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부제일을 맞아 쉬는 틈을 이용하여 이사갈 짐을 정리를 하였다. 6年여의 지하방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지상으로 飛上을 하기 위해서다. 유달리 비가 많았던 올여름 현관에 흘러 들어오는 물은 딸아이와 옆집 아주머니가 전담하다시피 하여 퍼내었지만 나의 염려는 단 하나 곰팡이가 슬어 혹시나 책을 버리지 않을까 하는 그 걱정뿐이었다. 지난 2003年初 수많은 전집류의 책들과 牧會時節 선친께서 친히 작성한 珠玉의 설교원고들과 목회일기들을 막내 아들인 내가 유작물로 보관하고 있었는데 狂氣어린 아내로 말미암아 火刑내지는 고물상에 내어다 처분한 뼈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터라 일종의 노이로제가 나를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책의 포장을 끝마칠 생각으로 박스에 담겨져 있던 책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어보니 맙소사! 곰팡이가 슬어 새까맣게 변한 책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그래도 어쩌랴! 건질수 있는데까진 건져야지 싶어 몇십개의 물티슈와 마른 화장지를 동원하여 하루종일 책과 자료들을 닦고 또 닦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민학교(요즈음은 初等학교라고 하는데도 아직까지 나는 국민학교 시절이 그립고 몸에 베어 곧잘 국민학교라고 한다)5.6학년때부터 쓰왔던(시험지:인쇄용어로는 更紙라고 하는데 - 수십년이 지나다보니 낡을때로 낡은 상태여서 곰팡이가 스니 맥없이 산화 되어버렸다)나 개인적 사료라 할 수 있는 일기장은 결국 1978년도분까지는 버릴 수 밖에 없는 아픔을 결국 맛보고야 말았다. 그런데 천만다행인것은 1987년 7월호 聖書硏究誌 박노훈 선생님 특집기념호와 2004년도 8,9월 聖書信愛 100주년 특집기념호 그리고 유원상 선생님께서 복음엽서를 묶어 발표하신 "십자가의 비밀"과 "복음의 비밀" 과 야나히라 선생님의 소감문과 성산 장기려 선생님의 평전을 복사해 스크랩 해둔것은 멀쩡함을 보게 되었다. 아울러 현장송 선생님의 시집 세권 중 한 권은 표지가 완전히 삮아버렸으나 두 권은 멀쩡하였고 김교신 선생님 全集도 멀쩡했다. 이것을 보고 김교신 선생께서 탄성을 지르신 弔蛙 중 蛙君들의 안부를 살피고 - 아. 전멸은 면했나보다라고 하신 그 말씀이 떠 올랐다.
다행히 박스 밑바닦이 아닌 상부에 저장해 두었던게 주요했던것 같았다.
2003년도의 완전히 무너졌던 나의 삶이었지만 나의 삶을 主께서 긍휼이 돌아보시고 전멸을 면케하사 기사회생의 은혜를 베푸셔서 이번에 이곳 호매실지구에 새로이 조성되는 아파트에 입주를 하게되었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비록 골방이지만) 나의 서재겸 집필실을 마련케되어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곳에서 보다 더 많은 묵상과 아울러 비젼과 꿈의 대한 성취를 위해 주님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언제 한번 뵙고 싶습니다.오류동 모임도 좋고,전국집회에서도 좋구요.
이사한다니 축하드립니다. 언제 시간내서 방문하고 싶네요. 그리고 좋은 글 성서신애에 올릴 수 있도록 하시면 합니다.
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정말 본받아야겠습니다. 새집에서는 늘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