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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소심한 강아지. 공격적인 강아지.
여러분의 반려견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까?
제 8살먹은 아줌마치와와 박카스는 남자사람을 싫어합니다. 움직임이 많은 친구강아지에겐 화를 냅니다.
10개월짜리 벨라는 모든 사람과 반려견친구들을 다 좋아하지만, 중형견 이상의 큰 친구들에게는 비명을 질러요.
한살을 넘긴 슈슈는 사람어린이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단두종 반려견친구들은 싫어합니다. 극과극이죠.
반려견들도 저마다의 기질도 다르고 생활환경도 다르기에, 각각의 성격도 모두 다를 것입니다.
어떡하면 다른 반려견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어떡하면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이지 않게 지낼 수 있을까.
극소심한 반려견,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반려견을 키우시는 회원님들은 이런 고민을 참 많이 할 것입니다.
"왜 성격이 저마다 다를까?라는 고민은 버립시다. 사람도 각각 다르니깐, 반려견들도 다 다르겠지요. 뭐."
견주의 생활방식이 반려견의 성향을 만들어갑니다.
-네 맞아요. 시끄러운 집은 시끄러운 강아지로 발전하겠죠.
어릴때부터 사회화 교육이 안되어서 공격적이에요.
-네 맞아요. 어릴때부터 카페에서 커왔던 슈슈는 확실히 사회성이 좋아서 착합니다.
다들 아시는 내용은 잠시 접어두고, 오늘 글을 쓰고자 하는 주제로 넘어갈게요.
여러 단체들의 견종표준에 따르면 각각의 견종에 따라서, 성격이나 기질. 움직임등이 일반화되어 기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반려견들의 각각의 성향, 매장을 운영하면서 눈으로 보는 반려견들의 성향은
책이나 단체가 알려주는 표준에 따른 성향과 거리가 있더군요. 예를들어 아메리칸 코카스패니얼을 찾아보면
수렵견으로 행동력이 강한 견종이라고 합니다. 작지만, 활동량이 많은 견종이라, 집에서 가둬놓고 키우면 스트레스로
사고도 많이치는 견종이라, 산책도 많이 해야하고,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해줘야한답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제가 아는 동생이 키우는 코카들은 원룸에서 삽니다. 한마리가 아닙니다. 세마리. 그리고 치와와도 말티도 있음.
우다다다 뛰어다니지도 않습니다. 우아하게 사뿐사뿐. 모두 풀코트로 털을 관리하고 있음에도, 그게 또 유지가 됩니다.
산책 일주일에 한 두번 나갑니다. 활동량이 많은데도 5마리의 아이들을 한번에 리드합니다. 사고 안 쳐요.
치와와를 품에안고 재우기도 하는 착한 아이들입니다. 제가 그동안 알고있던 상식과 책에서 보아온 내용들과 또 다르네요.
치와와의 견종표준을 보면, 산책이 별로 필요없는 게으른 강아지라고 합니다.
박카스는 진짜 그런 것 같습니다. 게을러요. 간식먹을때 빼고. 멍멍멍 카페 VIP손님인 '하루'는 산책을 무지 좋아합니다.
우다다다 뛰어다니고 아니 날라다니고, 자기 친구들 무리에 다른 강아지가 접근하는 것을 싫어해요. 자기 영역을 지키죠.
대형견이 펄쩍 펄쩍 뛰어도 겁도 없습니다. 네다리를 쭉 뻗고 당당하게 월월!! 합니다. 멋있죠. 표준이랑 또 다르네요.
도그쇼에 참가해서 상력을 내고 싶다면, 쇼독으로의 표준에 따른 기본적인 체형을 가져야 하고, 워킹등 훈련도 따르지만,
무엇보다 그 아이가 가진 기질(성격)도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당당해야하고, 스스로 뽐낼 줄 알아야하고..등등
이러한 성격을 만들기위해서 자질이 높은 아이로 판단이 되면, 젖먹이때부터 시끄러운 곳에서도 당당하게 걷기라든가
밥도 먼저준다거나 기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를 따로 합니다. (배변훈련이나 복종훈련은 포기 ㅜㅜ)
가정에서는 반대로, 다른 사람이 찾아올 때라든가 시끄럽게 짖지 않도록 기본 예절교육이라든가, 산책이나 애견카페등
다른 반려견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사회화 교육등이 필요하겠죠. 그런 교육이 잘 되어있는 강아지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내 아이에게 속상하기도 하고, 때문에 손님들도 오셔서 많이 질문하시는 부분이지만, 고치기는 힘들죠.
조언하는 반복훈련이나 교육방법도 어리다면 모를까 3살령이 지나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러분 잘 못이 아닙니다!!
태어나서 엄마강아지의 젖을 먹을 때 부터 다른 형제들과 젖의 쟁탈. 같이 낑겨서 잠을 자면서 갖는 유대감.
엄마가 다른 동물로 부터 아가몽들의 냄새를 지우기위해 배변흔적을 먹어치우거나 청결을 위해 입으로 하는 글루밍.
이런 모든 것이 사회화교육이며 태어난 아이들이 훈련이 아닌 스스로 배워나가는 교육입니다.
젖을 뗄 무렵 엄마가 아프다고 사료먹으라고 으르렁하면서 혼내는 것도 식사교육이고 응가를 더이상 해결해주지
않는 것도 배변교육일 것이고, 아이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엄마가 하는 글루밍이 부족해서 브리더(견주)가 해주는
글루밍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그때부터는 브리더의 책임이 되는 거죠. 그 브리더의 잘 못입니다.
강제로 젖을 떼고 엄마가 먹는 사료를 건드릴 시기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이유식을 주면서 서서히 적응을
시켜야하는 시기에 팔아버리거든요. 엄마강아지와 형제강아지들의 유대감이 사회화교육으로 이어지고, 엄마의
교육을 몸으로 느껴서 따라하는게 예절교육의 첫발자국이 되는 시기인데 엄마랑 떨어집니다. 팔아버리거든요.
무섭습니다. 어린아이가 하루아침에 다른사람 손에 팔려나가서 매장의 쇼케이스에 들어갑니다. 얼마나 무서울까요.
사람이라면 엉엉 울겠죠. 네 울어요. 강아지들도 밤새 낑낑거리고 웁니다. 사료만 주려고 문을 열어도 꼬리흔들면서
달려옵니다. 그립거든요. 엄마가. 형제들이..그러니깐 사람손을 핥고 물고 그러면서도 낑낑 낑낑....
사람이 시끄럽다고 고함이라도 한 번 치게되면, 위축됩니다. 저기 구석에 들어가서 또아리를 틀고 덜덜 떨면서
잠이듭니다. 또 불이꺼지면 사방에 아무도 없어요. 겁이납니다. 소심해집니다. 낑낑 낑낑이 자라면서 왈왈 월월로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배운 헛짖음은 고쳐지질 않게됩니다. 이걸 극복할 수 있는 시기가 생후 60일이 지나는 겁니다.
형제들과 치고박고 물고뜯고 싸우고 덤비고 하는 시기가 45일령 정도거든요. 이때 주사도 한 대 맞게되는 것이고
면역체계가 잡히면서 산실이나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마음껏 달려도 보고, 굴러도 보고 이러면서 움직임의 한계나
제약을 느껴보기도 하고, 이때부터 사람 손을 타고 사람과 더불어사는 방법을 이해하고 느끼고 말이죠.
이게 사회화의 시작입니다. 생후 60일이후 2차접종이 끝난 아이들. 이제 우다다다 달릴 수가 있게되는 시기.
생후 60일령이 되며 이따만해집니다. 1kg은 거뜬히 넘어갑니다.
제일 작은 견종이라는 치와와도 말입니다. 유치도 전부 다 나옵니다.
업자들이 생후 3~40일짜리 어린강아지를 60일이 넘었다고 속이면서 파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상품성의 문제죠.
작고 깜찍해야 분양이 됩니다. 60일이 지나 제대로 관리해서 튼튼하게 분양하려고 하면, 덩치가 크다. 못생겼다고 합니다.
애기털은 짧아서 바짝 눕거든요. 60일정도 되면 털이자라나는 시기라 배넷털은 푸석거리고 새털은 굵어지므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꼬질해지고 부~해보입니다. 그러니깐 3~40일령을 파는거에요. 작다고 이쁘다고...엄마랑 떨어진지 며칠이라
낑낑...덜덜덜 떨면서 잠을자는 불쌍한 아이들... 이제 갓 걸음마를 배워서 우다다다 뛰지도 못하는 아이들입니다.
그런 밤새 울던 겁먹은 어린아이들을 데려와서 배변을 못가린다고 하시는 겁니다. 아 이꼬맹이들 참 불쌍합니다.
새로운 엄마 아빠가 된 견주는 무슨 죕니까? 그저 불안해서 무서워서 사람 손만 보면 달려들고 낑낑거리면서
품에 안겨서 잠을 자려고 하는 어린강아지들을 보살펴야 하거든요. 엄마강아지가 해줘야 하는 배변처리부터 시작해서
엄마강아지가 해줘야 하는 글루밍등. 아기강아지들이 바라는 거에요. 만져주세요. 안아주세요. 하고...
근데 출근해야합니다. 학교가야합니다. 또 하루종일 강아지들은 웅크린채로 낑낑거리면서 울다가 잠이 듭니다.
문소리만 나도 경직되고 겁이납니다. 낑낑...왈왈이 되고. 월월월 짖게 됩니다. 소심해집니다. 다른 사람을 보면 겁부터 나요.
물게됩니다. 배변훈련이 안되어있다고 주인이 돌아오면 혼이납니다. 먹어버립니다. 물고 다른데 숨겨놓습니다.
'어머 우리강아지 똥먹어.. 안돼 맴매!!' 큰일입니다. 배변때문에 엄마한테 혼납니다. 무서워요. 또 숨겨놓습니다. 먹어버려요.
안고쳐져요...점점 소심해집니다. 이게 누구 잘 못이에요? 강아지들 잘 못 일까요? 견주 잘 못입니까?
최소 60일이 지나면 엄마도 물고 형제도 물고 사고치기 시작하는 시기가 됩니다. 하룻강아지라고 하죠? 겁이 없어요.
겁이 없는 시기가 되어야 그나마 혼자있어도 장난감이라도 물고뜯으면서 놀겠죠. 사료라도 우적우적 씹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아기라서 사람손을 탑니다. 그래도 겁이없는 시기라서 사람 손가락을 물고 뜯으면서 안돼 기다려를 배울 수 있죠.
이정도 시기가 되어야 엄마에게서 떨어뜨려놔도 다른 호기심으로 견딜 수 있게됩니다. 매장에서 분양을 하게되어도
이시기에 형제들과 같이 운동장에 넣어두면 쉴새없이 물고뜯고 낑깽쿵쾅 북적북적입니다. 시끄럽지만 울지는 않습니다.
형제들과 같이 지내던 아이들은 사회성교육을 배워나옵니다. 멍멍멍에서 어릴때부터 자라오던 슈슈나 벨라는 달라요.
자기 또래들과 참 잘 지냅니다. 헛짖음을 짖지도 않습니다. 공격적이지도 않습니다. 소심해져서 사료를 먹지않거나,
웅크리고 숨지도 않습니다. 배변도 잘 가리는 편이에요. 숨기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사고를 쳐도 당당한게 문제지만..ㅎ)
엄마를 떨어지는 시기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혼자가 되는 시기는 성격이 만들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견종이 다름에도 독립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아이들은 밝은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아무리 성격좋은 비숑프리제도
어릴때 위와같은 이유로 엄마와 떨어져 지냈던 시기가 이른 아이들은 많이 짖습니다. 어린아이와 유대감이 좋지않아요.
고집스러워지고 소심해집니다. 견종표준이 문제가 아닙니다. 인격형성에 도움이 되는 유년시절(또는 학창시절)이라는
것처럼. 반려견들의 견격이 형성되는 시기도 생후 60일령까지의 엄마와 형제들과의 유대감이 필수요소입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죠. 브리더도 모릅니다. 팔아먹을 줄만 알지. 어떻게 커가는 지는 자신들도 몰라요. 체형의 발달을
이해하는 것이지. 성격의 형성이나 사회화는 모릅니다. 그것까지 케어하는 사람들은 진짜 몇 명 안됩니다.
개체수가 많거든요. 하나하나 정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강아지들이 자기들끼리 치고박고 살다가 어떤 녀석은
성격이 괄괄해지고, 어떤 녀석은 소심해지고 그렇게 자연의 순리대로 지금껏 유지 발전해서 오게 된 거에요.
농장이 문제다. 공장이 문제다가 아니라, 엄마강아지와의 형제강아지와의 유대감 그리고 그런 사회화교육의 시기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분양받는 시기는 최소 60일은 지나서 100일정도까지가 가장 좋은 시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 잘 못이기도 합니다.
작다고 예쁘다고 덜컥 데려와서 왜 소심하냐고 반려견한테 짜증내지 마세요. 위와같은 트라우마가 생긴 아이들을
이해하고 어루만지고 사랑으로 달래기보다 "왜 똥먹어!" "짖지마!!" "아퍼! 물지마!!" 하면서 혼내는데 급급했잖아요.
네이버 검색만 하면서 복종훈련 매너훈련 사회성훈련. 내아이가 태어나서 어떤과정을 거쳐서 내 품에 들어왔는지.
연령별 사회화 교육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을 다그치기만 한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풍선불다가 터져서 죽을 뻔 한 경험이 있는 저는 아직도 풍선이 무섭습니다. 어릴때 트라우마는 평생을 가게되요.
여러분의 반려견들도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극 소심한 강아지. 공격적인 강아지.
사실은 굉장히 불쌍한 아이들이 아닐까요? 어릴 때 무서웠던 기억이 남아있는 아이들.
사랑으로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교육이 어디까지나 교육일 뿐. 고쳐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아이입니다.
어릴때 이렇게 고생했구나. 무서웠구나. 알아주세요. 이해해주세요. 사람과 교감이 생기면, 더이상 무서울 것이
없어진다면, 아이들은 소심함을 극복할 것이고, 공격적인 성향도 줄어들 것입니다. 교감은 바로 여러분들이
만들어내야만 하는 문제로 다른사람이 대신할 수 없습니다. 훈련사의 훈련이요? 교정이요? 훗 웃어줍니다.
내아이와의 교감은 나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나를 대신해서 내아이를 변신시킬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사랑만이 교감을 만들어내고, 그 교감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안아주세요. 아주 어릴때 상품화되어서 팔려나왔기에 지금 여러분의 반려견들이 소심한 겁니다.
아무도 없는 무서운 공간에서 혼자 벌벌떨면서 울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면 겁이나서 물게된 것입니다.
엄마의 글루밍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응가를 밟고 다녀도 무덤덤한 것입니다. 불쌍한 아이들입니다.
많이 안아주세요. 좀 시끄러우면 어때요. 응가 좀 밟으면 어때요. 하루종일 빈 집에서 벌벌벌 떨면서 처음 팔려나올 때
그 무서웠던 기억이 매일 엄마아빠 출근하고 학교갈때마다 되살아나서 울고불고 시끄러운 건데요. 뭐.
안되면. 안되는 대로 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