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약속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는데...
이친구들은 왜 방에 없는 것일까?
40여분간을 밖에서 기다리다가 포기하기로 했다.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아서 그냥 가려다가, 그녀에게 알려주기로 한 것이 생각나서 쪽지에 적었다.
다시 카운터로 갔고, 이번에는 다른 직원이 있다.
"Do you know, my friend?" 물으니,
일본인 친구 알고있다고...3층이라고...한다.
이 메모좀 전해달라고 하려는데, 이친구 대뜸 그런다.
"Follow me"
그러면서 계단을 걸어올라간다.
어라?
방에 없다는 걸 이친구가 모르나?
일단 앞장서서 가니, 따라 올라갔다.
301호의 벨을 누르니 잠시후 미키가 고개를 빼꼼히 내민다.
안에서는 까나에의 목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화가 난다.
아니, 방안에 있었으면서 왜 인터폰을 안받은거야?
그런데, 미키가 방에서 나오더니 옆방으로 가자며 날 옆방으로 인도한다.
자기방은 정리되어있다면서...
엥?
옆방에 가니...가지런히 정돈 된 미키의 방이다.
그럼, 뭐여???
이친구들...
방을 따로 썼나보다.
여자 둘이 오면서 방을 두 개 쓰다니!!!
그러면, 아까 빈 방으로 인터폰을 연결 해 본 것이고, 아무도 안받으니 나에게 나간 것 같다고 했나보다.
모든 오해가 풀리면서, 그간 했던 갖가지 엉뚱한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
찬은 어디론가 가 버렸고, 나와 이친구들 두명.
밥 뭐먹을래? 하니 옆에있는 빵집으로 가잔다.
베이컨샌드위치 런치세트로 80,000동짜리 시키니 음료도 나오고 뭐가 잔뜩 나온다.
함께 식사하고나면...
헤어져야만 한다.
아쉬운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에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짧은 영어때문에 식사하랴, 영어로 대화하랴...
정말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었다.
밖으로 지나던 찬을 이친구들이 발견하여 불렀고, 다시 네명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번 쓰나미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이라거나, 지인들에 대한 걱정.
독도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는데, 이들은 러시아와의 영토분쟁인 곳도 있다고 알려준다.
우리가 라오까이로 가는 차를 타야 할 시간이 되었고, 이들은 우리 숙소 앞에까지 와서 우리를 배웅 해 주었다.
그리고...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아쉬운 마음을 삼켜야만 했다.
우리가 탄 차는 쌩쌩 달려, 1시간도 안되어 라오까이에 도착했다.
밤에 기차타고 가다가 출출하면 먹으려고, 2일전 과일 샀던 집에 가서 망고 2Kg 70,000동에 손질 해 달라고 해서 샀다.
그리고...역을 등지고 왼쪽에 있는 com집에서 돼지, 닭, 절인야채 백반으로 20,000동 주고 먹었는데,
왠지 오늘 저녁은 별로 맛이 없다.
아마도 정든 친구들과 헤어져서 그런것이겠지...
역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웬 현지인이 내게 표를 쓱~ 보여주고 집어넣는데...
암표상인가보다.
암표상은 외국에도 있구나...생각하니 괜히 웃긴다.
기차시간이 되었고, 기차에 올라보니...이번에는 6인실이다.
이번에는 누가 우리의 룸메이트가 될까?
궁금해 하는데...
웬 사람들이 들어와 앉았다.
앉은 자세가...남의자리에 앉은듯 불안해 보인다.
"Is this yours?"물으니, 아니란다.
내보내고 나니 또 다른사람 들어와서 앉으려 하고...우리가 내쫓고...
이번에는 역무원이 와서 2층에 누웠고, 더이상 다른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했다.
기차는 출발하였고, 담배냄새가 올라온다.
승무원에게 말하니 그가 큰소리로 밖을향해 소치쳤다.
아마도 "담배피우지 마라" 그런 것 같은데, 그 이후로 담배냄새 더이상 나지 않았다.
밖에는 입석손님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2층에는 역무원이 누워서 누구랑 통화하고 있고...
다음역에서 우리의 룸메이트가 탔다.
아저씨 세명과 아줌마 한명, 그리고 6살정도 된 아들이 하나 들어온다.
베트남 사람인 것 같은데...
찬과 내가 1층이고, 이들은 2,3층이다.
아이를 데리고 올라갔고, 우리는 잘 준비를 하는데, 이사람들 한참을 시끄럽게 떠들며 논다.
그러더니...
카드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구경하고, 아주머니까지 4명이서 너무 재미있게 노시는데...
우리는 큰일이다.
잠을 자야하는데...노름하느라 시끄럽고...
가끔씩...카드를 쏟아서 내려와 주워가기도 한다.
한 30분쯤 괴로워하다가
"이렇게 가다가는 밤새 한숨도 못잘 수 있겠다."생각이 들었고,
찬과 의논했다.
"차라리 자리를 바꾸자고 하자."
의견을 모았고, 이들에게 이야기 하니 매우 고마워하며 바꾼다.
이들은 1층의 테이블에서 노름을 즐겼으니 얼마나 더 재미 있었겠는가.
차라리 아래에서 떠들고 내가 위에 있으니 편하다.
난 자리에 누운 것까지 기억나고, 눈을 떠보니 기차는 서있다.
밤새 놀것처럼 그러던 사람들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채비를 하였고, 물어보니 여기가 하노이역이란다.
찬에게 물어보니 이들도 자정쯤 철수하고 잤단다.
우리의 짐 내리는 것도 다 거들어주고, 어제의 아픈기억은 잊었는지 환한 웃음으로 헤어졌다.
기차역에서부터 호안끼엠호수까지...걸어서 이동하였다.
새벽시간이라 덥지도 않고, 교통량도 많이 않았기에, 걷기에 좋았다.
호안끼엠까지 50분 걸렸고, 다시 롱비엔역으로 걸어서 이동.
신문 보급소인 것 같은데...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활기가 느껴진다.
반미 파는 행상 보이길래, 얼른 반미도 하나 먹어주고...(20,000동)
토마토를 좋아하는 찬은 토마토를 만동어치 사먹었고,
옥수수 좋아하는 구이오돈은, 찐옥수수가 5,000동이길래 하나 사먹었는데, 찰옥수수다.
버스타는곳은...호안끼엠쪽 블럭에서 길 한번만 건너면 되고, 버스위치가 표시되어있다.
17번 버스가 왔는데, 이곳이 종점이라서 빈차다.
에어컨도 나오는 한국의 시내버스로 쓰던 버스이다.
(날이 흐려서인지, 구리오돈의 실력이 없는건지...사진상태가 이래서...양해 해 주시길 바라며..)
사파만 Mist 상태가 아니었나보다.
그래도 우산 쓴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우산이 필요 없는가 보다.
잠시후 차장이 와서 5,000동짜리 표를 구입하고..
(위 사진은 집에와서 스캔 함 것임.)
돈을 냈다는 증거로 이런 표를 주는데, 살짝 찢어서 표시 해준다.
시내에서 멀어질수록 오토바이는 줄어들고 차량의 비율이 높아진다.
아침시간이라 학생들이 많이 탔고...
이상하게도...
학생들이 버스에 타면 두리번두리번 누군가를 찾다가 나에게로 와서는...
명함크기만한것을 보여주고 간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가면서 계속 학생들이 탔고, 탈때마다 나에게 다가온다.
왜일까...
내가 허리에 차고있는 벨트쌕을 본 현지인들이...
나를 차장으로 착각하였고, 그들의 월정기승차권을 나에게 확인시켜 주었나보다.
허걱!!!
버스는 한시간 10분만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현재시간 07시정각.
이렇게 안개가 심한데, 비행기는 뜰까?
오늘 저녁에 방콕에서 쳐놓은 번개때문에 꼭 가야할텐데...
일단 공항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1층에는 철조망으로 되어있어 갈수가 없다.
한 번 와 봤다고 찬이 앞장서서 걷기 시작한다.
오렌지색 캐리어를 끌고가는 찬이 가는 저 고가도로를 따라서 걸어가면
공항 2층으로 연결되니, 철조망 뛰어넘지 마시길...
공항으로 들어서니...
엄청 복잡하다.
아침 이른시간이라 한산할 줄 알았는데...
줄이 길어서 끝을 찾기 힘든 그 줄을 찾아가서 기다리는 찬.
구리오돈은 비지니스 카펫이 안깔려있고, 오직 젊은아가씨 한명만 서있는 짧은 줄에 가서 섰는데...
내 차례가 되니 비행기표부터 보여주었고,
"여기는 비지니스전용인데, 이번 한번만 해주겠다고..."하는 직원언니에게
"There is my friend."라며, 찬까지 불러서 함께 수속하였다.(Lucky 구리오돈)
출국수속을 하고, 보안검색을 하는데...내 가방차례에서 삐~~~ 울었다.
가방을 열어보이니...물총이 문제였다.
이게 뭐냐길래, "Water gun."이라고 했는데,
한참을 살펴보더니 가지고 탈 수 없다고...
쏭끄란을 위해 일주일간 좁은 배낭안에 잘 넣어다닌게 아깝지만,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이 아저씨가 자기 아들 주려고 꾸민 자작극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산 장난감이니...욕심이 날만도 하지.
그래도 그렇지...플라스틱으로 된 파이프형 물총이 빼앗길수도 있다는 게 신기했다.
07시 30분이 되었고, 닫혀있던 면세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런데...아무리 다녀봐도 사고싶은 게 없다.
시내보다 가격도 비싸고 그렇다고 품질이 월등한 것도 안보이기에...
...
시간이 되어 비행기를 탔고.
내 옆에는 아까 비행기표 받을 때 내 앞에 섰던 젊은아가씨다.
워낙 샤프하게 생겨서...
혹시 한국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고, 찬과 나의 대화를 다 알아들으면 곤란하기에...
국적을 물었다.
베트남인이란다.
오호~~~
여태 본 베트남인중에 가장 예쁘다.
우리나라에서 연예인 해도 될 정도로 예쁜 아가씨 옆에 앉아서 가게 되다니...
하롱베이와 사파 갔던 이야기 해 주니, 본인은 하노이사람인데도 하롱베이 못가봤다고...
사파에서 개고기 봤는데, 베트남사람 개고기 먹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아마도 사파의 소수민족중 특이한 식성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먹나보다고...
한번도 개고기 먹는 거 본적도 없고, 들은적도 없다고 부인한다.
짧은시간이라 기내식을 줄지 궁금하여, 스튜어디스에게 "Food?"물으니,
고개를 가로젓고는 가버렸다.
그러더니 기내식을 주기 시작한다.
역시 내 영어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11시 20분 드디어 방콕공항에 도착하였고, 베트남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칠까 한다.
첫댓글 완전 재밌네요 후훗^^
베트남편이 끝나서 아쉽네요. 이제 태국이야기만 남았습니다.
반미 많이 드시는듯..빵이름이 반미인가요? 바게트빵샌드위치처럼 생겼는데..
프랑스 식민지 영향 으로 와인이랑 바게트 가 많이 발달 된듯. 반미에는 쌀가루가 첨가 된다던데 따땃할때는 맛납니다...ㅋ
반미가...저 샌드위치의 베트남 이름이랍니다.
바께뜨빵만 먹어도 맛있어요.
겉은 바삭하고...
오죽하면...한국 올 때 바께뜨빵 10개도 넘게 사왔습니다.
냉동실에 아껴두고 먹고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