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밟았는데 잘도 자라났네” 아직 푸른 빚이 감돌지만 누릇누릇 잘 익어 넘실대는 밀밭
을 5개월만에 다시 찾은 이들이 잘 자라라고 지난 겨울 밟아 줬던 기억이 되살아나는지 밀밭
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지난 토요일 자연환경을 잘 간직한 곳으로 유명한 현산면 덕흥리서 해남밀축제가 열렸다. 소
비자단체인 해남생협(대표 김미옥)과 생산자단체인 해남흙살림(대표 김성래)이 공동으로 주
최했으며 목포 생협회원 등 150여명이 밀밭에 모였다.
지난 겨울 밀밭밟기에 이어 열린 밀수확 축제는 밀 생산과정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면
서 서로간의 신뢰를 돈독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에서 몇 안 되는 밀 주산지 중 하나가 해남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한국생
협연합회가 전국 9곳에 밀밭을 조성해 전량 수매하고 있는데 해남은 흙살림 주관으로 읍 월
교리에서 3년째 수매를 하고 있다.
수입밀에 밀려 우리밀이 자취를 감추고 난 후 80년 후반부터 우리밀 살리기 움직임이 있었지
만 값싼 수입밀에 당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커지
고 생협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우리밀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밀밭 주인 박산수씨는 “우리밀은 금방 좀이 슬지만 수입밀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며 농약과
방부제로 떡칠을 한 수입밀로 만든 빵과 라면 햄버거 등이 우리 식탁을 차지하고 있어 문
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밀 구이, 호떡, 부침개를 준비한 해남생협은 밀이 우리의 식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한 만
큼 우리 땅에서 생산한 고소하고 맛있는 밀 생산이 더 요구되고 있다며 우리밀의 중요성을 알
리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덕흥리 하천에서 하루종일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밀을 모가지 채 뽑아 불에 구워 손
으로 비벼 후 훅 불어서 쫀득쫀득한 밀알을 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고, 밀호떡과 밀부침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주린 배를 채워줬던 추억 속의 밀은 이제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쌀 소비가 줄고 라면과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의 소비량이 늘면서 밀소비가 크
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우리밀은 수입밀과 가격 차이 때문에 여전히 뒷전에 밀려있다.
행사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밀 소비가 늘었지만 수입밀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먹으면서도 불안해 국민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밀을 살려야 하는 이
유라고 설명했다.
순천시는 우리밀을 살리기 위해 밀축제와 학교급식 지원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생협연대와 순천시가 공동으로 주관해 2회째를 맞고 있는 밀축제는 전국에서 1000여명이 참
여하는 행사로 도농교류의 모범이 되고 있다. 조직화된 생협 소비자들을 우리밀을 매개로 순
천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순천시는 또한 학교급식에 안전한 우리밀을 사용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학교 아이들
식탁에서 수입밀을 밀어내고 우리밀로 원재료를 사용토록 하며 이에 대한 가격 차이는 순천
시가 보전하기로 해 우리밀 살리기에 나서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밀을 살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보리수매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보리는
자녀들의 등록금이나, 농사준비자금으로 유용하게 사용됐지만 이제는 수매감축으로 농가살
림살이의 한 축이 없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김성래씨는 “밀축제를 통한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는 안전한 우리밀 소비를 촉진케 되고 생
산자가 밀 생산을 늘려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농교류 활동을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
해남흙살림과 생협은 오는 20일 현산면 고현리에서 광주와 목포 해남 생협 등 전국 회원들을
초청해 오리넣기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 해남신문]
첫댓글 애쑥하고 같이 오~래 오~래 씹다보면 껌이 되어 주전부리 감 없던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줬었는데...그 시절로 돌아가고파~
보리가 벌써 익엇겟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