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관련 법안 둘러싼 논쟁의 내용은?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간통죄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재판관 7명이 위헌을, 2명이 합헌을 주장하면서 62년 만에 간통죄가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이에 앞서 2007년 10월 한 여성 연예인이 간통죄로 고소당하자 위헌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8년에는 합헌 판정이 내려졌다.
2015년 4월 9일에는 성매매특별법 위헌 여부를 둘러싸고 헌법재판소 첫 공개 변론이 진행됐다. 2012년 7월 성매매로 적발된 여성이 성매매 여성까지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사를 제청했다. 서울북부지법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는지에 대해 논의할 것을 의뢰했다.
2015년 3월 말에 미국에서는 때 아닌 동성애 차별에 관한 논쟁이 불붙었다. 미국의 인디애나 주와 아칸소 주가 종교자유보호법을 수정하면서 동성애를 차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애플, 월마트, 제너럴일렉트릭, 갭 등 대기업들이 크게 반발했고, 진보를 대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또 다른 주지사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인디애나 주지사는 5일 만에 법안을 다시 논의하겠다고 물러섰다. 1년 뒤에 벌어지는 대통령 선거 전에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간통죄가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은 성적 행위가 비도덕적일지라도 개인 사생활에 속하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그다지 크기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7년 전 합헌 판정을 내릴 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자유주의 가치가 세월과 함께 많이 흘러 들어온 것이다. 예전 미아리 성매매 업소를 강제 철거하며 성매매를 강하게 단속하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이 지금은 정반 입장에서 성매매특별법에 반대하고 있다.
교육계는 성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중심이다. 교육부에서 나온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보면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은 ‘절제’가 아니라 ‘금욕’에 바탕을 둔다고 했다. 성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만 책임도 강조한다. 특히 남자 중·고등학생이나 어른들에게도 익숙한 ‘야동’ 이라는 단어는 음란물을 미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동성애에 관한 교육은 허용하지 않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교육도 신중히 할 것을 요구한다. 성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논쟁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동성애 논쟁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성 관련 법안 둘러싼 쟁점
성의 자기 결정권 보호해야! vs 성 상품화는 비판 받아야!
자기 결정권 보호 01 미국 인디애나 주의 종교자유보호법과 한국 교육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동성애를 차별하는 법이다. 개인의 자유로운 성적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용하는 정신을 위협한다. 성은 감각적 욕구를 충족하는 쾌락적 기능이 있다. 식당에 가서 비빔밥을 먹을지 된장찌개를 먹을지 고를 자유가 있듯이, 성을 둘러싼 가치를 추구하는 데도 개인에 따른 성적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
성 상품화 비판 01 성은 생식적 가치를 중심으로 부부간의 신뢰와 사랑을 전제로 할 때만 도덕적이다. 가족을 비롯한 전통적 가치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동성애에 대한 지나친 관용은 성적으로 방종한 사회를 조장할 수 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진보주의자도 세 명 중 두 명은 동성애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본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막아야겠지만, 그들의 성적 가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공개적인 축제 행사 등을 허용하는 것은 전통적인 종교적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자기 결정권 보호 02 성폭력은 허용해서는 안 되지만, 성매매는 상황에 따라 인정해야 한다.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성추행이나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계속 따라다니며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주는 스토킹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범죄행위다. 성매매는 자신의 성을 상품으로 팔아 인격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생존의 차원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은 사회에서 장려하지 않더라도 보호하는 측면에서 과중한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
성 상품화 비판 02 성매매는 범죄이자 인권유린이다. 성매매는 인신매매 조직이나 폭력과 관련된 범죄 조직에 의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성 자체를 상품처럼 사고파는 것은 자기 몸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칸트에 따르면 목적으로 대우받아야 할 인격이 훼손되는 것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적 자기 결정권과 표현의 자유는 잘못 이끌면 인간의 성을 기계 부품으로 취급하는 꼴을 면할 수 없다.
자기 결정권 보호 03 최근 성교육을 진보적으로 바꾸는 선진국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도 좀더 자유주의 입장에서 성교육을 펼쳐야 한다.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은 예전에는 피임을 어떻게 할지 교육했지만, 지금은 안전하게 임신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경제 위기로 출산율이 낮아지다 보니 지속적 성장을 위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성을 지나치게 금욕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생각이다.
성 상품화 비판 03 청소년기에는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은 어른에 비해 지나치게 감각적이고 육체적으로 성에 접근하려고 한다. 성적 활동은 근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쾌락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권태와 고통을 얻는다는 쾌락의 역설 논리를 인지해야 한다. 절제와 책임의 덕목을 토대로 성과 사랑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면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할 것이다.
교과서와 연계해 생각해볼까?
<기본편> 교과서 여기!
성 소수자 인권, 어떻게 봐야 할까
+중학교 <사회> 교과서 : ‘인권 보장의 역사와 헌법’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