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에 지인이 오면 꼭 데리고 가는곳중 하나가 구문소이다.
여기가 구문소야 라고 얘기하면 문이 몇개인이부터 찾아보는데 여기서의 구는 구멍 즉 굴이 있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앞쪽에서 보면 구문소의 못이 보이고 뒤쪽 산책로에서 보면 지형이나 끊임없이 흐르는 물, 기묘하게 깎인 암벽과 동굴등을 볼수 있다.
구문소에는 전해져 내려오는 몇가지 전설이 있는데
청룡와 백룡이 서로 낙동강 지배권을 놓고 다투었다라는 말도 있고 또다른 전설은 아랫부분에 네이버지식백과에서
가져온 내용이 있다.
태백시 동점동, 황지천이 굽이쳐 흐르다 거대한 바위산이 가로막자 이를 뚫어 석문을 만들고 그 주변에 깊은 못을 이룬 구문소가 있다. 이 석문을 현지에서는 ‘뚫은 내’라는 뜻으로 ‘드브내’라고 하고, 구멍이 뚫려 깊은 소(沼)를 이루었다 하여 구멍소 또는 구문소라고도 불린다.
옛날 안동에 영호루를 건축할 때 그 대들보감을 이곳 화전동 금대산에서 벌목하여 황지천을 통해 운반하였다 한다. 그런데 한 번은 목재가 급류에 휘말려 석벽을 강타하면서 뇌성벽력과 함께 산이 무너지고 바위에 구멍이 뚫려 깊이를 알 수 없는 못이 생겼다는 것이다. 또한 구문소 옆에 있는 석문은 옛날 울진·정선·봉화로 통하는 길목으로서 반드시 자시(子時)에만 열렸기 때문에 자개문(子開門)이라고도 불린다.
구문소에 얽힌 이야기는 전설이라기보다 오히려 실화에 가깝다. 약 350년 전의 일이라 한다. 이 못 부근에 엄종한(嚴宗漢)이란 어부가 노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하루는 못에서 고기를 잡다가 그만 실족하여 물에 빠지고 만다. 엄종한이 깊은 물 속으로 한없이 빨려들면서 이젠 죽었구나 체념하는 가운데, 그는 또 다른 세계 즉 용궁에 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상야릇한 향내 속에 화려한 의상을 걸친 인어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별천지, 용궁에 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는 용왕 앞으로 끌려와 심한 문초를 받는다. 엄씨의 죄목은 다른 게 아니라 용궁의 닭을 잡아갔다는 것인데, 그가 늘 잡던 물고기가 바로 용궁에서 기르던 닭이었음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에 대한 효행은 그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모양이다. 엄종한이 부모 봉양을 위해 고기를 잡았다고 아뢰자 용왕은 노여움을 풀고 오히려 거창한 주연까지 베풀어 주면서 인간세계로 되돌려 보낸다.
엄씨는 흰 강아지의 안내로 물 밖 곧 인간세계로 나올 수 있었는데 떠날 때 음식상에 놓인 떡 하나를 몰래 집어 주머니에 넣고 나왔다. 굶고 있을 노부모를 위해서인데, 그러나 물 밖으로 나오자 그 떡은 돌처럼 굳어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돌이 조화를 부릴 줄이야. 엄씨는 돌을 무심코 쌀독에 넣어 두었는데 독의 쌀이 퍼내어도 퍼내어도 절대 줄지 않는 요술을 부린 것이다.
용궁에 다녀온 효자 엄씨가 졸지에 큰 부자가 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도깨비 방망이와도 같은 이 돌떡을 후세인들은 백병석(白餠石)이라 부르는데 그 보물의 행방은 지금 알 수가 없다. 일설에 의하면 한양조씨에게 시집 간 딸이 빌려 갔다는 소문이 있고, 또 다른 딸이 쌀독 째 훔쳐 가다가 황지천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져 다시 용궁으로 되돌아갔다는 소문도 있다. 만약 그 백병석이 실제 남아 있다면 구문소 엄씨 이야기는 전설이 되지 못했으리라. 이런 이유로 하여 용궁으로 통하는 문이라는 구문소에 와 보면 한번쯤 못 속으로 빠져들고픈 충동을 느낀다.
해남 달마산 정상부에 있는 용굴의 용담(龍潭)에도 이와 유사한 전설이 있다. 달마산은 남해가 내려다보이는 땅끝마을에 있어 해안 주민들의 용궁에 대한 동경이 이 못을 통하여 구현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용담은 제주 산방굴사의 천정샘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샘이다. 그래서 용의 승천과 관련된 전설도 함께 묻어 있는 것이다.
천인단애의 바위 속에서 우려내는 물답게 짜릿한 기운이 감도는, 이 샘물은 이따금 누런 황토빛을 띠기도 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황룡이 승천하면서 지상을 떠나는 아쉬움에서 몸에 묻은 황금색 비늘을 바위에 발라 두고 간 것이라 믿는다. 달마산 기슭 마봉마을 주민들에 의하면 용담은 그 밑바닥이 바다와 통해 있기 때문에 언젠가 굴 속에서 잃어버린 고무신이 진도 앞바다에 떠올랐다고 말한다. 깊은 못에 대한 상상력과 용궁 세계에 대한 동경이 이런 거짓말 같은 전설을 잉태하였으리라.
[네이버 지식백과] 용궁으로 통하는 문 — 태백 구문소 (물의 전설, 2000. 10. 30., 천소영, 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