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이면서 동시에 학습장애 (Gifted Learning Disability)
A는 현재 고2인 남학생이다. A는 중 2가 끝나가는 무렵에, 주의가 산만하다는 이유로 부모와 함께 본원을 처음 방문하였다.
당시 부모에 의하면, A는 어려서부터 산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왔으며, 평소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면이 많다고 하였다. 또한, 특이한 호기심 역시 많아서 세계 나라의 수도 외우기, 공룡의 종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구분하기에 몰두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였다. 어려서부터 부모가 A에 대하여 크게 걱정을 하는 것은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등 사회성이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의사소통에서도 대화 도중에 상대방으로부터 cues를 이용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이면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에서 공책이나 책에 필기 (note-taking)를 거의 하지 못하고, 수행평가 점수가 매우 낮다고 하였다. 그러나, 필기 고사는 매우 우수하여 전교 몇 등 안에 든다고 하였다.
한편, A는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중 1, 2년 때 약 1년 반 가량 미국에서 지냈다. 미국에 있는 동안 학교에서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아스퍼거 증후군의 가능성에 대하여 얘기를 들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A가 처음 본원에 방문을 했을 때, 심리검사 (지능검사 포함)와 ADHD를 판별하기 위한 주의집중력 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결과, 전체평균지능 132, 언어성 지능 137, 동작성 지능 118 이었다. 또한, 주의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소견을 보였다.
진료 및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신박이 부모에게 진단에 대하여, A는 비언어성 학습장애를 보이면서, 과잉행동이 없는 ADHD가 동반한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여 본인은 친구 사귀기를 원하나 결과적으로 외톨이가 되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종종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A의 전체평균 IQ가 130이 넘으면서 언어성 지능이 동작성 지능에 대하여 15이상 높은 점을 들어, 비언어성 학습장애로서 Gifted LD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다. 즉, 전체 평균지능이나 학습능력만 놓고 보면 영재에 해당하지만, 동시에 동작성 지능에 해당하는 시지각 발달이 떨어져서 학습 이외의 과제나 업무 수행능력,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여 문제해결하는 능력, 사회적 관계형성능력, 다양한 정보를 중요도에 따라 유목화하여 정리하고 계획하는 능력 등이 떨어지는 비언어성 학습장애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면, A가 미국에서 얘기들은 아스퍼거 증후군과는 어떻게 다를까?
알려진 바와 같이,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나로 비언어성 학습장애에 비하여 자폐성향들이 더욱 두드러지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특정 주제에 과도한 관심을 갖는다는 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은 비현실적으로 특이한 주제 (열차시간표 등)에 심한 집착을 지속적으로 보여, 아스퍼거 아동의 일상적인 생활의 리듬을 깨뜨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A의 경우는 특이한 주제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과외나 학원에 간다든지, 학습 스케줄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은 손이나 손가락을 퍼덕거리거나 비꼬기와 복잡한 전신 움직임과 같은 상동증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A는 운동성 매너리즘이나 상동증이 없었다.
진료실에서 신박이 A와 초기 상담을 할 때, 또래의 정상군에 비하여 눈맞춤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상담시간 동안 어느 정도 정서적인 교류가 이루어 진다고 판단하였다.
초기에 A의 치료를 위하여 부모에게 두 가지를 우선적으로 권고하였다. 진료상담과 심리검사 결과, 학교나 사회적 상황에서 쉽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낮은 자존심(low self-esteem)을 보이면서 종종 감정조절이 안되는 양상을 보여 이를 위한 주 1회 심리치료를 권하였다. 심리치료를 통하여 정서적인 안정이 되면, 유사한 문제를 보이는 또래들과 그룹으로 하는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하였고, ADHD 치료를 위하여 Concerta를 처방하였다.
그러나, A는 약물은 복용하기로 하였으나, 심리치료를 하는 것은 거부하였다. 엄마에 의하면, A가 자신의 내면상의 문제를 드러내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비언어성 학습장애를 보이는 청소년이 이전의 치료 경험이 없이 처음으로 치료에 참여하는 경우, A와 같이 치료의 틀로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 이후, A는 Concerta의 용량을 조절하고, 오히려 성적이 올라가는 면을 보였다.
1개월에 1회씩 진료를 하면서, 엄마는 A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에, 강남 소재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여러 번 하고, 성적이 조금 떨어져도 전교 3등 정도라고 하였다. 그러나, A의 엄마는 시지각 발달과 관련하여 자기 관리를 하는 능력, 소위 ‘organizational skills’가 부족하다고 한탄을 하면서, 여전히 사회성 부족에 대하여 걱정을 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성적이 매우 우수하다보니, A를 인정하여 주위에 약간의 친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추가적으로, 비언어성 학습장애 환자들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권하는 3 가지 노력, 젓가락으로 콩 옮기기, 공기놀이, 도시를 건설하는 ‘심시티’라는 computer simulation game을 추천하면서 집에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A가 꾸준하게 하도록 권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