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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17회 비행
오늘은 장거리 원정 비행 가기로 한 날이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날 아침에 눈뜨자 마자 제일 먼저 창밖을 보며 비가 오는지 살피 던 마음으로
며칠 전 부터 살피던 동네예보와 윈드구루로 전주 경각산 바람 방향을 재차 확인 해 보니 북서풍이고 초속 2~3m/sec 정도로 적당하다. 바람 방향은 맞으니 최소한 쫄이라도 비행은 하고 오겠구나 생각했다.
먼길 가야 하기에 평소 보다 한시간 일찍 모이기로 해서 8시 반전에 신천동에 도착해 보니 모처럼의 원정비행 인데도 생각 보다
참석 인원이 적다.
오늘의 참석자는 자천 부회장님, 교택교관, 재덕형님, 태만형님, 상수형님, 성언과 짝지님, 나, 병철씨 이상 9명이다.
고문님은 산악회 가시고 용석이는 일때문에 참석 못해 성언이 가져온 차량에는 사람들 타고 재덕형님 트럭에 기체를 싣고 전주 경각산으로 출발했다.
주말 단풍 놀이객들로 인해 88고속도로 증체가 좀 있어서 예상 보다 더 걸려 3시간 조금 넘게 걸려 나비양이 안내하는 대로 착륙장근처에 도착해 보니 마침 전주시장배 패러글라이딩 대회가 열린다고 하더니 4~500미터 떨어진 착륙장에 글라이더들이 정밀 착륙 찍기가 한창이다.
대충 착륙장 주변 상황을 살펴보니 착륙장은 논보다 조금 높은 구릉 같은 묵밭을 이용하는 듯 한데 주변에 송전철탑도 있고 키높은 전신주들이 매우 많다. 상당히 신경이 써일 거 같은데도 현지팀들은 자주 해서 그런지 능숙하게 잘 내린다.
자천부회장님 일관계로 아시는 전주 하늘나기 클럽 회장님의 배려로 클럽사무실인 컨테이너 옆 태실 마당이란 곳에서 오리 주물럭으로 식사를 배부르게 하고 나오니 시간이 1시 20분경이다.
이젠 기상이 좀 좋아 졌는지 이륙장에서 고개를 넘어 경각산쪽으로 건너 뛴 글라이더도 몇대 보인다.
경각산 비행 조건이 음달산과 비슷하다 한다. 낮은 고도의 이륙장에서 이륙, 고도 확보 한 후에 고개 넘어 큰산에 붙어야 한다는거....
예의상 몇명은 대회 참가 접수를 하고 착륙장 상태 확인을 위해 착륙장에 들렀다.
점심 먹기 전에 멀리서 살펴 보긴 했었지만 직접 가보니 역시 착륙장 조건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관계자로 부터 착륙장과 이륙장 그리고 비행에 대해서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이륙장으로 올라 갔다.
대회가 있어서 그런지 이륙장 바로 옆까지 차가 올라 갈 수 있어서 차에서 기체를 내려 조금 걸어 가니 바로 이륙장이다.
이륙장 높이는 390m 정도로 나지막 하지만 좌측으로 구이 저수지와 모악산이 보이고 정면으로 전주시내, 우측으로 골을 넘어 경각산이 조망되는 경치는 꽤 괜찮은 곳이다.
착륙장만 봤을 때 솔직히 서글펐던 마음이 이륙장에 올라와 보니 싹~ 바뀌게 된다.
대회 운영요원으로 대회 진행 중 이시던 하늘나기 회장님의 비행 브리핑을 다시 한번 들었다.
여기 활공장에서는 이륙해서 고도 확보 한 후 우측 고개쪽에 고압송전철탑을 넘어서 우측 660미터 경각산에 붙여야만 제대로 재밋는 비행을 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최소 460m 이상은 고도를 가지고 고개를 건너 뛰어야 경각산에 붙이기 쉽다 한다.
하늘나기 회장님과 같이 단체사진도 찍고 타켓 마감시간이 오후 3시라 선수등록한 몇분들 서둘러 먼저 이륙 준비를 했다.
더미로 자천 부회장님 이륙, 곧바로 교택교관 이륙
서너번의 이륙장 앞 릿지로 고도를 높이고 우측으로 사라지더니 고개를 건너 뛰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선수 등록한 상수형님 까지 먼저 이륙하고 과하게 먹은 점심으로 인한 비행차질을 우려해서 발라스트 무게를 좀 줄이고 오니
재덕형님 태만형님은 이륙하고 병철 총무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제 대회도 마감되었고 찍기 끝낸 자유비행자들이 이륙 하려고 줄을 서서 대기 중인데 나도 서둘러 이륙 준비해서 대기줄에
섰다.
이륙장 폭이 넓어 두대 정도가 동시에 이륙이 가능한데 좌측에서 이륙 준비 하던 병철씨
평소 이륙잘하는 모습과 다르게 몇번이나 이륙실패를 한다.
미묘한 차이지만 바람이 우측면에서 불어 오기 때문에 우측이 더 수훨하게 이륙이 된다 하더니 그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병철씨 성언이랑 같이 기체 추스리는 동안 난 우측줄에 대기 하고 있다가 이륙
이륙하자 마자 우측으로 붙이니 바리오가 울기 시작.
턴하여 이륙장을 밟을 때는 이미 이륙장 보다 30미터 이상 높은 고도다.
좌측으로 붙여 고도를 조금 더 올리니 금방 고개를 건너 뛸 수 있는 목표 고도인 460을 넘긴다.
오늘도 역시 에보의 상승력에 감탄하면서 고도를 안전하게 좀 더 높여서 갈까 하다가 우측편에서 다른 기체 들 열 잡는 것을 보니 지금 고도로 넘어가도 충분히 될 거 같아 밀어 부쳤다.
배풍 인데다가 약한 열도 있고 해서 별로 침하 되지 않고 넘어 간다.
가면서 보니 바로 앞 쪽 하방에 상수형님이 나보다 먼저 넘어 가서 열심히 비비고 있다.
고래의 등에 난 뿔 같이 생겼다 해서 경각산이라 한다는데 첫번째 고래뿔쪽 북서사면에 북서풍에 밀려온 열이 감지 된다.
서클링으로 고도 높이고 있으려니 먼저 가서 고도 높였던 교택교관이 뿔같은 첫번째 봉우리 위로만 올라서면 북서풍이라서 능선따라 쭉 올라 오면 상승이 잘 된다 한다.
중요한 정보다.
경각산 정상을 보고 릿지를 따라 진행하니 업무 차 헬기를 타고 산을 넘어 갈때 처럼 고도가 서서히 사면을 따라 올라 간다.
무동력인데도 동력인것 처럼 능선과 일정높이 차이로 능선을 따라 올라 가는게 무척 신기하고도 색다른 경험이다.
경각산 정상에 세워진 송신안테나탑과 산불초소 부근에서 모아져서 밀려온 열을 잡고 정상보다 위로 고도를 올렸다.
고도가 낮을 때 힘들지 어느 정도 고도를 올리고 나서는 수훨하고 안정적이다.
고도 좀 떨어지면 릿지로 다시 올리고 바람 약할때는 열을 잡아 고도 높이기도 하고 이렇게 비행을 즐기고 있다 보니
이제 다 넘어 왔는데 늦게 이륙한 병철씨만 넘어 오면 된다.
언제 넘어 오나 살펴 보니 넘어 오긴 했는데 고도가 너무 낮다.
저러다 오랜만에 나온 병철씨 혼자만 낙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걱정과 달리 조금씩 조금씩 고도 올리더니 결국
능선위로 올라 선다. 완전 인간승리다.
나중에 물어 보니 상수형님까지 다 넘어 갔는데 혼자 낙 되면 쪽팔릴거 같아서 이 악물고 버텼다 한다.
그 마음 충분히 공감 한다. 나도 그느낌 잘 아니깐~~~
어제 대암산에서의 첫 비행 때 그랬었다.
무거운 기체 타는 정두형님까지 다들 재밋게 릿지타는데 혼자만 낙될 거 같아서 하나 걸린 열을 얼마나 잡고 돌렸었던지....
태만형님이 우측 능선 멀리 까지 갔다가 오면서 자천 형님보고 들어 오라 하는데 자천 형님 출발 하는 거 보고 나도 따라 나섰다가
태만형님 되돌아 오는 것을 보니 정풍받고 오느라 속도도 느린데다가 고도 낮은 봉우리에서 더 높은 경각산으로 오는 것이라서 자칫 와류영향도 받을 수도 있고 굳이 무리해서 갈필요도 없을 거 같아 가다가 되돌아 왔다.
자천 부회장님은 갔다가 고생하고 빠져 나왔다 한다.
한참을 놀다 보니 낮은 구름이 머리 위로 지나가는데 교택교관이 구름 지나가는 밑으로 들어 가면 구름이 땡기니깐 한번씩 경험해 보라 하길래 구름 밀려 오는 방향을 생각해서 진입해 들어 가보니 정말 구름이 당긴다.
빨려 올라 가듯 올라가는 느낌이 이제까지 여러번 느낀 경험과는 또 색다르다.
자천부회장님이랑 비슷한 고도로 같은 방향으로 회전 하면서 사진찍기 놀이도 재밋었다.
다만 동영상을 찍었어야 하는데 사진을 찍는 바람에 찍은 사진 마다 한템포 느려 제대로 나온 사진이 한장도 없어 미안했다.
오늘은 처음 오는 활공장에서 이제까지 비행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아서 좋았다.
오후 4시 넘어 가자 비행 못한 사람들, 먼저 착륙한 사람들
하늘만 쳐다보면서 내려오길 기다리는것도 있고 다들 한시간, 한시간 반이상 비행 했고 먼길 올라 가야 하기에 착륙 들어 가자
하고 앞쪽으로 뺐다.
혹시나 몰라 고도 높을 때 이륙장 쪽으로 해서 송전철탑을 다시 넘어 갔고 고도가 너무 많이 남아 유유자적 고도 까면서 착륙장
부근의 전신주를 살폈다.
고도 높을 때는 전신주가 잘 보이지 않는다.
착륙하는 현지팀 기체들 진행방향을 살펴 전신주 있는 곳을 가늠하면서 착륙 경로를 머릿속에 그려 보았는데 고도 낮아지자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인다.
전신주 피해 최종 고도 정리 후 무사히 착륙장에 두발 착지
멀리 원정 비행 와서 대접 잘 받고 회원들 모두 재밋고 안전하게 비행 잘 했다.
대구로 출발하기 전에 하늘나기 회장님을 만나 간단하게 금일봉으로 감사의 뜻을 전달하고 대구에 한번 놀라 오라 인사하고
출발했다.
올라 오는 길도 차가 좀 막혀 9시 넘어 대구에 도착했고 해단식 겸 구 세븐 자리 삼겹살 집으로 이동해서 뒷풀이.
1차 마치고 일부 헤어지고 고문님, 교택교관, 자천 부회장님 나 네명 남았는데 술도 안마시는 놈이 2차까지 따라 갔다가 집에 들어가니 다음 날 일찍이다.
ㅜ.ㅜ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217회
2. 일자 : 2013년 10월 13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Gin Sprint EVO S size
- Edel Confidence M size 16회
- Edel Live S size 106회
- Gin Bolero Plus M size 7회
- Gin Zulu M size 1회
- Gin Beetle 41 1회
- Gin Sprint EVO S size 86회
4. 기상
- 평균풍속(최대풍속) 및 풍향 : Avg 2.8m.sec(Max 4.5m/sec), 북서/서~북서
- 기온 및 습도 : 22도, 습도 62%
5. 이륙장, 및 고도 : 전주 경각산 이륙장, 약 390m(아센 755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전주 경각산 착륙장(전북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 빈밭) 74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13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946m(이륙장 대비 556m 상승)
7-2. 최고속도 : 55.1km/h
7-3. 최대상승 : 2.01m/sec
7-4. 최대하강 : -1.7m/sec
8. 비행시간 : 1시간 29분 29초(총누계 비행시간 : 86시간 31분 21초)
8-1. 이륙시간 : 14시 56분 09초
8-2. 착륙시간 : 16시 25분 38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40.50km
9-2. 직선거리 : 1.43km
10. 특기사항
멀리 보이는 390미터 높이의 이륙장과 주변의 전신주, 송전탑
착륙장 조건은 그리 녹녹치 않아 보인다.
찍기 대회라서 착륙 진입 중인 기체 들
하늘나기 회장님의 배려로 점심 먹었던 태실마당
전라도 음식이 이렇게 맵고 짜운줄은 처음 알았다는...
점심 먹고 나와 보니 우측 이륙장에서 고개를 건너 뛰어 좌측 경각산 사면에서 비행중인 기체들이
몇대 보인다. 오전 보다는 열이 좀 있겠구나 싶었다.
착륙장과 우측 이륙장의 모습
전주에는 비행클럽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듯 하다.
클럽마다 사무실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마치 스키장 입구에 스키샾 늘어선것 같다.
대구에 비해서 지원이 많은 건가?? 솔직히 이런 점들은 부러웠다.
대회 접수 창구
재덕형님 차에 기체와 사람 모아 타고 이륙장으로 향했다.
이륙장 바로 옆까지 차가 올라가서 수훨하게 이륙장에 접근
밑에서 부터 차량 통제를 할때는 한참을 기체 메고 걸어올라야만 한단다.
좌측에 구이 저수지와 좌측 멀리 보이는 산이 전주의 팔공산이라는 모악산
그리고 정면에 보이는 전주시내
경치와 전망은 매우 좋았다.
서글퍼 보이는 착륙장과는 달리 이륙장은 훌륭하다.
기념 사진 촬영
하늘나기 이광호 회장님과 함께 기념샷
회장님 말고도 많은 분들이 멀리서 왔다고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참 고마운 정을 느꼈었던 경각산 원정 비행
기체 두대 정도 동시에 이륙이 가능한 활주로 폭
이륙장에 오른 시간이 2시 반 정도라 3시에 타켓 마감이라 해서 선수 등록한 몇분들이 먼저 이륙
경각산으로 건너와서 고도 높이고 나서 한컷...
먼저 건너와서 기다리고 있던 교택교관과 자천부회장님
고래등의 뿔같이 생겼다 해서 경각산이라는데
삐죽 쏟아 있는 저 봉우리를 올라서서 능선에 붙이면 쭈욱 쭉 고도가 올라 간다.
자천 부회장님 뒤로 경각산의 송신탑, 산불초소가 보인다.
어렵게 어렵게 경각산 정상을 밟은 병철씨... 완전 이날의 인간승리다.
어제 너무 무리 하셨었나?
일찍 착륙 들어 가시는 재덕형님
자천 형님이랑 사진 찍기 놀이 했는데
실패한 사진
이륙장과 이륙장 옆 주차장
아직까지 깔려 있는 착륙장의 타켓판
고도가 높아서 전신주가 잘 보이지 않는다.
먼저 진입하는 글라이더의 방향을 보고 전신주가 어디쯤에 없는지를 대충 가늠해 본다.
석양이 비치는 잔잔한 구이 저수지
멋진 풍광이다.
제 217회 비행 트렉로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