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번역서 > 목은집 > 목은시고 제28권 > 詩 > 이색(李穡)
여러 아들에게 보여 주다.
부모의 마음은 자식을 항상 사랑하나니 / 父母常懷愛子情
①부디 몸 다치지 말고 공경이 되었으면 / 願無災害到公卿
②겸겸자목의 뜻과 겸산괘의 의미를 새겨 / 謙謙自牧兼山卦
항상 속에 간직하고 좌우명으로 삼을지라 / 畫出須爲座右銘
③입을 세 겹 봉하고서 말조심했다는 사람이여 / 三緘其口愼言人
천년토록 전하는 얘기 지금도 그 뜻이 새롭고녀 / 千載流傳面目新
좌중에서 한마디라도 경솔히 내뱉지 말지어다 / 莫向座中輕一語
④추기와 영욕은 입술을 놀리는 데에 달려 있나니 / 樞機榮辱在搖脣
① 부디 …… 되었으면 : 자기의 총명함을 자랑하다가 중도에 몸을 상하는 일 없이 원만하게 처신하여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에 “자식 키우는 사람마다 총명하기를 바란다만, 나는 총명 때문에 일생을 그르친 사람이라. 바라건대 내 아이가 바보스럽고 어리숙하여, 하나도 다치지 않고 공경이 되었으면.[人皆養子望聰明 我被聰明誤一生 惟願孩兒愚且魯 無災無難到公卿]”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蘇東坡詩集 卷22 洗兒戲作》
② 겸겸자목(謙謙自牧)의 …… 새겨 : 겸손한 자세로 일관하며 자신의 분수를 넘지 말라는 말이다. 《주역》 겸괘(謙卦) 초육(初六) 상(象)에 “지극히 겸손한 군자는 자신을 낮추어 몸가짐을 단속한다.[謙謙君子 卑以自牧也]”는 말이 나온다. 겸산괘(兼山卦)는 곧 간괘(艮卦)인데, 그 상사(象辭)에 “산이 중첩된 것이 바로 간괘이니, 군자는 이 점괘를 보고서 자신의 분수를 넘지 않으려고 다짐한다.[兼山 艮 君子 以 思不出其位]”는 말이 나온다.
③ 입을 …… 사람이여 : 공자가 주(周)나라 태묘(太廟)에 들어갔다가 금인(金人)을 보았는데, 그의 입이 세 겹으로 봉해져 있었고, 그의 등에 또 “옛날에 말조심했던 사람이다. 이를 보고 경계하여 말을 많이 하지 말지어다. 말이 많으면 잘못되는 일이 많으니라.[古之愼言人也 戒之哉 無多言 多言多敗]”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한다. 《孔子家語 觀周》
④ 추기와 …… 있나니 : 《주역》 계사전 상(繫辭傳上)에 “언행은 군자의 자격 요건이다. 그 언행을 어떻게 발하느냐에 따라 영욕이 대체로 결정된다.[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는 말이 나온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