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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땅과 전원주택
 
 
 
카페 게시글
―····· 부동산 정보 스크랩 빠지기 쉬운 함정 펜션사업
하얀쪽배 추천 0 조회 79 09.07.21 06:2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빠지기 쉬운 함정 펜션사업

요즘 강이 있거나 경치가 좋은 시골은 빠짐없이 펜션이 들어서 있고 현재도 많은 수의 펜션이 공사중이다. 경치 좋은 곳의 땅을 가지고 있으면 왠지 가정집을 지으면 땅이 아까운것 같아 펜션을 지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 정도다.

그래서 기왕 짓는 길에 좀 크고 멋지게 지어 전원주택겸 돈벌이도 하고 나중에 팔면 차익도 쏠쏠할것 같다. 여기에 부동산 중개업자나 건축업자가 한수 거들면 도무지 그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편안히 생활하다 손님이 오면 방만 잠간 빌려주어도 수입이 쏠쏠할것 같다. 세상에 이보다 더 간단하고 편한 일이 있을까? 시골에서 그냥 놀기에는 그렇고 심심하지도 않고 도랑치고 가제잡기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고달프기 짝이 없다. 나이 들어 은퇴 후 몸과 마음이 편하려고 시골로 내려 와서 최소한의 노동만으로 생활비라도 벌려고 펜션을 차렸는데 무슨 말인지 의아할 것이다. 일단 손님을 끌려면 인터넷홈페이지에 광고를 해야 한다. 펜션이 수없이 많으므로 나름 시설이나 테마를 만들어 차별화하여 유인하여야한다. 그런 다음 손님이 전화로 이것저것 문의하면 친절하게 답해주고 오는 시간에 맞추어 방도 데워놓고 이것저것 준비할것이 많다. 그리고 손님이 오면 주차안내부터 야외 고기구이판까지 필요한 것을 챙겨주면 비로소 손님맞이가 끝난다. 고기도 구워먹고 술도 마시고 손님들의 파티가 시작되고 그때부턴 내가 사는 공간은 손님들 차지가 된다. 돈을 내고 왔으므로 그럴 권리가 있다.

보통 일상에서 남의 집에 방문 할 때는 최대한 예의를 갖춰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펜션에 오는 손님은 그야말로 고객이다. 모든 시설을 충분히 이용하려 온 것이다. 그들이 주인이고 주인이 그들을 섬기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화단의 나뭇가지를 꺾어 불쏘시개로 이용하고 제 위치에 있어야할 소품들을 이리저리 옮기고 소란스럽게 뛰어다니고 장난을 쳐도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를 나무라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일일이 잔소리를 해댔다가는 기분을 상하게 하기 십상이다. 장사니 어쩔 수가 없다. 이쯤 되면 개인적인 소박하고 정결한 생활공간은 풍지박산 난다. 그리고 처음 올땐 공손하게 인사하던 어른들도 술 한잔 들어가면 남에게 피해가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던가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한다. 그들은 비싼 돈 내고 스트레스를 배설하려 온 것이다. 그나마 술에 취해 싸우지나 않는 게 다행이다. 가무의 소란함은 밤새 이어지고 뜬눈으로 날이 샌다. 그나마 추운겨울에 보일러라도 고장나면 한밤중에도 난리가 난다.

아침에 나가보면 전쟁터가 따로 없다. 나뒹구는 술병 구토자국, 먹다남은 음식, 타다남은 나뭇조각은 이리저리 뒹굴고 어디부터 정리해야할지 막막하다. 인생2막을 여유있고 편안하게 보내려 했는데 맘고생 몸고생이 이제막 시작이다. 그냥 접고 전원주택으로만 사용하려니 들어간 돈이 아깝고 건물도 커서 괜시리 손해나는 느낌이다. 그래도 좋은 손님만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겉모습만 보아선 사람을 판단할 수가 없다. 그리고 손님이 가려받을 만큼 차고 넘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런 문제가 미리 예측하기가 힘들고 꼭 겪어보고서 알게 된다는 게 문제다.

젊은 사람도 생활에 리듬이 깨지면 몸이 엉망이 되기 쉬운데 나이든 사람에겐 너무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예민한 사람은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이다. 실례로 금년 여름에 물가에서 펜션을 하며 보낸 분을 한분 지켜보았는데 사람을 써가며 했는데도 두 내외가 모두 병이났다 한다. 한여름 흡사 태풍이 지나간 것처럼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가 집과 사람을 모두 초토화시키고 지나갔다. 자고나면 청소하고 미처 청소도 마치지 못했는데 사람이 들이 닥치고 밤이 새도록 불꽃놀이에 고성방가에 자는둥 마는둥 아침을 맞이하면 또 쓰레기와 씨름하고 이런 생활이 두어달 반복되니 나이드신분이 어디 견뎌내시겠는가? 그렇다고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비수기까지 포함하면 잘되는 곳이 비용 빼고 3000만원 정도라니.... 그나마 열곳중 두세곳 정도가 그렇고 나머지는 그나마도 안된다 한다.

이런 내용들을 미리 알아보고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하지 않고 덤벼들면 백이면 백 후회하게 된다. 대개 펜션사업을 할 때 투자되는 금액은 약 5억~10억 사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보통의 은퇴자에겐 거의 전재산 아니 그 이상이다. 대개 미래의 수익을 고려해 대출을 끼고 시작한다. 이쯤 되면 장난이 아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시내에서 아주 작은 사업이라도 할라치면 이것저것 지나칠 정도로 재는데 펜션사업같은 경우는 대단히 큰 금액이 투자되는데도 너무 쉽게들 결정한다.5~10억을 투자해 고생고생해가며 1년에 3000만원 벌면 10년이면 3억... 과연 10년 후에도 그 정도의 수익이 되느냐도 문제지만 구닥다리가 된 집을 그때가서 투자한 금액에 팔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처럼 세계적인 불황기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는 게 레져 부분이다. 그렇다고 다른 것으로 전환한다던가 잠시 치고 빠졌다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한다던가 할 수 있는 융통성있는 사업도 아니다. 고정된 형태로 세월의 변화를 맞서야 하는데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한다. 한마디로 사업성으로만 본다면 좋지 않은 아이템이다. 그런데 그냥 막연히 재밌어 보이고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옛 말에 일터와 잠자리는 멀어야 좋다는 말이 있다.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쉴 때 일을 떠나 푹 쉰다는 의미인 듯하다. 하지만 펜션은 일터와 쉬는 공간이 같다. 그러면 항상 일터에 있는 셈이다. 그러니 제대로 쉴 틈이 없다. 나름 알뜰살뜰 가꾸는 취미를 가졌어도 영업공간 이다보니 완전히 나만의 것이 아닌 느낌이 들어 그다지 재미를 못 느껴 소홀해지기 쉽다.

이쯤 되면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도대체 펜션사업의 의미가 무엇인가! 왜 갑자기 어떤 수요에 의해 순식간에 시장이 형성되었나! 문명의 발달로 통신과 운송수단이 좋아지고 생활여건도 풍요로와 지면서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기존 유원지근처에서 농가들이 농외소득으로 하던 민박이 도시민들의 기호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형태가 펜션이 아닌가 정의해본다. 농촌민박의 테마를 곁들여 단순 숙박업과는 다르다. 그런데 사람들이 돈이 된다하니까 테마에 신경 쓰기보다는 숙박업으로의 펜션사업에 치중하다보니 경제논리에 맞추어져 수요공급이 급격히 맞추어지고 급기야는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 일이다. 이렇게 진통을 겪으며 조정이 이루어지고 진정한 펜션마니아들만 살아남아 수지를 맞추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하며 전재산을 투자한 선량한 은퇴자들만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의견이라 생각되면 인터넷포털에서 펜션사업에관한 사례를 찾아 읽어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펜션의 무덤에 깔려 있는지.......

펜션사업에 진정 관심이 있다면 시설을 얼마나 잘 할것이냐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잘 할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해 보아야한다. 진정한 펜션마니아들은 자연을 지극히 사랑하고 자연을 잘 알고 잘 가꾸며 자연의 산물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냥 내용 없이 잠자리 비용만 받는다면 숙박업을 하는 장사꾼에 지나지 않는다. 대개의 펜션사업주들은 돈을 벌기위해 내용보다는 외형에 치중한다. 펜션에 사람이 좀 꼬인다하면 자본을 무기로 기존시설보다 월등한 시설로 시장을 잠식한다. 불과 얼마 전에 차린 펜션이 후발주자에 의해 단번에 초라한 구식시설로 전락하고 만다. 이것이 시장의 논리이다. 하지만 진정한 정신이 깃들고 테마가 있고 사람을 사랑하는 정성이 있는 펜션은 외부의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영원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펜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채마전에 심어놓은 무공해 채소를 솎아 손님들에게 나누어주고 정성껏 묵혀두었던 동동주도 한잔씩 나누고 친정어머니가 하듯이 무엇하나라도 정성껏 나누려는 펜션사장님들도 계시다. 이렇게 한번 연을 맺으면 친척집 오가듯이 편안하게 왕래하고 먹거리도 펜션을 통해 구하는등 진정한 관계가 이루어지면 수익은 그냥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런 것을 잘할 자신이 없다면 펜션은 아예 생각지 말아야 한다. 그냥 호젓하게 조촐한 전원주택이나 짓고 나머지 자산으로 노후를 편안히 보내는 게 좋다. 펜션은 은퇴 후 소일거리가 아니라 치열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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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7.23 18:43

    첫댓글 막연히 돈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왔던 팬션의 폐해에 대하여 쉽게 잘 설명해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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