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의 다큐 영화 <모래가 흐르는 강>
동명
본의 아니게 영화감독이 된 스님이 있다. 천성산 도룡뇽의 생존권을 대변했던 바로 그 지율스님이다. 이번에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 지킴이가 되어 나타났다.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그가 내성천 지킴이가 되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런데 영화감독이 되었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

2009년부터 지율스님은 4대강 공사현장을 찾아다니며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현장을 기록하고 사진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고발해왔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지쳐 포기하려 했지만, 정부가 지천(支川) 공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길을 나섰다. 강을 관찰하면서, 지천이 건강하면 본류인 강도 차츰 건강해질 수 있지만, 지천마저 파괴되면 강은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스님은 내성천 강가에 텐트를 치고 강의 창자가 발기발기 찢겨지고 냉정하게 봉합되는 모습을 눈물로 지켜보아야 했으며, 아름다운 내성천의 모래톱이 사라지고 산에서 퍼온 자갈들로 채워지는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눈을 세상의 눈과 연결해줄 카메라의 눈을 빌려 저장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다큐멘터리 영화 「모래가 흐르는 강」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4대강 사업인가? 4대강 사업으로 충족되는 것은 그저 우리의 욕심일 뿐이다. 인류의 미래고 뭐고 우선 잘먹고 잘살게 해준다는데, 돈 많이 벌게 해준다는데, 이런 욕심을 위해 우리는 우리의 몸이 썩어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지율스님은 공사로 인해 지천 강바닥 수위가 낮아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강바닥이 2m 깊어지면 물이 나오지 않게 된다. 내성천 인근 주민들은 이미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생수를 공급받아 마시고 있다. 이쯤 되면 생수 장사 잘되어 좋지 않느냐고 말할 이는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보자. 우리의 몸이 국토라면, 강은 곧 창자이다. 지율스님의 말대로 “강을 보고 만지고 교감하는 순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