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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인사' 문화에 대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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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향친구 부친의 부음소식을 듣고 수유리에 있는 한일병원 장례식에 조문을 하고 돌아왔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시간이 19:30분 이었는데도 이미 고향의 초. 중학교 동창친구 약 20여명은 조문을 마치고 입구에 나와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친구들과 일일이 악수를 마친 뒤 곧 바로 친구 부친 영전 앞의 향로에 향을 꽂고 영전에 절하기 전 흰국화로 둘러싸인 영전사진을 올려다보니 수년전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 생각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했다.
국화의 꽃말은 ‘진실’ ‘애도’의 뜻이 있고, 흰색은 원래 無色으로서 모든 색의 바탕을 이루어며 모든 有色을 포용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모든 색을 다시 돌려주고 본래의 색 없는 색으로 돌아온다는 의미에서 마치 불가에서의 '色(존재)에 대비한 ‘공(空)’의 뜻이 담겨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정사진을 둘러싼 흰 국화는 고인의 영전사진을 향해 유가족들이 고인에 대하여 ‘진심으로 애도하며 명복을 빈다’는 설움을 함께 말없이 함께 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짧은 시간의 상념과 함께 영전에 재배를 마치고 친구인 상주에게 맞절을 하면서는 동향문화로 유교적 전통의 인사법인 ‘절 인사’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절이란 유교의 ‘인.의.예.지.신’중 '예'에 해당하는 인사법으로 우선 크게는 ‘죽은 자’에 대한 절과 ‘산 자’에 대한 절로 구별될 수 있고, 작게는 '큰절'과 '평절'과 '반절'로 나눌 때 큰 절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올리는 절이고, 맞절은 동년배나 나이가 비슷한 경우이고 반절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절에 대한 답배라 할 것이다.
현대의 인사법에는 말로만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와, 그냥 ‘인사말’과 함께 악수(shake hands)‘ 하는 법과, 고개만 까딱숙인 목례와, 45도로 머리를 숙여 말과 몸동작이 함께하는 인사법이 있다. 서양식의 악수 인사법은 영어로는 ‘hands shake’ 라 한다. 유래는 나는 당신에게 속임수의 무기를 손안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표시로 상대방에게 보여줌으로서 상대를 안심시키고자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고한다
그러나 동양문화에서 절은 절에서는 ‘오체투지’라고도 부른다. 절에서는 절을 하니까 절이라는 유머도 있지만 그럼, 절에서 절을 ‘오체투지’로 부를 때, 오체는 몸의 어느 부분이 오체로 또 어디에다 던진다는 것인가?
오체는 양쪽 팔의 손과 다리의 앞무릎과 머리(이마)들 땅에 던지는 즉, 대는 것을 말한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절하는 인사법에는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뜻을 포함함으로 '절 인사' 법의 생활하는 내가 항상 잘났다는 자만심을 경계하여 인간이 근본적으로 겸손해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절은 크게 보아 '죽은 자' 와 '산 자'에 대한 절로 구별할 수 있고, '산 자'인 윗 어른이나 부모님에 이나 동년배에 대하여 행하는 절은 다시 ‘큰절’이나 ‘평절’이나 ‘반절’로 구분되나 이는 분명 '산 자'에 대한 우상숭배가 아닌 것처럼, 항간 기독교에서 주장하듯 ' 죽은 자' 에 대한 절도'죽은 자'에 대한 우상숭배가 아니고, '죽은 자'에 대한 예절의 인사법인 것이다.
그러면 21세기 초스피드 시대에 '말로만 하는 인사'나 '말과 함께 행동이 함께'하는서양식으로 악수의 인사면 충분하지 왜 갑자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인간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불편한 바닥에 이마를 대며 절하는 구시대의 '절 인사법'을 시대에 맞지 않게 거론하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적 법과 제도의 영향을 받고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간이 책을 처음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책이 사람을 만들 듯, 사람들과의 인사를 나누는 방법의 관습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관습의 제도를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잘못 만들어진 제도나 관습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 즉, 영과 육의 결합체로 몸은 정신에 영향을 주고 정신 또한 몸에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형성되며 생활한다. 따라서 어떤 인사의 예(禮)의 법도에서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인사법하고, 말로만 하는 인사법과는 禮가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천양지차가 나게 된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인사법 중에서도 현대식 악수하는 인사법과 우리의 옛 '절 인사법과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원래 예절이란 인간이 동물과 다르게 고차원적인 정신문화를 서로 간 함께 향유하며 살 수 있도록 고안된 '도덕법'이다. 물론 이러한 예절의 관습이나 법도는 민족과 국가 그리고 종교마다 달리 발전해왔지만 인사예절의 법도에서는 꼭 현대식이 좋고 구시대의 인사방법이 나쁜 것도 아니며, 인사법이 쉽고 편리하여 좋은 것이고 약간 불편하다고 나쁜 것은 더욱 아니다.
내가 어렸을 적 만해도 추석이나 설날 그리고 제사지낼 때 말고도 집안에 나이 많으신 어른이 오시면 반드시 절을 올렸고, 결혼식에서 돌아와서는 부모님께 큰 절을 올렸다.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때에는 유교의 영향에 힘입어 선비들이나 평민이라도 외출시에는 의관을 갖추고 남의 집을 방문하여 손님과 마주할 때에는 의례 절로 인사를 하는 선비문화를 지켰다.
그런데 요즘은 아들이 군대갔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도 부모님께 절하지 않는다. 45도로 고개숙여 서서하는 하는 인사도 제대로 하는 경우가 드물다. 절은 설날이나 추석 때 차례지내는 경우나 집안에서 조상께 제사 올리는 때에 한한다.
그럼 현대인들의 직장에서의 직장동료와 동료, 부서 상관과 하급자와의 인사법도는 어떠해야 할까? 비록 시대의 변화에 맞게 옛날처럼 바닥에 엎드려 서로 절은 아니고 고개 숙이며 인사하더라도 상급 관리자는 ‘나는 당신의 직급과 직위는 상관이기 이전에 우리들은 똑같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며 절하는 겸손한 ’절 인사법‘ 제도의 정신은 계승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많은 현대 지식의 정보가 머릿속에 꽉 차있고, 종전 시대보다 더 많은 편리함과 안락을 누린다 하더라도, 사회적 인간이 충분한 인격이 형성되지 않아 인간관계가 점점 단절되거나 파괴되어 삶의 의미를 잃고 산다면 이는 분명 이는 아마 헛된 인생을 살다가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이 ‘절 인사’의 법도가 우리 사회에서 점점 사라질 뿐 아니라 ‘절 인사’의 ‘정신’마저 함께 사라지고 있어 아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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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맑은 눈 망울이 흐려지고 순수를 잃어 버린다.
고정 관념이 시멘트 처럼 굳어져 자기 생각만 옳다고 하고 남의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게 나이 먹은 위세를 하려고 뻔뻔해지고 창피를 모른다. "너희도 내 나이되봐" 라는 말을 쉽게 뱉으며 막무가내로 자기 입장만 내세운다.
(.....중략.....)
다시말해 남을 위해서 뭔가 봉사를 하기보다는 남에게 대우를 받고 혜택을 입으려는데 열정을 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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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65:2 아가페 쉬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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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후 4:16 현대인의 성경] | ||
[옮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