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여행 . 삿포로
삿포로는 2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일본에서 다섯번재로 큰 도시라고 한다.
'삿포로'라는 지명은 아이누어의 '삿 포로 - 건조하고 넓은 세상'과 '사리 포로 벧 - 큰 습지가 있는 곳'
등에서 유래되었으며 미국식 계발개획에 따라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반듯하게 구획지어진 도시이다...
1972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던 도시 답게 10월 하순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최대 적설량 1m, 한 겨울 동안의 적설량 5m에 달하는 많은 눈이 내리는 눈의 도시이고, 이곳의 중심부에 위치한 오도리 공원은
세계 3대 축제(독일의'옥토버 훼스트 - 맥주축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 '사포로 눈축제')중 하나인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일본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기후가 건조하여 여름장마 같은 현상도 없어 여름철엔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고장이기도 하단다...
삿포로에선 제일 먼저 삿포로 도청사를 찾았다.
반듯반듯하게 직각으로 구획된 도로망을 볼 수 있는 시내지도...
도청사는 1886년 건설되었는데...
지진이 많은 지역에서는 붕괴의 위험 때문에 벽돌로 집을 짓지 않는다지만 이곳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런 모습이다... 지금은 주위의 높고 모던한 건물들에 둘러싸여 상대적으로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이 건물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허허벌판에 붉은 색을 띤 강렬한 모습으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고 한다...
청사 내부에는 역대 도지사의 사진과 시 역사를 알 수 있는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사료를 전시한 유리케이스 구석에 세워 놓은 유리컵...
내부의 습도를 컵 안의 물의 양으로 가늠하는 것 같았다...
우리들이 영어를 배우며 한 번씩은 꼭 들어봤을 격언...
"Boys, be ambitious!"의 주인공 Willam S, Clark가 이임연설을 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전체 문구를 그림 아래 귀퉁이에 담고서 복도 벽에 걸려 있었다.
1876년 세워진 삿포로농림학교의 교감(vice president)으로 부임하여 학문만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성경에 기초한 윤리교육, 지역 근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그의 제자들이 앞으로의 일본 근대화에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가 학교를 떠나며 행한 위의 마지막 연설 내용은 이후 그의 제자들을 통해 여러차례 인용되면서 유명 격언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도청 관람 후 오타루 운하에 다녀 왔고...
삿포로에선 잠깐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주변을 돌아 보았다...
삿포로다운 모습들....
지금도 운행되고 있는 전차...
이 전차 역시 조성모의 뮤직비디오중, 이병헌이 전차운전수로 등장하는 장면에 나온다...
삿포로의 상징인 첫 번째 사진, '테레비 타워'와 함께 오도리 공원에 서있던 크리스마스 트리들...
삿포로시의 방향표시는...
오도리 공원을 중심으로 '남북'과 '동서'방향을 표시하는데,
위 사진 속 표지판처럼 오도리공원에서...'남쪽으로 3블럭, 서쪽으로 11블럭' 이렇게 표시된다고 한다...
삿포로시에는 멋지게 디자인된 가로등들이 많았다...
사진에 다 담아 올 수 없어 아쉽지만 그 중에 대표적인 것 둘...
첫 번째 가로등은 차도쪽은 높게, 인도쪽은 낮게 등이 달려 있었다...
모두 몸체를 브라운 색으로 하고 마치 굵직한 나무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으로 통일감을 주고 있었다.
오도리공원에 서있던, 북구에서 따온 또 하나의 장식물...
스웨덴 깃발과 북구의 전통의상을 입고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로 장식해 놓았다.
얼마전 뉴스에서...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횡단보도용 '소리 신호등'이 사거리 코너에 설치된 경우, 횡단과 종단의 구분이 되지 않은 채 서로 너무 가깝게 설치되어 있어서 자칫 장애인들에게 혼란을 주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삿포로시의 신호등은...
'횡단'과 '종단'의 소리싸인이 한 쪽은 '삐약삐약' 병아리 소리, 한쪽은 '뻐꾹뻐꾹' 뻐꾸기 소리로 구분되어 있었고...
위의 사진 속 주황색 불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신호등에서 옆으로 삐죽 뻗어나온 막대 끝에 달린 자그마한 스피커를 통해 정확한 방향으로만 소리가 들리도록 설치되어 있어, 내겐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제 마지막 일정인 삿포로 맥주박물관 견학이 남았다...
현재 이곳에선 더 이상 맥주를 생산하지 않고 삿포로맥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만 존재한다.
초기 북해도 개척시대의 건물스럽게 역시 고풍스런 붉은 벽돌로 지어져 있어 운치가 있었고...
박물관 내부에는...
현재의 병뚜껑이 개발되기 전, 와인처럼 코르크마개로 병입구를 막았던 초기맥주에서 시작하여 일본맥주, 삿포로맥주에 관한 여러가지 재미있는 역사를 알아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었고...
말로만 들었던 맥주의 원료 '홉,hop'도 직접 보았고...
홉은 덩굴식물로 반드시 시계방향으로만 넝쿨을 감는다고 한다.
맥주의 쌉싸름한 맛과 풍미를 더해주고 보존기간도 길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수분이 많아 수확후 바로 건조시켜 유통되는데 우리가 본 것도 건조된 홉이었다...
맥주의 제조과정을 미니어쳐로 재미있게 재현해 놓은 것도 보았으며...
맥주 선전물들도 초기 것부터 모두 전시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보았다...
주류 광고엔 역시 미녀들이 등장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동의 사실...
우리들이 탤런트 전인화를 닮은 고전적 미인으로 꼽았던 여인이 등장한 포스터와...
시간이 흐르며 점점 노출이 심해진 섹시 포스터...
맥주박물관의 마지막 코스는 한 사람당 한 잔씩 제공되는 맥주시음 코스였다.
맥주를 기다리며 그동안 사진기에 담은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와... 이 사진은 정말 맥주를 먹음직스럽게 잘 찍었네...
마치 맥주 포스터 같아..."
한 친구가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음..... 그것이.....
맥주 포스터 찍은거야 ~"
갑자기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마시고 싶어진다...
주문 받는 곳에서는 각자 주문한 맥주 한 잔씩과 안주로 삿포로에서 생산되는 치즈 두 종류, 과자중 한 가지를 준다.
우리들은 5명의 이점을 살려 삿포로맥주에서 생산되는 각기 다른 맛의 맥주 네 가지를 주문하여
돌아가며 맛 보았는데, 부드럽고 시원한 맛은 삿포로맥주의 초기제품이라는 '開拓使表酒'가 으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역시... 술도.... 친구도...
옛 것에 마음이 가는가 보다...
네 가지 맥주... '옛 맛', '클라식', 특급맥주 'YEBISU Primium', "YEBISU 흑맥주'....
맥주 시음을 끝으로 우리들의 첫 해외여행, 북해도 여행은 모두 끝났다...
북해도는...
눈을 맘껏 볼 수 있었던 여행으로...
따끈하고 쾌적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던 여행으로...
역사와 전통을 엿볼 수 있다는 일본의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개척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던 여행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던 행복한 여행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