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후기
#서울의봄
#영화감상평
기대했던 영화를 드디어 보게 되었음 군정이종식되어가는 90년대초 부터 줄기차게 회자되기 시작했고 현대사에서 지
워서도 잊어서도 안 되는 군사반란 12.12를 최초로 영화화
한 작품이다.
12.12는 어떤 사건이며 어떤 의미의 역사인가..?
간단하게 개념 짓자면 이땅의 두 번째 군사정변이다.
5.16이라는 첫 번째 군사반란으로 탄생한 18년간의
무소불위의 철통권력이 흉탄에 의해 종식되고 그 권
력공백기와 혼란상황에 하나회라는 군내에 존재해서
는 안 될 사조직이 형성한 철처한 카르텔에 농락당하
면서 나라 전체가 강탈당한 역사적 사건이다.
그리고 왜 서울의 봄인가..?
서울의 봄이란 표현은 본인에게는 낯설지 않다. 그 만큼 비
슷한 소재를 다룬 여러컨텐츠에서 심심찮게 사용되어온 용
어이다. 어원은 1968년 체코에서 일어났던 자주와 민주화
를 위한 민중봉기를 지칭하는 프라하의 봄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하다. 봄이란 단어의 상징적 의미는 해빙 화사함 그
리고 새로운 희망에 부푼 기대심리를 수식한다.
18년간 철웅성같은 절대권력이 무너지고 생긴 권력공백
그리고 그 사각지대를 노리는 자들 영화는 그 시점부터 시
작된다. 인정 진급 출세 그리고 권력의 정점으로 가기위한 목적의식으로 똘똘뭉친 속물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합
시켜 독버섯 같은 사조직을 키우고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의 탁자위에 올라가 있는 바로 탁자위에서 군림하 듯 서 있는 전두광이다. 검은속내 또는 음흉함을 표현하 듯 주변조명
을 어둡게 설정한 듯 하다.
그리고 그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막으려는 이들 주인공인 이태신 수경사령관과 김준엽 헌병감 그리고 군조직의 핵심수뇌들이다. 빼앗으려는자와 막으려는자 양대진영의 피말리는 9시간 동안의 공방전이 이영화의 중추적인 스토리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이 누군지 모두들 알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은 안 하겠음 단 우리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긴자 탐욕을 위해 군인정신을 발기발기 찢어놓은자 목적을 위해 살육도 서슴치 않은자 나라의 운명이라는 비싼판 돈을 걸고 도박을 한 자 물리적인 의미에서 육신은 사라졌지만 반드시 기억해야함은 물론이고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할 자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의 실제모델 장태완 수경사령관 원칙과 신념에 불타고 절대 타협을 모르과 반란군에 목숨을 내던질 각 오로 끝까지 항전했던 참군인으로 기억된다.
대중에게 각인된 장태완 사령관의 이미지는 절제되고 기품있는 이미지의 이태신과 다르게 마초적이고 다혈질이다(실제성향도 이와 비슷하다고 전해진다)
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성향의 두 인물이점점 갈등하다 궁극에는 극한적 대립과 대결로 이어진다. 이 둘은 스토리 구조상 갈등의 핵심이자 극에 추동력을 공급하는 동력원과 같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는 두 인물이 등장 할 때 조명 빛깔이 매우 대조적인데 카메라가 전두광을 비출 때는 끓어 오르는 듯 한 짙고 밝은 조명처리, 이태신을 비출 때는 어둡고 차가운 듯 느낌의 조명처리 이건 아마도 두 인물의 성향을 영상언어로 표현 하는 미장센적 요소일 것이다. 특히 전두광 클로즈 업 되는 장면에서 조명은 끓어오르는 탐욕 호전성 마치 악마를 소환하는 강령술 장면에 등장할 법한 색채로 내면에서 분출되는 사악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반면 이태신을 비추는 장면에서는 타협하지 않는자의 고독함 현실적 암울함을 표현하려는 듯 하다.
위협 또는 걸림돌이 될 핵심 지휘관들(수경사령관특전사령관) 요정에 초대해 고립시킨 후 육군참모총장에게 뇌물혐의를 뒤집어 씌워 수사라는 명분으로 납치하면서 본격적인 반란의 방 아쇠를 당긴다.
오랜시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하고 결행하는반란인 만큼 매우 속도감 있고 지능적으로 진행된다. 변수도 있고 위기도 있었지만 하나회라는 조직이 심어놓은 공모자들을통해 명령과 지 휘체계를 마비시키고 양대진영의 중간에 있거나 심지어 상대진영에 있는 이들까지 불안심리와 생존욕구를 교묘하게 자극하여 포섭하는 교활함으로 극복해 나간다.
그 와중에도 목숨걸고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자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분전조차도 우유부단하고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손익계산을 하는 치졸한 지휘부들에 의해 무의미해진다. 그 치졸함의 중심 에는 핵심지휘관 격인 국방장관과 육군참모차장이있다(이로 인해 관객들은 본격적으로 심박지수 스트레스 지수 분노지수가 상승 하기 시작한다)
반란군의 기민한 움직임과 교활한 대처로 진압군의 모든 대오가 무너지고 홀로 남은 이태신은 죽음을 각오한 채 신념을 위한 무 모한 싸움에 나선다. 전두광을 필두로한 반란군과 일전을 벌이려 결연하게 출정하지만 반란군 측 지원병력과 육군 수뇌부의 외면 으로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다. 자신의 무대가 무장해제 되는 순간 그는 순교자가 가시밭길을 걷 듯 몸을 비틀거리며 바리케이트와 철조망을 힘겹게 넘
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걸고지켜왔던 그 가치와 신념
을 위해 순교자가 되어 피를 뿌리려 한다.
승리한자들은 환희에 휩싸이며 역겨운승리를 자축하고(특히 전두광이 화장실에서 참아왔던 웃음보를 터뜨리며 감정배설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화장실이란 공간을 어쩌면 인간의 내면의 추악한 감정을 배설하는 공간적 의미로 설정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막으려는자들은 반역자 또는 범죄자로 주객전도되어 극한의 고통으로 타협하지 않은 대가를 치르는 장면이 대비되 듯 나오며 극은막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사진속 인물들이막후스토리가 에필로그처럼 보여지기 시작한다. 국가권력을 강탈한 그들은 철저한 논공행상으로 반란의 전리품을 나눠가지고 그리고 가장 값 나가는 전리품은 전두광과 측근이자 친구인 노태광이 차지한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그들이 세상을 지배함으로써 언급하기도 싫을 정도의비극의 역사가 잉태된다. 그 짧았던 봄은 백일몽이 되고 더 춥고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암시하면서 비극의 서사는 종결된다. (엔딩곡으로 나오는 전선을 간다라는 군가가 마치 장송곡처럼 변주되어 나오면서 뒤틀려 버린 역사에 대한 비통함과 희생된자를 애도하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인간세상 인간본성 군조직에 대한 정치공학적 고찰
대중선동이론을 사회과학적으로 체계화 시킨나치정권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대중은여자와도 같아 누군가가
자신을 지배해 주길바란다는 어록이 유명하다.)
반란 성공 후 현직대통령을 끌어내리며 비로소권력에 정점에 서게된 전두환을 찬양하는 언론기사 구토가 나올정도로 역겨움과 동시에 앞서 언급한 괴벨스의 선동이론(언론은 권력이 연주하는 피아노가 되어야 한다)을 충실히 답습하는 느낌도 준다 (실제로 전두환의 측근인 문화공보부장관 허문도를 전두환의 괴벨스라고 불렀다.)
이작품을 보고 짧게나며 공감하고 깨달은 사실은 인간은 나약하고 그들의 목적의식에 의해만들어진 공동체 역시 영악함과 냉혹함을 가진누군가에게 쉽게 무너지고 강탈당할 수 밖에 없는 역사적 필연성은 반복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중의 이성과 지적수준은 끊이없이 진화하고 성숙해 져야 공통된 문 제의식 그리고 비판의식이 공유되어야 하고 교활한 이들의 선동에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그것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등 한시 한다면 또 한 번 대가를 치르는 시행착오는 반복된다. 어차피 인간이 만든 공동체 내에는 지배하고 싶은자 군림하고 싶 은자 자신이 세상의 중심되려는 나르시시스트는 존재한다. 그리고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는 자신들을 지배해줄 강력한 지도 자에게 의지하려는 문화 유전자가 있다고 한다.(영화 속 인간은 강력한 누군가가 지배해 주길 바란다는 전두광의 대사와 일맥상통하고 실제로 권력지향적인 인물은 인간의 그런한 본성을 교모 하게 이용한다) 특히 철저한 피라미드형 계급구조인 군대라는 공동체는 더욱 그러하다 진급이란 목적에 위해 미쳐버린이 그리고 민주화가 뿌리내리지 않은 불완전한 체제에서는 무력을 이용해 국가권력을 강탈해 신이되고 싶은이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 그런욕구가 군 외부로 확산되어 결국 국가라는 공통체를 무력으로 집어삼킨 사건이 영화의 소재인 12.12 사태다. 그리고 그런 악날한 반란행위를 방조한 우리가 치뤄야할 대가가 너무 가혹했다. 그 피를 뿌려 습득했던 교훈은 대중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깨어있는 이성과 철저한 민주적 시스템 으로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영화적 총평
당연히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영화는 본질적으로 잘 만든 작품이다. 실력파 감독과 여러명이 참여해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 각 요소에 배치된 실력파 배우들이 기술기반이 탄탄
한 기계장비를 구동시키는 느낌이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 역동성 있고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적재적소에 조합된 배경음악 그리고 몰입도 높은 영화적 구성과 특히 극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아 관객들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일 시적으로 망각하게 만들며 시종일관 긴장의 끊을 놓지않게 만든다. 단 극적재미를 위한 무리한 설정이 작위적이며 극의 균형을 좀 깨뜨린다는 느낌도 들고 주인공 정우성의 연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하게 만든다는 심각하지 않은 결점은 있었지만 작품성 완성도를 대중적 재미를 모두 잡은 작품이라고감히 말 할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