학년6반 장정인 )
능
빛나는 역사속의 능이여
세월의 발자취 같구나
홀로 꿋꿋이 나라를 지키며
지조 있게 그 자리에서 그늘이
되어주고 있구나
인간의 수많은 자취에도
아픔을 참고 버텨주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다
아껴줄게 지켜줄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줄게
더 푸르게 우리와 함께 하자.
장려상 ( 근화여고 2학년7반 조민주 )
능
죽은 팔 나부끼며
지호하던 어린 추억이
내 옆자락에 스미고
보풀인 붉은 세월
감은 두 눈에 당신을
아득히 또 아득히
이 세상 풍파 어찌 헤아릴까
뒤돌아 턱턱 메여오는 숨을 감추고
내게 와 칭얼대던 그때가
아리다
하늘에 닿은 당신 곁에
뿌리깊이 머무른 기억
수백년 바람결따라 닮아
어느새 화려하게 수놓인 팔로
안녕을 그려본다 당신.
대학, 일반 운문부문
장원 ( 황성동 이종훈 )
문
문턱을 밟고 서서
언제나처럼 문 손잡이에서
손을 떼지 못한 채
뒤를 돌아보면
어지러이 나뒹구는
몇 움큼의 보석 같은 웃음과
미처 보석이 되지 못한
몇 아름의 눈물들
늘 문턱을 밟고만 있었는데
내 일기장에는
누군가를 향한
사랑과 증오의
사연들이 빼곡하다
문턱에서 추억들을 들추는 나를
여름은 등을 떠밀고
가을이 손을 내민다.
이제 그만 앞으로 나아가라고.
우수상 ( 경산시 백천동 정정미 )
문
등대
감나무밭 가는 길
붉은 홍시 익어가고
높은 산
푸른 하늘
따스한 가을의 햇살을
내 눈에 가득 담아
한적한 길가
코스모스에게 시선을
건네고
이 좋은 날
그대는
어느 세상
어느 먼곳에
몸을 뉘이는지
저 하늘
어디엔가
그 문을 열면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
우수상 ( 소금강로 이산옥 )
문
말못하고 철폐된 내 마음속 작은 옹달샘
이방저방 버선발로 쫒아 다니시는
어머니의 분주하신 삶이
잠시 문을 열어 봅니다.
일곱색깔 무지개빛 양념으로
맛깔스럽게 차린 진수성찬
사랑과 포용으로 용서를
한 접시 담아내고
대기표 끊어놓고 가다리시는
당신의 문턱
어머니의 마음 울리며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내 멍든 가슴 녹이고
무료입장 파저를 열어주는
당신의 커다란 문
이제는 당신의 문을 달아 드립니다.
우수상 ( 건천읍 이애자 )
문
언제부터였는지
잊은지 오래다
아이들 밥먹는 모습이
극락이던 시끌하던 밥상
신발의 문수 커질 때마다
덩달아 바쁘던 뒷바라지
힘든 줄 모르고 키우던
작은 새들 자라서
날개 달고 날아간 뒤
지난 시간들이
정지 화면처럼 멈춰버린
빈둥지
나의 문을 열려해도
찾지를 못해
세상 밖은 문 뒤에 있어
여기 저기 두들겨도
열리지 않던
녹슨 문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힘껏 밀었다
아무도 잠근적 없고
닫힌적 없엇던
단지 잊고 있어 찾을 수 없었던
나의 문을.
가작 ( 충효1길 정현단 )
문
이백팔십일 엄마 뱃속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엄마 만나는 날 기다리는 아기는
큰 울음으로 세상과 마주한다
부지불식간 열려지는 계절의 문
해를 거듭하니
울타리안에서 자란 아이는
청춘의 꽃 얼굴에 피웠다
어머니 문을 나와
내 밥그릇 주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매 순간 선택의 문앞에서 고민하여도
어느 순간 열리거늘
아직 열지 못한 문으로
이루어진 내 아이의 길
따스함이 번져지는 가을 들녘의 알곡처럼
잘 여물어가
열고 싶은 문도 하나씩 열려지리라.
가작 ( 황성로 서정민 )
문
텅 빈 공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순간
기둥이 세워지다
흔들림 없는 굳건한 원형
삶이 시작되는 설레는 환호
정열적인 사랑을 꿈꾸는 염원
놓친 것들에 대한 후회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언젠가 떠날 날에 대한 두려움
저마다의 바람이 녹아들어가
벽이 만들어지다
문이 만들어지다
들어서면
수백, 수천의 얇디얇은 선택의 순간들이
면면의 빛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손끝에서 떨어지는 삶의 방향이
빛을 잃고 멀어지는 순간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다.
가작 ( 현곡면 김태희 )
문
가을볕에 긴 작대기로
고추를 말린다
같은 고추밭에서 나왔지만
큰 것, 작은 것
새빨간 것 푸르둥둥한 것
모양, 빛깔은 다르지만
다 같은 고추라고 받아들이면서
다섯손가락 깨물면
다 아프다는 말은 믿지 않았다
엄지손가락처럼 든든한 첫째
약지처럼 건강을 챙기는 둘째.
작기만 한 나는 새끼손가락
죽을 고비를 넘겨
내 품에 안긴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옆에 계신 굵은 손마디를
만지는데
깜깜하고 어둡기만 했던
내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는구나.
가작 ( 용강동 김은미 )
문
“쾅” 하고 닫혀 버린 아들 방
문은 하나인데
여러 개의 자물쇠가 달려있다.
아무리 먼저 손을 내밀어
열려고 해도
문은 더 멀어지고
아들의 흔적은 자꾸만 희미해진다.
세월이 문을 녹인 걸까
아들이 문을 연 것일까
이제 아들의 미소가
내 맘을
내 몸을
두드리며 환하게 한다.
가작 ( 충효동 이정임 )
문
한가로운 주말
TV채널을 돌리다가 만난
중국 소수 민족 여인의 문
그들의 문은 작다
허리와 고개를 굽혀야만
들어갈 수 있는 어머니의 방문을
공경과 존경의 문이라 한다
가난하지만 부유한 생각의
삶이 부럽다
주기만 하는 삶 살아왔지만
어쩌다 가난만을 물려주고
눈물이 된 우리네 어머니들
작은 방문하나 갖지못한
삶을 무엇으로 채울까
이름 만으로도 기대게 되는
어머니 이기에
내 마음 속 닫히지 않는 작은문
열어드려야 겠다.
장려상 (포항시 대잠동 이창현 )
문
그대 왜 닫혀있나
어찌 빗장 닫혀있나
육십 세월 흘러 빗장
싹을때도 되었건만
위아래 구분 짓던 경계의 문
모든 이들 하나 되는 마음의 문
하루속히 열리는 그날을 염원하며...
장려상 ( 충효동 이은경 )
문
곡식 익는 소리에
참새때 무리 이루고
파도치는 숲의 다람쥐
내일 준비에 분주하다
시나브로 시간은
다음 계절의 문 앞에 서게한다
문 열고 나가야 하는데
파도 타며 밤새 놀던 기억
문고리 잡은 손 붙잡는다
지난 시간의 미련에 머뭇하기엔
짧은 계절인데...
뿌리 치고 문 열어 보니
소슬바람의 위로와
코스모스의 반김에
웃음난다
이 시간 지나면
다음 문에 서 있을 것이다
뒤따라가기 벅차지만
머뭇거리지 않는다면
시간과 나란히
동행하는 삶 되지 않을까
다음 문을 열 때는
미련 없이 웃으며 열길 희망한다.
장려상 ( 황성동 김시형 )
문
슬슬히 다가오는 불안과 초조가
끓는 가슴의 삶의 문간에
호롱불 밝힌 온돌방에
온기가 가득하구나
어디선가 불어오는 향취는
육신을 타고
정신에 흐른다
밥 한톨 없는 갓 쓴 선비는
책장을 넘나드는 시간의 촉박에서
사선에선 장병들의 짧은 총성에
가슴을 짓누르고 폭발한다.
가슴에 맞은 현대식 총알은
흥건히 피가 몸을 적신다.
인기가 사라지고 숨은 멈추어 있다
희미하게 타는
호롱불은 서서히
식어가는데
한기가 온돌을 데운다
검은 양복 저승사자는
은색 수갑을 쥐고 들어온다
소 끌려가듯 자취를 감추려는 순간
갑자기 문창호의 숨구멍에서
들려오는 빛과 생기의
안개바람에
검은 양복 저승사자는
死문에서 물러나고
흰 양복 신사가
生문을 연다
글 읽는 선비는
책장을 넘기고
긴 한숨을 쉰다.
장려상 ( 포항시 우현동 김신아 )
문
굳건히 빗장이 걸린
저 문 너머에
내 어릴적 기억이 잠들어 있다.
뿌우연 연기속을 헤매며
이 세상을 등지려할 때
아무도 노크하려 하지 않아
깨어나지 못한 채
꽉다문 입술처럼
녹슨 채 잠긴 그 문을
어디선가 가느다란
한줄기 빛과 함께
끼이익 소리 내며
힘겹게 생명의 문이 열렷다.
내 맘속 슬픔과 아픔도
끼이익 소리와 함께
스르르 사라진다.
장려상 ( 용강동 박선심 )
문
억새풀 사그락사그락
가을 문을 열고
내 마음의 우수에 젖어든다
이상과 꿈을 쫒던
십대의 문을 지나
고독과 현실의 괴리에
쓰디쓴 술잔에 이념을 따르고
세상을 노래하던
이십대의 문을 지나
무념의 울타리속
삼십대의 문을 지나
코스모스 하늘하늘
서정의 노래 부르며
자아의 문을 살포시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