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대상으로,
착한 사람은 안정적이지만 재미없고,
나쁜 사람은 불안정하지만 매력있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 이야기가 심리학적으로도 과연 맞는 소리일까요?
답은 제한적으로는 그렇다입니다.
도파민과 연애
1990년대에 도파민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가 있었습니다.
신경과학자 볼프람 슐츠(Wolfram Schultz)와 그의 동료들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뉴런이 보상의 크기가 아니라
보상의 놀라움(예측 가능성)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보상이 주어지면 뉴런은 강하게 활성화되었고,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보상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기대했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도파민 뉴런의 활동성은 평상시 기준선보다 크게 아래로 떨어졌죠.
※ 도파민 뉴런의 활동성이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면 가치의 하향 조정 현상이 일어난다.
뇌가 "이 행동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가치 있지 않구나" 라고 인지하면서,
앞으로 그 행동이나 선택을 반복하려는 동기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학습이 일어나는 것이다.
도파민 뉴런의 작용 방식을 인간관계에 적용시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 매번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는 A 선배에게 후배들은 점점 무감각해지기 시작한다.
◆ B 선배는 평소에는 전혀 후배들을 챙기지 않지만, 한번씩 후배들 앞에 나타나 술을 사주곤 한다.
◆ 후배들은 B 선배에 대해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정이 있는 츤데레라고 이야기한다.
◇ A 선배는 후배들의 태도가 점점 맘에 들지 않아 밥을 사주지 않기 시작했다.
◇ 후배들은 A 선배에 대해 좋은 사람인 척 하지만 실상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수근댄다.
도파민 도는 연애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들이 제공하는"예측 가능한 보상"은 더이상 즐거움을 주지 못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착한 사람들이 상대방의 무감각을 견디다 못해 서운함이라도 표출하기 시작하면,
도파민 뉴런의 활동성이 역치 아래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기대했던 보상이 사라지고 갈등이 시작되었으므로)
상대방의 뇌는 착한 사람의 가치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해요.
뇌가 "이 사람과의 관계는 생각만큼 가치 있지 않구나" 라고 여기면서,
앞으로 이 관계를 유지하려는 동기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학습이 일어나는 겁니다.
즉, 원래도 무감각했는데, 이제는 더 매력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도파민이 펌핑되는 연애에서 착각하면 안되는 게
도파민이 터질 때의 느낌과 사랑을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는 거예요.
신경과학자 켄트 베리지(Kent Berridge)는
도파민 시스템에서 보여지는 핵심 감정은 "갈망(Wanting)"이라고 설명합니다.
도파민이 터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통념과는 달리
그 사람과의 관계 자체가 행복하다기보다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갈망하게 되는 것이죠.
즉, "행복하다"의 느낌보다는 "가지고 싶다, 정복하고 싶다"의 느낌에 가까운 겁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과
내가 강렬하게 원하는 사람은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내가 원하는 사람이 완전히 내 손아귀에 들어왔을 때
여전히 내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도파민을 느낄 수 있을까하는 점입니다.
도파민 뉴런의 작동 방식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보상에만 유독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요.
따라서, 통제 불가능하던 나쁜 남자가 "길들여지는 순간"
그 나쁜 남자는 더이상 도파민의 마력을 분출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딜레마죠.
갖기 힘든 남자라서 원했던 건데,
갖고 나면 갈망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되어버린다는 것이.
도파민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갈망은 사랑의 시작을 화려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는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강렬하게 원하는가보다,
완전히 내 사람이 된 뒤에도 여전히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넌 착하고 사람 좋은데 재미없어
실제로 들어봤습니다.
아 오후에 눈물이
번외 : 착하게 생겼어
진화심리학으로 생각해보자면 착한것도 일종의 생존전략이죠. 그나마 착해야하는 사람들이 있음(여자관계에서 특히).
나쁜남자가 되는 이유도 그래도 되기때문에(외모적으로) 그렇게 된거일수도.. 못생기고 나쁜 남자는 아무도 원하지 않음
결론은 뭐... 잘생긴애들중에 나쁜남자가 종종 있고.. 못생긴애들은 대체로 착함... 착하기라도 해야.. 쓰고 나니 뭔가 비참하네요 ㅜ
무명자님글이 제 댓글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ㅎㅎ
여튼 오늘 집에가서 와이프한테 못되게 굴어봐야징..
결국은 나쁘건 착하건 돈많은 놈이 이기겠죠
맞아요 이게 패착이었어요 한결 같고 안정적인 걸 좋아할 줄 알았지만 사람이라면 그러기가 참 어려운 건데. 찐사랑에 밀당은 필요 없다 생각하던 나를 반성합니다.. 근데 사실 밀고 당기는 와중에 의외의 보상을 안겨주며 스스로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그 방법은 진짜 모르겠어요. ㅠㅠ 어디서 좀 배워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