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미루었던 아기 목욕시키는 과제를 오늘 실행에 옮겼다.
대단한 엄마 아빠와 할머니.
그동안 수건으로 조금씩 닦아 주고, 물에 들어가는 목욕은 처음이다.
아빠가 목욕통에 물을 받아오고, 헹굴물도 준비하고....
머리를 살살 감기니 기분이 좋은지 눈 감고 있다.
발부터 따뜻한 물로 들어가니 표정이 만족스러워 보인다.
엄마 아빠 학교에서 목욕하는 것은 배웠지만 엄마가 먼저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나도 하도 오래전 일이라 손이 허둥댄다.
그래도 아기가 기분 좋아하니 좋다.
잘 나가나 했더니 나중에 울기시작.
비누칠도 하지 말고 물로만 닦으라기에 그렇게 하고 끝냈다.
옷 갈아 입은 아기가 예쁘다. 엄마 아빠는 정신이 없이 아기 바라보고.
젖 먹이라고 하고 내 임무는 종료.
편안하게 젖먹고, 아기는 잘 잔다.
늦은 아침 후,
미역국 한 냄비 끓였다. 하루 4-5번씩 열심히 먹는 딸이 예쁘다.
무엇을 먹던 미역국하고 같이 먹고, 밤에도 혼자 나와 먹는다.
앉아서 비비대다 걸으러 나가다.
비가 가랑비로 종일 온다.
여기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안쓴다.
잠바에 모자쓰면 그만. 나도 여기 사람처럼.
유모차에 앉은 아기들도 비 맞으며 해맑게 웃는다.
길 모퉁이에 도서관이 있다.
안에서 안락의자 같은데 앉아서 책읽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내일은 도서관 구경 가야지. 아무나 갈 수 있다니까.
걷는 길의 끝은 늘 시장보기.
오늘 저녁은 피자라니까 내일 먹을 돼지 갈비 사들고 집으로 고고
휴지는 사려고 보니 하얀 것 밖에는 없다.
딸 집에서는 재생휴지 쓰니 이것 사가지고 가면 한 소리 들을 것 같아서 그냥 간다.
걷는 동안 체리 한근 사서 혼자 다 먹었다.
딸은 체리 알러지가 있어서 못 먹으니 사가지고 가기는 좀 그렇다.
대신 딸 위한 블루베리를 샀으니 되었다.ㅎㅎㅎ
저녁에는 효진과 스카잎하다.
눈이 실실 감기는게 보이는지 빨리 자라고 해서 사위에게 넘기고 나는 쿨쿨
9시간은 잤는가보다.
아기우는 소리도 못 들었으니 아기도 잘 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