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2016년 10월 9일(일요일)
2. 장소: 신철원읍 석천계곡(일명 느치계곡)
3. 춘천에서 7시 30분에 출발, 철원군청에서 철원역사문화연구회와 합류 후 답사
4. 점심 각자 준비
5. 석천계곡은 삼연 김창흡의 "석천곡기"란 글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옛 글을 따라 답사를 합니다.
6. 참가를 원하시는 분은 댓글을 남겨주세요.
김창흡, 「석천곡기(石泉谷記)」, 『삼연집(三淵集)』
용화산(龍華山)을 넘어 서쪽으로 향하면 산세가 막혀 깊숙하게 골짜기를 이룬다. 그 가운데에 작은 절인 석천사(石泉寺)가 있다. 절의 위아래를 둘러싸고 유람할 수 있는 바위로 이루어진 골짜기와 시내와 못이 6~7리에 펼쳐져 있다. 그 사이에 절이 있는데, 계곡의 1/4은 절 위쪽에 있다.
나는 계곡을 세 번 유람하면서 뛰어난 경치를 다 구경하였다. 그 중 한 번은 작년 여름이다. 용화사(龍華寺)의 스님 일행과 폭포가 있는 곳으로 곧바로 갔기 때문에, 위와 아래를 다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올 여름에 또 동생 경명(敬明)과 걸어서 서재곡(西齋谷)으로 와서 시내를 거슬러서 올라갔다. 그러나 폭포에 이르러서 멈췄기 때문에, 그 근원을 다하지 못하였다. 이틀 뒤에 혼자 다시 앞의 길을 따라가서, 깊숙한 곳까지 도달했다. 그래서 대체적인 것을 모두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계곡 입구로 들어갔다. 동쪽으로 수십 보 가지 않아 점차 맑고 깨끗한 시내물이 보인다. 가운데 흰 조약돌이 나란히 있고, 언덕 위엔 소나무가 십여 그루 있다. 모두 곧고 수려하여 매우 맑은 그늘을 만든다. 북쪽 가까이에 모래언덕이 깨끗하게 솟아 있는데, 물을 만나면서 그친다. 바닥이 굽어 들어간 곳은 주사(朱砂)처럼 붉다. 계곡물이 그곳으로 흐르며, 맑은 물이 모여 못을 이룬다. 못 좌우로 석창포(石菖蒲)가 덮고 있는데, 푸르게 우거져서 사랑스럽다. 그래서 나는 창포담(菖蒲潭)이라고 이름 붙이려 한다.
못의 동쪽으로 향하여 가다가 거의 네다섯 구비를 돌아가면 물길은 점점 높아지고 계곡은 차츰 좁아져 많은 물이 흐른다. 비스듬히 쏟아져 흐르며 아래위로 돌에 부딪친다. 그러다가 물길이 바뀌면서 내맡겨져 점점 완만히 흐르고 나중에 길쭉한 못이 된다. 못의 모양은 큰 구유통 같다. 옆의 늙은 나무가 늘어뜨린 넝쿨은 돌 위로 내려와 똬리를 틀고, 물결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 나는 벌써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유주담(流珠潭)이라고 이름 붙였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자주 못과 여울을 만났다. 대부분 거울 같이 맑고 깨끗한데, 대개 돌의 색깔 때문이다. 물이 멈춘 곳은 깊으니 어떤 것은 감청(紺靑)색을 띠기도 하고 옥색을 띠기도 한다. 모두 감상할 만하고 씻을 만하며, 움켜쥘 만하고 손으로 떠서 마실 만하다. 그러나 모두 이름을 지을 수 없다. 제일 마지막에 커다란 못이 있는데, 길이가 50보이고, 너비는 길이의 절반이다. 이 못은 가운데서부터 가장자리까지 물빛이 푸르며 맑은데, 동쪽으로 급한 여울을 받아들인다. 북 같은 돌이 있어 돌을 밟고 바라보니, 돌 하나가 북쪽 언덕에 있다. 산 짐승이 물을 마시는 것 같아서 가까이 가니 바로 못 가운데로 숙이고 있다. 나는 못 색깔을 취해서 금벽담(金碧潭)이라고 이름 붙였다.
얼마 안 가서 바위를 돌아가자 길이 끊어졌다. 비스듬한 돌 하나가 인접해 있는데, 칼등처럼 날카롭다. 오가는 스님들이 가로 누운 나무 하나를 덧대었다. 허공교(虛空橋)라 불렀으나, 나는 통현교(通玄橋)라 바꾼다.
다리를 건너 조금 북쪽으로 가면 넓은 돌이 비탈져 있다. 뒤는 높고 앞은 낮은데, 앞쪽이 맑게 흐르는 물에 닿아있다. 자리를 펼쳐놓고 앉을 만하다. 사방을 둘러보니 산이 둘러싸고 있고, 온갖 풀과 나무가 구불구불하다. 그 사이에 기이한 꽃이 섞여 있고 울창한 숲이 어지러이 펼쳐져 있어, 이상한 향기가 나는 것 같다. 마음을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 돌을 미화석(迷花石)이라 부른다.
북쪽으로 바라보자 큰 돌병풍이 막힘없이 벽처럼 서 있다. 색깔은 푸른색이고 형세는 매우 장엄하다. 아래 부분이 땅에 들어가 있어 몇 백 길인지 알 수 없다. 그 윗면은 깎아 만든 듯하며 옥같이 기이한 것이 수 십 길 정도쯤 된다. 그 사이엔 많은 나무가 있다. 기세를 믿고 다투어 자라니, 바라볼 때 공중에 나무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구첩병(九疊屛)이라 이름 붙인다. 구첩병은 다하면서 남쪽부분이 꺾어져 들어간다.
돌길이 여러 번 꺾이자 폭포가 나온다. 하나의 큰 바위로 이루어졌으며, 거의 40~50길이나 서 있는데, 그 위 가파르게 깎인 부분이 3분의 1이나 된다. 폭포는 위로부터 곧바로 떨어져서 가파르게 깎인 곳을 지나게 되면 넓게 퍼지면서 꾸불꾸불 흘러 내려 못으로 천천히 흘러 들어간다. 가랑비가 내리는 것은 어느 곳에 부딪혀 물줄기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폭포의 위와 아래에 함께 한 그루 울창한 소나무가 특이하게 자라고 있는데, 엄숙한 기풍이 있다. 그 사이로 흩어지는 물거품이 바뀌어 회오리바람처럼 뿌린다. 바람이 지나면 흰 구름이 뒤엉킨 것 같아, 소운폭포〔素雲瀑〕라고 부른다. 돌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다 굽어 돌며 폭포를 내려다보면 더욱 더 특별하고 기이하다. 햇살이 폭포에 내리 비쳐 빛이 나면서 서로 빛을 발하니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이곳에 세 번 이르렀는데 매번 또렷하게 보았다.
폭포 위에서 바라보니 붉은 누대가 솟아있다. 바로 석천사(石泉寺)이다. 절을 왼쪽으로 두고 동쪽으로 가다가 깊은 곳으로 꺾어 들어가면 입을 벌릴 정도로 두 계곡이 갈라진다. 남쪽에 있는 것은 소회곡(小檜谷)이고 북쪽에 있는 것은 대회곡(大檜谷)이다. 계곡은 시내물이 합쳐져 쏟아지며 두 길 높이의 폭포를 만들고 맑은 못이 이어져 있다. 뛰어난 경치가 더욱 단정하며 좋다. 양 옆에 서 있는 돌이 마주하여 우뚝 서 있는데 계곡의 문을 만든 것 같다. 물은 그 사이를 뚫고 흐르며, 사람은 그림처럼 그 가운데서 노닌다.
발걸음 내키는 대로 대회곡(大檜谷)으로 갔다. 잡목이 무성하고 담쟁이 넝쿨이 있어 앞에 길이 없는 것 같았으나, 홀연히 폭포와 입석(立石)을 만났다. 크기는 하수렴과 비슷했다. 폭포 위에 두 개의 얕은 못이 더 있다. 맑으면서 빠르게 흘러 즐길 만하다. 입석(立石) 중 오른쪽에 있는 것은 겹쳐진 옥처럼 쌓여있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또 깎아 만든 것 같아 모서리가 있다. 옆에 아름다운 나무가 자라고 꽃은 활짝 폈다. 앞서 본 것에 비해 더욱 기이하고도 아름답다. 폭포 아래쪽으로 가서 앉았다. 계곡의 형세는 깨달음을 얻어 막힘없이 트인 것 같다. 좌우의 여러 봉우리들은 아름답고 험준하며 수려하고도 곱다. 비록 빙 둘러싸고 있지만 사람을 압박하지 않는다. 나는 둘러보며 즐거워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앞으로 더 가려고 했지만 수원(水源)은 점점 얕아져서 위쪽에 더 이상 아름다운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두 폭포를 상수렴(上水簾)과 하수렴(下水簾)으로 부르고, 또 입석(立石)을 문암(門巖)이라고 이름 붙였다. 위와 아래로써 차례지은 것이다.
절에 도착했다. 석천(石泉)은 바위틈에서 흘러나와 졸졸 흐르며 끊이지 않는 것이 마치 뽑아 당기는 것 같다. 스님이 말하길 이 물은 홍수와 가뭄 때에도 넘치거나 준 적이 없어서, 예로부터 감로(甘露)라 불렀다고 한다. 시험 삼아 따라 마셔보니 무척 차가우면서도 맑다. 비록 제대(帝臺)라는 신선의 음료라고 하더라도 이것보다 낫지 않을 것이다.
남쪽 봉우리에 석벽(石壁)이 기울어진 곳이 있는데 멀리 절의 누대와 마주하고 있고, 폭포는 중간에서 떨어진다. 떨어지는 것은 가볍게 화살이 날아가듯 빠르다. 떨어진 물은 깊숙하고도 컴컴하여 끝없는 곳으로 들어간다. 아래로 가서 보려고 했으나 하지 못했다. 그래서 비래(飛來)폭포라 이름 붙이고 떠났다.
절의 서쪽에 산등성마루가 남쪽으로 향하여 날면서 내려오다가 소운폭포(素雲瀑) 위에 이르러서 멈춘다. 올라가니 멀고 가까운 곳을 볼 수 있으나, 때마침 구름과 노을이 끼어 있어서 멀리 볼 수 없다. 오직 구름 낀 나무 사이로 흐릿하게 계곡 가운데를 볼 수 있어 풍성한 물과 돌을 분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올라간 곳을 자운대(紫雲臺)라고 이름 붙였다.
자운대를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얼마 안 되는 길이 더욱 높아졌다. 절벽을 오르는데 다른 방도가 없으니 구첩병(九疊屛)이기 때문이다. 남쪽 봉우리의 폭포를 돌아보니 저 멀리서 사람을 쫓아오는 것 같으며, 은하수가 하늘에 이어진 것 같다. 스님이 말하길 물이 시작하는 곳에 옛날에 절이 있었고, 또 그 위에 고려시대에 쌓은 성벽 흔적이 있는데 명성(鳴城)이라 부른다고 한다.
구첩병이 다하자 산세는 차츰 평탄해지면서 고개에 이르렀다. 이 고개는 용화산의 서쪽 갈래이다. 계곡에 사는 사람들은 증령(甑嶺)이라고 부른다. 대체로 여기에 이르러서 보는 것이 끝났다.
첫댓글 많이 아쉽군요. 다음 기회에 동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카페 봉의산 가는 길" 앞에서 7시 50분에 출발합니다.
모처럼 동행할까합니다^^
봉의산 가는 길에서 뵙겠습니다.
經歷石泉寺。逍遙下西南。
지난 시절 들러 본 석천사라네.
거닐다가 서남쪽 내려와 보니
巖泉百餘尺。靈液飛松杉。
바위샘 깊이가 백 여척인데
소나무 전나무에 물기 날리네.
緣流行濯纓。前有淸泠潭。
물 따라 내려가서 갓끈 씻으니
맑고도 시원한 못 앞쪽에 있네.
潭名誰所興。宿昔鑑我心。
못 이름 시작한 이 누구였던가.
지난 날 내 마음을 비추었구나.
踟躕就盤石。長嘯憶春林。
머뭇머뭇 너럭바위 서성거리며
봄 수풀 그리워서 휘파람 부네.
俛仰景氣變。寥廓見崖岑。
바뀐 경치 쳐다보고 굽어보노니
산봉우리 텅 빈 듯 보이는구나.
몇 년 전에 제가 번역해 본 석천사입니다.
실력이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