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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與 대권주자 3色 반응(0) | 2005-08-01 오전 12:34:24 |
노 대통령의 ‘대연정 발언’으로 인해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간 수많은 억측을 낳게 했던 노 대통령의 연정 제의가 결국은 한나라당 중심의 대연정을 의미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한 방 먹은 표정(?)들입니다. 야당은 약속이나 한 듯이 노대통령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기는 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제안을 정략적 발상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노 대통령의 연이은 연정 제의로 인해 점점 자신들이 지역주의에 안주하려는 수구 정당으로 내몰리는 듯한 모양새에 내심 적지 않게 당혹스런 표정입니다. 꼬마정당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그래도 우리당의 구애 대상은 우리(민주당)라고 생각했던 것’이 순전히 착각이었음이 드러나자 한나라당 못지않게 당황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번 제안으로 가장 놀랐을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여당內 예비 대권 주자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여당내에서 자천타천으로 대권주자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김근태 복지부장관, 정동영 통일부장관, 천정배 법무부 장관 등이 있죠. 그래서 오늘은노 대통령의 대연정 발언 이후 이들 세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를 직간접적으로 취재해본 결과를 소개할까 합니다. 노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에 대한 소신을 밝힌 자리는 지난 22일(금) 여당 수뇌부의 정례모임인12인 회의에서입니다. 노 대통령는 이 자리에서 25일(월) 오후 또는 늦어도 화요일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연정관련 생각을 ‘당원동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띄우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노 대통령이 밝힌 편지의 요지는 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 중심의 연정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이를 한나라당이 받아들일 경우 한나라당에 총리지명권 등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내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GT반응 믿을만한 소식통에 따르면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김근태 장관은회의가 끝난 이후 측근에게 노 대통령의 말을 듣는 순간‘심장이 터질 것처럼 깝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재야 출신 김근태 장관(GT)으로서는 수구정당인 한나라당과의 연대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겠죠.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 때처럼 노 대통령과 계급장 때고 논쟁하고 싶었을 겁니다. 이런 분위기는 그의 측근들에게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386 운동권 출신이며 GT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노 대통령의 서신이 공개된 직후(28일) 기자에게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대통령의 의도와 진정성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나보고 선택하라고 하면 그래도 나는 ‘개혁 연대’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선택한 노 대통령에게 불만이 잔뜩 묻어다는 발언이었습니다. 4.3 전당대회에서 재야파를 대표했던 장영달 의원과도 그날 통화를 했는데 장 의원조차 “대통령이 지역구도를 타파하려는 진정성을 이해한다”고는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찜찜함이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DY 반응 정동영 장관은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의에 대해 일체 함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6자 회담이라고 하는 중차대한 일을 맡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국내 정치문제에는쉽게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운 듯 보입니다. 다만 정 장관도 12인 회의에서 노대통령의 발언을 듣고크게 놀라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다른 참석자들에 의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대권경쟁이 부질없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당연한 반응이겠죠. 하지만 이후 그와 그의 진영이 보여준 반응은 GT쪽과 사뭇 달랐습니다 .정장관의 의중을 가장 잘 꿰뚫고 있다는 평을 듣는 한 측근은 노대통령의 서신 공개 직후 저와의 통화에서“정치권이 노 대통령의 발언중 ‘한나라당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부분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우리가 보기에는 한나라당에게 권력 이양하겠다는 것이 이번 발언의 본뜻이 아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선거구제 개편 등 노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하겠다 데 초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에 방점을 찍어서 읽어야 하는데 ‘권력이양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따라서 ‘경거망동’식 반응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바로 다음날인 29일 청와대 기자실을 불쑥 찾아와서 자신의 대연정 제의에 대한 보충설명을 했죠. 바로 그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연정, 대연정 하니까 대연정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 제가 원하는 것은 대연정보다는 선거제도 개혁”이라며 “선거제도 개혁을 아무리 하려고 해도 안 되니까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꼭 이 선거제도는 좀 고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DY측은 이미 하루전날 이런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셈이죠. 이 때문일까요.이강래 민병두 전병헌 등 `DY'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통령의 고뇌 어린 제안에 동감한다'면서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기득권을 흔쾌히 포기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속내야 어떻든 대통령과 보조를 맞춘 행동입니다. JB 반응 또 다른 12인회의 멤버이자 대권 후보인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의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검찰의 안기부 X파일 수사를 앞두고 있다보니 법무장관으로서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를 보이기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천 장관은 지난 22일 12인 회의에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노 대통령도 그날 회의에서 25일 서신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X파일 사건 때문에 하지 못하다가 28일에야 공개했죠.천 장관은 이 기간 동안 X파일 수사 문제로 골머리를 싸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천 장관의 한 측근은 28일 통화에서 '(천장관이) 오후에 노 대통령의 연정 관련 뉴스를 듣고 나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평소 천 장관의 정치적 신념으로 볼 때 노 대통령의 대연정 발언에 별 다른 거부감이 없었을 걸로 사료됩니다. 호남 출신이다보니 지역감정 극복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탁 까놓고 말하지 못해서 그렇지기회만 주어진다면 노 대통령 못지않은 파격적 발언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의사로 보면 중환자(X파일 사건)에게 정교한 외과수술을 해야 할 입장입니다. 손끝 하나 삐끗했다가는 어떤 큰일(?)이 날지 모르죠. 암튼 당분간 천 장관은 연정 문제보다는 X파일에 파묻혀 지내야할 겁니다. 총론 GT계-재야 민주화 운동 출신답게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하겠다는 일이니까 따라는 가겠지만 내심 불만이 가득한 표정입니다. 계급장 때고 논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반대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DY계-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GT측이 ‘한나라당중심의 대연정’을 문제 삼을 때 DY측은 노 대통령의 발언의 본뜻은 ‘권력이양’이 아니라 ‘선거구제 개편’이라고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연정 제의에 적극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JB계-당분간 X파일 수사 조율에 전력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다른 정치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실제로 JB는 주변 측근에게 조차 대연정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GT-‘겉은 수용 내심은 불만’ DY- ‘적극 수용 자세’ JB-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입장(有口無言)이라고 할 수 있게죠. 노 대통령의 대연정에 대한 세 사람의 입장 차이는 어쩌면 아주 작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에선 항상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정치적 변화로 연결되곤 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앞으로 세 사람의 행보에 정치권 안팎에서 더욱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