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무량수전]
귀의불 양족존... 부처님을 가리켜 '양족존'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의 존호(尊號) 중 하나로써 양족이란 '복덕'과 '지혜'를 구족하신 분이란 의미입니다.
여기에서도 볼 수 있듯 부처님은 지혜와 복덕을 고루 갖추신 인천(人天)의 양족존이십니다. 우린 흔히 '불교' 하면 깨달음을 추구하는 '지혜'의 종교로만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지혜와 함께 복덕은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이 깨달음에 있어 언제나 함께 구족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수행자들에게 있어 지혜와 함께 복덕은 너무나도 소중한 수행입니다.
수행을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좀처럼 수행을 하기 힘든 경우를 많이 봅니다. 깨달음의 지혜를 추구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그 수행심을 뒷받침 해 줄 '복덕'이 구족하지 않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복이 없으면 수행도 어렵다고 합니다. 수행하는데 장애가 많아진다고 합니다. 마음 공부를 하려고 해도 주위에서 도와 주지를 않고 자꾸 힘겹게 방해하는 경계만 생기게 되는 이가 있습니다.
아무리 공부하려 해도 자꾸 방해하는 것들이 많다보니 이런 사람은 금새 퇴굴심이 일기 쉽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마음만 내고는 금방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이는 마음 공부하는 데 있어 법계에서 공부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는 이도 있습니다. '공부 복 타고 났다'는 말을 이따금 듣습니다. 즉 복덕이 구족한 이는 마음 공부 할 수 있도록 법계에서 도움을 줍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주위 도반이나 스승을 만나는 인연도 그렇고 그렇게 무언가 잘 되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복이 있고 없고는 수행심으로 바꾸어 갈 수 있습니다. 수행심으로 그 어떤 경계도 이겨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네 중생들이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경계란 참으로 힘겹고 수행심을 억누르는 경우가 많기에 좀처럼 이겨내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번 1차 선재결사의 수행문은 '구나' '겠지' '감사' 수행이었습니다. 즉 생활 속에서 언제나 마음을 관하고 깨어있고자 하는 '지혜'를 증장시키는 수행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2차 선재결사의 수행문은 '복덕'을 증장시켜 마음공부 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아가는 수행이라 하겠습니다. 복을 짓는 수행입니다. 복이 없으면 수행도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바로 '보시바라밀'을 실천하는 수행입니다. 베푸는 수행입니다.
이 보시바라밀의 수행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수행인 '육바라밀' 가운데 가장 첫 번째 수행이기도 합니다.
수행심을 일구어가는 이가 해야할 가장 첫 번째이며, 가장 기본적인 수행이면서 동시에 가장 궁극적인 수행이기도 합니다. 특히 생활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수행자라면 가장 먼저 실천해야할 수행의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보시 속엔 모든 것이 다 있습니다. 모든 수행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저 다른 사람을 위해 베풀어 준다는 간단한 의미가 결코 아닌 것입니다.
그 속에 무아의 실천이 있고 '내 것이다'는 소유욕의 아상을 타파하는 궁극의 수행이 있으며 연기법, 중도, 공, 무분별, 무소유... 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과 실천이 참으로 고스란히 곧게 녹아 있습니다.
상에 머물지 않는 무주상보시의 공덕은 이 우주를 온통 뒤덮고도 남을 만치 거대합니다. 무주상보시의 과보는 무량대복입니다. 무량대복이란 언제고 마음 내어 이 우주 법계의 모든 것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복입니다. 이 복에는 한량이 없고 한계가 없습니다. 그저 텅 빈 마음에서 일으킨 그 한마음에 우주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복을 짓는 수행입니다. 보시를 한다는 것은 소비가 아닌 엄청난 창조적 저축생활이란 말을 언급했습니다. 이 우주 법계에 저축을 하는 것이며 그 저축의 이자는 무량하게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보를 바란다면 이미 '상'에 얽매인 보시가 되어 버립니다. '내 것' '네 것'이 없기에 그저 주어도 준다는 상이 남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무주상보시'이며 보시가 수행으로 승화된 '보시바라밀'이 될 수 있습니다.
상을 가지고 그저 남에게 주는 것은 보시바라밀이 아닌 단순한 '보시'의 행위입니다. 그러나 상을 낸 '보시'에는 괴로움이 따릅니다.
'내가 주었다' '무엇을 얼마만큼 주었다' '누구에게 주었다'는 상이 있기에 '내가 받아야 한다' '무언가를 얼마만큼을 받아야 한다' '누구에게 받아야 한다'는 상도 따라 오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거래이며 장사이지 진정한 보시바라밀은 될 수 없습니다. 밑지는 장사는 절대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한 보시는 철두철미하게 계산이 깔려 있기에 내가 준 것 보다 적게 받게 되면 그 득실의 차 만큼 '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빌려 주었더라도 그저 준다는 마음으로 빌려 줄 일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분별심이 안 생깁니다. 다시 받게 되면 뜻밖의 행운이 들어 온 것처럼 기쁠 것이고 못 받게 되면 그저 당연한 일이라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마음 속에 '보시'를 연습하는 복 짓는 일입니다. 언제나 복 짓는 마음을 연습할 일입니다.
그럼 앞에 칼럼의 제호에서 여러번 보시바라밀 수행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기에 자세한 설명보다는 어떻게 실천할지에 대하여 언급토록 하겠습니다.
다음의 3.7일 2차 선재결사 기도는 6월 19일부터 7월 9일까지입니다. 6월 19일은 지장재일이며 7월 9일은 약사재일입니다. 날짜도 참 좋습니다. 당연히 7월 9일은 회향법회와 '밝은모임'이 있게 됩니다. (차후 다시 공지 하겠습니다.)
3.7일 동안 먼저 번 수행인 '구나..겠지..감사..' 수행은 이어집니다. 그리고 '보시바라밀' 수행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복과 지혜를 함께 닦아 가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매일 새벽이나 밤에 108배를 하시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 몸뚱이가 자꾸 시원한 곳, 편안한 곳을 찾게 될 때 이 몸뚱이 착을 닦아 갈 수 있는 108배 수행은 몸뚱이가 힘들고 짜증나고 불편한 만큼 더욱 수행심을 증장시켜 줄 것입니다.
처음이신 분은 3.7일 기간 중 어느 때라도 좋으니 3일 혹은 7일을 정하셔서 108배를 하셔도 좋습니다. 처음부터 3.7일동안 하려고 하면 올라오는 싫다는 업장 때문에 더욱 어려질지 모를 일입니다.
108배가 어려우신 법우님들은 그저 하루 3배만 하셔도 좋고... 반야심경을 한 편 독경하셔도 좋으며... 관세음보살 염불을 108번 하셔도 좋고... 금강경을 한 편 독송하셔도 좋고... 그저 경전의 한 구절만 읽으셔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꼭 자신의 근기 따라 정해 둔 자신의 수행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될 수 있다면 하루 중 시간을 정해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하루 일과에서 10분도 좋고 30분도 좋고 자신의 '일과기도' 시간을 먼저 정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쉽게 시작하여 3.7일 기도가 2차, 3차... 계속되면서 조금씩 기도의 힘이 붙게 되고 그러면서 조금씩 절도 늘려 나가고 그렇게 하시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는 하루 한 가지씩 마음을 내어 보시를 실천해 보는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이에게만 보시할 것이 아니라 평소 싫어하던 사람, 내게 그다지 의미있지 않던 스치는 인연에게 보시하는 일도 참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회사에서 청소하시는 청소부 아주머님께 책을 한 권 사드린다던가 아님 커피를 한 잔 뽑아드린다던가 아니면 그저 따뜻한 마음으로 '참 고생이 많으세요' 하고 활짝 웃어보임도 참 좋은 보시바라밀일 것입니다.
돈이 드는 물질적 보시는 보시도 물론 해야겠지만(財施)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고 밝게 해 주는 마음의 보시(無畏施)도 참으로 밝은 보시가 될 수 있습니다. 얼굴 표정을 항상 밝게 하고 있는 것, 따뜻한 말 한마디, 칭찬 한 마디 그 하나 하나가 참으로 소중한 보시바라밀입니다.
우린 모두 수행자이기에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법시(法施)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다른 이에게 전해줌으로써 보다 많은 이들이 미혹으로부터 벗어나 부처님의 밝은 가르침을 배우게 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보시하다보면 절로 절로 저절로 보시 습관이 몸에 베일 것입니다. 그렇게 복 짓는 연습을 많이 하면 자연히 마음은 부유해 집니다. 마음이 부유하면 모두가 따라 부유해 집니다. 그렇게 우린 마음의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진정 주었을 때 부자가 됨을...
집에 보시함을 하나 만드시는 것은 보시바라밀 수행에 참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돼지 저금통이라도 하나 사셔서 예쁘게 '보시함'이라 써 붙이면 그만입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보시할 금액을 정하면 됩니다. 이 또한 근기에 따라 각자가 정하시면 됩니다. 100원도 좋고 500원도 좋고 1000원도 좋습니다.
그렇게 정한 금액을 자신의 기도시간에 기도를 하기에 앞서 보시를 하고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법우님들은 3.7일 동안 일과기도를 하기에 앞서 보시를 먼저 하고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3.7일 기도 회향날 보시함을 열어 의미있는 일에 보시를 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책을 여러권 사서 주위 분들에게 보시를 하셔도 좋고... 주위의 양로원이나 고아원에 보시를 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가까운 사찰에 보시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불교 서적을 여러 권 사 두었다가 평소에 나에게 그다지 의미있지 않던 친구에게 보시하는 일도 참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 |
첫댓글 施...
귀한 법문 감사드립니다. ()()()
얼굴 표정을 항상 밝게 하고 있는 것, 따뜻한 말 한마디, 칭찬 한 마디
그 하나 하나가 참으로 소중한 보시바라밀입니다
소중한 법문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