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2, 지옥에도 웃음꽃이 피었네./ 남 백
지옥,
그 아비규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그 혼란 속
통곡소리 울부짖음에 죄업의 과보를 받는 존재들을 봅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지옥에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염라국에서 호송 줄에 묶여온 무더기 죄수들 중에
지구별 대한민국 경상도 촌놈 하나가 호송 줄에 묶여 들어왔어.
덩치도 키도 별 볼일 없는
그런 초라한 놈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특이한 놈이 하나가 들어왔지.
좀 웃기는 놈 이었지 아마...
모두가 죽을상이요,
눈알 틔어 나오는 그 아픔 중에도
그놈만은 헤헤헤 웃고만 있는 거야. 헤헤헤
무쇠 채찍을 맞으면서도 그냥 웃는 거야. 헤헤헤
지옥 불에 지지면서도 헤헤헤
그저 실신 한 놈 마냥 웃는 거야.. 헤헤헤
칼날에 베이고 피가 나는 중에도 헤헤헤
지옥살이를 하면서도 마냥 웃기만 하는 거야. 헤헤헤
그놈 참 웃기지. 헤헤헤
모자라서 저런 거야, 헤헤헤
실신해서 저런 거야. 헤헤헤
모두들 그렇게 지옥에서도 은근히 측은해 하는 거야.
모두들 혀를 차며 안됐다고 난리들이야. 헤헤헤
저들의 처지도 잊은 듯이 헤헤헤
그러면서 저들도 그놈 마냥 웃는 거야. 헤헤헤
지옥 생활 중에 웃는 일이 생긴 거야 그놈 때문에. 헤헤헤
저놈 들어오고는 생각만 해도 웃기는 거야. 헤헤헤
주리를 틀리면서도 웃는 거야. 헤헤헤
머리채를 쥐어뜯기면서도 웃는 거야. 헤헤헤
그런데 요즘
지옥에 이상한 일이 생겨나고 있었어.
아무도 짐작조차 하지 못했어.
아간지옥 깊은 옹벽 그 지붕이
조금씩 녹아 허물어지고 있었어.
천길 지옥 땅속으로 햇빛이 들기 시작했어.
아비규환 지옥에
죄인들의 얼굴에 하나 둘 생기가 돌기 시작했어.
그들도 하나 둘 희죽 희죽 웃기도 하였어.
마치 그놈 바보를 닮아가듯이. 헤헤헤
모두가 그렇게 변해 갔었어. 헤헤헤
그놈 때문이었어.
염라국이 큰 일이 벌어졌어.
상제도 뭔 일인지를 알아보려 특사를 파견하였어.
지옥 사령이 분주히 그 사유를 알아보았지만 알 수 없었어.
그놈 때문이었어.
그놈을 불러다가 취조를 했어.
그래도 헤헤헤 웃고 있는 그놈. 헤헤헤
입을 열었어.
나는 이런 지옥이 싫어. 헤헤헤
웃음 없는 지옥 생활은 너무 싫어 라며 말하는 거야.
그래서 웃는 거야, 헤헤헤
웃음 천국이 되는 날까지 그때까지 웃을 거야. 라며.. 말했지.
참으로 웃기지.
지옥에서 웃는 놈은 첨이었어. 헤헤헤
그놈이 해 냈어.
웃음 천국 그 한마디에
하늘에서 무량 광명은 사정없이 내렸어.
무간지옥 그 땅속 모든 어둠을 깨우며..
아침 햇살이 대해의 물결 되어 비춰들고 있었어.
상천으로 가는 향기 바람을 타고서...
존재들 저마다 고맙다며 손을 흔들며 해탈의 길을 오르네.
[약 일주일을 같은 꿈을 꾸며
내 지은 죄과를 통감하며 해원으로 되갚으며
스스로 피 흘리며 아파하고 괴로움에 떨기도 하면서..
꿈 속, 그 지옥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주변과 인연들, 모든 존재들과 어울리며 웃음 웃기를 서원 하면서
지옥을 구경하기도 하며 빛이 없는 무간지옥에
한 가닥 선심으로 해원 하는 손길을 따라 그려봅니다. _()()()_]
이 인연공덕으로 모두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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