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생애와 퇴계 유적지 풍수적 고찰

[석초 채영석]

퇴계의 생애와 퇴계 유적지 풍수적 고찰

☞ 퇴계의 일대기

▶ 성명 : 이황(李滉), 1501년 ~ 1570년

▶ 본관 : 진성(眞城)

▶ 자 : 경호(景浩)

▶ 호 : 퇴계(退溪), 도옹(陶翁), 퇴도(退陶), 청량산인(淸凉山人)

▶ 시호 : 문순(文純, 1576년 12월, 선조 하사)

▶ 출생 장소 :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604

▶ 과거급제 : 1534(중종 29) 식년시(式年試) 을과(乙科) 급제

▶ 내직 :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홍문관대제학(弘文館大提學), 이조판서(吏曹判書, 취임하지 않음), 의정부우찬성(議政府右贊成, 사직하여 遞差)

▶ 외직 : 단양군수(丹陽郡守), 청송군수(靑松郡守)

▶ 증직 : 대광보국숭록대부 의정부영의정 겸 영경연 홍문관 예문관 춘추관 관상감사(大匡輔國崇祿大夫 議政府領議政 兼 領經筵 弘文館 藝文館 春秋館 觀象監事)

☞ 퇴계의 가계 및 가족사

► 조부- 이계양(李繼陽, 進士, 贈 資憲 吏曹判書),

조모- 영양김씨(英陽金氏)

► 부- 이식(李埴, 進士, 贈 榮政 議政府 左贊成),

모- ① 큰 어머니, 의성김씨(義城金氏, 正郞 金漢哲의 女)

② 친 어머니, 춘천박씨(春川朴氏, 朴緇의 女)

► 숙부- 이우(李堣, 松齋公, 안동부사)

► 형(큰 어머니 소생) 이잠(李潛)

형(큰 어머니 소생) 이하(李河, 訓道)

누나(큰 어머니 소생) 신담 부인

형(친 어머니 소생) 서린(일찍 죽음)

형(친 어머니 소생) 이의(李漪)

형(친 어머니 소생) 이해(李瀣, 文科, 贈 吏曹判書 謚貞愍, 號 溫溪)

형(친 어머니 소생) 이징(李澄, 察訪)

► 처- ① 큰 부인, 김해허씨(金海許氏, 현감 許瓚의 女)

② 작은 부인, 안동권씨(安東權氏, 광흥창 봉사 權礩의 女)

► 자식- ① 이준(李寯, 김해허씨 소생)

② 이채(李寀, 김해허씨 소생)

☞ 퇴계의 묘소 및 조부모, 부모 묘소

▶ 퇴계(이황) 묘소 :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산 24-20

건지산하(寨芝山下) 子坐午向, 左旋水, 午破

※下壇 子婦 봉화금씨 묘소

▶ 퇴계 조부모 및 부모 묘소 :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610, 산 219

위쪽묘역, 세 개의 묘소 중, 조모(上壇, 영양김씨, 壬坐丙向), 조부(中壇, 壬坐丙向), 모(下壇, 춘천박씨, 子坐午向)

아래쪽묘역, 부(上壇)

☞ 퇴계의 생애

1. 출생

선생은 1501년(연산군 7년) 11월 25일 예안현(禮安縣) 온계리(溫溪里)[현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老松亭 宗宅 胎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진사 이식(李植)이고, 어머니는 의성김씨(義城金氏)와 춘천박씨(春川朴氏) 두 분이다.

김씨(金氏)는 잠, 하, 신담부인 등 2남 1녀를 낳고 별세(別世)하였으며, 재취(再娶)로 들어온 박씨(朴氏)가 서린(일찍 죽음), 의, 해, 증, 황 등 5형제를 낳았는데, 퇴계는 그중 막내이다.

▶ 퇴계가 태어난 노송정 종택 태실(도산면 온혜리 604)

선생이 태어난 노송정 태실 문 앞에는 ‘성인이 찾아온 문’ 이란 뜻이 담긴 ‘성림문(聖臨門)’ 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어머니 박씨(朴氏)가 퇴계를 잉태(孕胎)했을 때, 공자(孔子)가 그 문 앞을 찾아온 꿈을 꾸었다고 한다．

태실이 소재한 고택의 방위는 감좌이향(坎坐離向)으로 남향판이다.

2. 초년기

출생에서 33세 때까지 유교경전을 연구하던 수학기다. 퇴계의 부친(이식)은 서당을 지어 교육을 해 보려던 뜻을 펴지 못하고, 퇴계가 태어 난지 7개월 만에 40세의 나이로 돌아가시고, 퇴계는 춘천박씨(春川朴氏)의 손에서 자라게 된다. 부친이 돌아가시던 때는 맏형만 결혼하였을 뿐 다른 형제들은 모두 어려, 가족의 생계는 어머니가 홀로 농사와 누에치기 등, 어려운 형편이었으나 어머니는 전처에서 난 자녀를 차별하지 않고 길렀다. 퇴계가 "나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준 분은 어머니" 라 할 만큼 어머니는 "과부의 자식은 몇 백배 더 조신해야 한다." 는 엄한 가법(家法)을 세워 자녀들을 교육시켰다고 한다.

퇴계는 6살 때 이웃에 사는 노인에게 '천자문(千字文)' 을 배우면서 학문을 시작하였고, 12살 때는 병(病)으로 휴학을 하게 되면서, 집에 와 있던 숙부(叔父)인 이우(李堣)에게 ‘논어(論語)’ 를 배운다. 13세와 15세 때는 형을 따라 청량산(淸凉山)으로 들어가 함께 독서하였고, 16세 때는 사촌 동생, 친구와 함께 천등산 봉정사에 들어가 독학을 한다. 17세 때 안동부사이던 숙부가 별세하면서 스승 없이 대부분을 혼자서 수학을 하게 된다. 그 때문에 퇴계는 글자 한 자도 놓치지 않고 자기 힘으로 학문을 연구하게 되었고, 비록 옛 성현의 글이라도 의심을 가지고 파고들어 재해석하는 학문 방법을 개척한다.

19세 때 '성리대전' 의 첫 권 '태극도설' 과 마지막 권 '시, 찬, 함, 명, 부' 의 두 권을 구해 읽고 나서는, “모르는 사이에 기쁨이 솟아나고, 눈이 열리기 시작했는데, 오래 두고 익숙하게 읽으니 점차 의미를 깨 닳게 되면서 마치 들어가는 길을 얻은 것 같았으며, 비로소 “성리학(性理學)의 체계를 알 게 되었다.” 고 술회하였다.

20세 때 용수사에서 먹고 자는 것도 잊고 '주역' 에 몰두하면서 건강을 해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평생 동안 몸이 마르고, 쇠약해지는 병마와 싸움을 하게 된다.

21세에 진사(進士)인 허찬(許瓚)의 딸 허씨(許氏)와 결혼하고, 23세에 잠시 성균관에서 유학하였으며, 27세에 향시(鄕試), 28세에 진사(進士) 회시(會試), 32세에 문과(文科) 별시(別試), 33세에 경상도 향시(鄕試)에 합격하였고, 수 개월간 성균관에서 유학한다.

3. 중년기

퇴계는 34세에 대과(大科)에 급제하고, 승문원권지부정자로 벼슬을 시작하면서 43세 때까지 대체로 순탄한 관료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때에도 학문은 끊임없이 연마한다. 43세에 종3품인 성균과 대사성에 올랐으나, 이때부터 벼슬을 접고 고향에 돌아갈 뜻을 품는다. 이 후 52세까지 그는 세 차례(43, 46, 50세)나 귀향과 소환을 반복하다가 관료생활을 접고, 야인 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퇴계는 외척(外戚)의 권력 투쟁이 격심하던 혼란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하였으며, 경적(經籍 : 옛날 성현들이 유교의 사상과 교리를 써 놓은 책)을 관장하고 글을 짓거나, 임금의 질문에 답변하는 홍문관(弘文館)에서 가장 오랜 동안 재직한다.

45세 때는 을묘사화(乙卯士禍)가 일어나 많은 선비들이 희생을 당하고, 그 자신도 파직(罷職)을 당했다가 복직(復職)되는 시련을 겪는다.

46세 때 고향으로 돌아와 양진암을 짓고 호를 퇴계라 하며 벼슬에서 물러날 뜻을 굳혔으며, 외직(外職)을 청하여 단양군수(9개월)와 풍기군수(1년 2개월)를 지내다가 벼슬을 버리고 귀향(歸鄕)을 한다. 특히 풍기 군수로 재직 시는 주세붕(周世鵬)이 세운 백운동 서원을 조정에 요청하여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최초의 사액(賜額)을 받는다.

그가 관직에서 물러나기를 결심한 것은 당시 외척들이 권력을 독점한 어지러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 벼슬에 나가 한 시대를 바로 잡는 일 보다 학문 연구와 교육을 통해 인간의 올바른 삶의 도리를 밝혀 후세를 위해 참다운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 자신의 역할을 자각(自覺)했다고 보는 연유이다.

그는 부부생활과 사생활에도 불운의 연속이었는데, 27세에 허씨(許氏)부인을 잃고, 30세에 권씨(權氏)부인과 재혼(再婚)하였으나, 46세 때에 권씨 마저 잃게 된다.

더구나 단양군수로 부임한 48세에는 둘째 아들인 채(寀)마저 잃는 슬픔을 겪는다. 50세 때는 친형인 좌윤공 해(瀣)가 사화(士禍)의 격랑 속에 목숨을 잃는 사건을 몸소 겪게 된다.

4. 노년기

퇴계는 50세 이후에 고향의 한적한 시냇가에 한서암과 계상서당 및 도산서당을 세우고, 그의 학덕을 흠모하여 모여드는 유생들을 가르치며 성리학의 연구와 저술에 몰두한다.

관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조정에서는 성균관 대사성, 홍문관과 예문관 대제학, 공조판서, 예조판서, 의정부 우찬성, 판중추부사 등 계속하여 높은 관직이 제수되었으나, 거듭 사직 상소를 올려 재직(在職)을 고사(固辭)하였으며, 마지못해 잠시 조정에 나가더라도 곧 사퇴하여 귀향을 반복한다. 즉, 퇴계는 평생 140여회의 벼슬이 내려졌지만 70여회를 병이나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임(辭任)을 하게 된다.

끊임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퇴계와 놓아주지 않으려는 임금의 뜻이 교차하면서 임명(臨命)과 사퇴(辭退)가 반복되는 삶을 유지하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까닭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소망이 벼슬길보다는 학문연구에 뜻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퇴계의 중요한 저술 또한 50대 이후에 주를 이루었는데, 그의 저술 가운데는 천명도설(天命圖說: 1553년)과 천명도설후서(天命圖說後敍: 1553년), 고봉 기대승(高峰 奇大升: 1527~1572)과의 8년간에 걸친 사단칠정논변(四端七情 錄辨: 1559~1566),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 1556), 자성록(自省錄: 1558), 전습록논변(傳習錄錄辨: 1566),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 1568), 성학십도(聖學十圖: 1568) 등은 한국유학사상에서 중요한 대표적인 저술이다.

60세에 도산서당을 지어 스스로 학문을 연구하였고, 후진을 양성하였는데, 그의 강학(講學)은 사망하기 직전까지 계속되었다.

5. 사망

퇴계는 70세인 1570년(선조 3년) 12월 8일 아침에 시중을 들던 제자에게 분매(盆梅)에 물을 주도록 한 다음, 유시(酉時)에 누운 자리를 바르게 하도록 하고, 부축을 받아 일어나, 앉은 자세로 귀천(歸天)하였다.

그는 11월 초부터 병환으로 강의를 그만두고 제자들을 돌려보냈는데,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몇 사람의 제자들이 찾아와 간병(看病)을 자청한 것이다.

12월 3일 자식과 조카,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들로부터 빌려온 서적들을 반납하도록 하고, 12월 4일에는 조카 영에게 명하여 유서(遺書)를 쓰게 한다. 12월 5일에는 시신을 염습(殮襲)할 준비를 하도록 하고, 12월 7일 제자 이덕홍에게 서적을 맡도록 지시하고는 그 다음날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 퇴계선생은 운명하기 5일전인 12월 3일, 병세가 위중하여 설사를 하였는데, 이 때 평소 아끼고 보살피던 매분(梅盆)이 방안에 있었다. 이에 선생께서는 “매형(梅兄)에게 불결하여 내 마음이 미안하다” 며 매분을 옮기도록 한다.

그리고 운명한 12월 8일 아침에는 매형(梅兄)에게 물을 주라 하였는데, 매화(梅花)를 마치 산 사람처럼 취급하여 매형이라 불렀던 것이다. 그것은 48세 때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와 18살의 관기 두향(杜香)과의 사이에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퇴계가 운명한 순간에도 애정을 보인 화분은 두향에게서 받은 매화분(梅花盆)으로 전한다.

즉, 선생은 초췌해진 자신의 모습을 매화에게 보일 수 없다고 하여 매화를 다른 방으로 옮기도록 한 것이고, 운명 직전에도 "매화에게 물을 주라" 고 유언을 남긴 것이다.

▶ 유서의 내용

1) 장례식을 간소하게 하고 국장(國葬)의 예를 이용하지 말라. 예조(禮曺)에서는 전례(前例)에 따라 이용할 것을 청할 것이나, 망인(亡人)의 명령이라고 거절하고, 소(疏)를 올려 굳게 사양하라.

2) 제수로서 유밀과(油蜜果, 튀밥에 꿀 등을 바른 과자)를 쓰지 말라.

3) 묘소에는 비석(碑石)을 세우지 말고, 조그마한 돌의 전면에다 ‘퇴도만은진성이공지묘(退陶晩隱眞城李公之墓)’ 라 쓰고 내가 지은 명문(銘文)만 새길 것이며, 선생이란 칭호를 쓰지 말라.

☞ 퇴계의 학문적 사상

퇴계선생은 이이(李珥)와 함께 우리나라 유학사상 가장 대표적인 학자로 주자(朱子)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적 사상을 계승하여 그의 사상을 발전시켰다. 그는 철저한 철학적 사색을 학문의 출발점으로 하여 연역적(演繹的)방법을 채택하여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로 학문에 임하면서 어디까지나 독단과 경솔을 배격하였다.

그는 우주 만물은 이(理)와 기(氣)의 이원론적(二元論的) 요소로 구성되어 그 중에 하나라도 결핍되면 우주의 만상(萬象)을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理)와 기(氣)의 도덕적 가치에 대해서는 이(理)는 순선무악(純善無惡)한 것이고 기(氣)는 가선가악(可善可惡)한 것인 즉, 이(理)는 절대적 가치를 가졌고, 기(氣)는 상대적 가치를 가진 것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그의 심성(心性) 문제를 해석함에도 역시 이러한 절대, 상대의 가치를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적으로 분석하였다. 이것이 뒤에 기대승(奇大升)과 논쟁을 벌인 유명한《사단칠정(四端七情)》론으로, 그 후 우리나라 유학자들은 이 문제를 두고 언급하지 아니한 사람이 없을 만큼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풍수적 관점에서 고찰한 퇴계의 유적지>>

선생의 명성에 비해 소인(小人)에 불과한 필자가 누(累)가 되는 평가를 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마음이 편치 않아 간산기(看山記)형식을 탈피하여 위성도나, 지형도, 사진 등에 토를 달았음을 혜량(惠諒)하시기 바랍니다.

1. 도산서원

▶ 추로지향(鄒魯之鄕)

추로지향이란 뜻은 공자(孔子)는 노(魯)나라 사람이고, 맹자(孟子)는 추(鄒)나라 사람이란 데서 유래된 말로 공자와 맹자처럼 학문이 뛰어난 성현(聖賢)이나, 대학자(大學者), 훌륭한 인물이 태어난 고장을 높여 부르던 말이다.

이곳 추로지향 기념비는 공자의 77대 종손(宗孫)인 공덕성(孔德成)박사가 도산서원을 방문하여 친필로 휘호한 내용이다.

▶ 도산서원 전방(朝案山)

도산서원을 등지고 낙동강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돌아나가는 남쪽 의촌리 방향으로 시야를 넓히다보면 수성체(水星體)의 야트막한 조안산(朝案山)이 전개된다.

풍수(風水)에서는 음양택(陰陽宅)을 막론하고 바람을 잘 갈무리할 수 있는(藏風)것과, 물을 얻는(得水) 땅을 통칭하여 명당이라 하는데, 특히 이 곳 도산서원 같은 양택지는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서 말하는

► 배산임수(背山臨水)라 하여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이 전개되며,

► 전저후고(前低後高)라 하여 전면은 낮고 뒤가 높으며,

► 전착후관(前窄後寬)이라 하여 전면에 비해 뒤가 넓다.

고 하였는데, 이러한 3대 조건에 합당한 터로 평가된다.

 

▶ 열정(冽井)

도산서원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이름난 우물이 하나 있는데, 열정이라고 한다. 또 서원 내부 도산서당 영역에도 샘이 하나 더 있는데, 몽천(蒙泉)이다.

‘열정과 몽천’ 에 대해, 퇴계선생의 제자인 학봉 김성일이 여쭈기를 “나뭇잎과 먼지 등으로 피해가 심하니 우물에 뚜껑을 덮었으면 합니다.” 라고 말하자 “아니다. 본래 우물은 주인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오가는 사람 누구나 편히 마실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니 뚜껑을 덮어서는 안 된다. 하시고, 학문도 마찬가지로 혼자만의 지식이 되지 말고, 뚜껑 없는 우물처럼 만인들에게 조건 없이 베풀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선생께서는 이곳 샘인 열정에 대해 “서당의 남쪽 돌우물은 달고 차갑네” 라 하였는데, 이를 풍수적으로는 감천(甘泉), 또는 가천(嘉泉)이라 하여 매우 길(吉)한 물로 취급한다.

또한 풍수적으로 양호한 터 아래에는 양질(良質)의 자연 샘이 솟구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진응수(眞應水)라 하여 그 터의 길흉(吉凶)을 결정짓는 잣대로 삼기도 한다.

▶ 몽천(蒙泉)

도산서당 영역인 유정문 밖 동편에 위치한 샘으로, 역경(易經)의 산수몽(山水蒙) 괘를 취하여 몽천이라 이름 지었는데 ‘몽괘(蒙卦)는 괘상(卦象)이 위가 산(山)이고 아래가 험한 물[水]이다. 산 아래는 처음 물이 흘러 나와 험하다. 그러나 험한 가운데서도 구이(九二)는 양(陽)의 중정(中正)함을 잃지 않는 덕이 있어 몽은 형통한 것이다.

반면 위는 처음 나와 우뚝 그친 상태이고, 아래는 험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멈춰선 형상이 되므로, 이 괘가 바로 우매한 몽괘이다. 우매하지만 지켜야 할 바, 도리를 잃지 않는 구오(九五)의 입장에서 보면 위의 우매한 몽동을 바르게 이끌 수 있는 괘상이 되어, 나아갈 바를 몰라 허덕이는 무지하고 몽매한 학생들을 스승이 이끌어 가르친다’ 는 뜻을 담고 있다.

이렇게 하찮게 보아 넘길 수도 있는 샘물의 이름까지도 후학을 양성하는 스승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한 큰 가르침을 품은 이름을 붙이고는 그 샘물을 매일 마셨을 퇴계선생의 안목에 크게 깨닫는 바가 느껴진다.

2. 퇴계 음택

『인자수지(人子須知)』에서 말하기를 "제가(諸家)의 혈법(穴法)은 비록 여러 설이 있으나, 횡설수설하여 표준으로 삼기에는 문제가 많다" 고 하면서, 여러 혈법 중에서,

첫째는 혈형(穴形)을 판단하는 것인데, 내맥(來脈)이 볼록한 음맥(陰脈)으로 진행해 온다면 오목하거나, 평평한 양처(陽處)에서 구하고[陰來陽受], 밋밋하고 오목한 양맥(陽脈)으로 내려오면 음(陰)으로 받는[陽來陰受] 음양(陰陽)의 이치를 꼼꼼히 헤아려야 한다. 또 양공(楊公)이 말한 와겸유돌(窩鉗乳突)의 사상(四象)으로 형(形)을 삼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곳 묘소는 산고곡심(山高谷深)의 음맥(陰脈)이 위에서 급하게 내리꽂는 형상만 보일뿐, 맥이 행도(行度)를 멈추고자 한 산진처(山盡處)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넓게 벌린 백호방(白虎方)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갈무리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담자록(啖蔗錄)에 ‘세(勢)가 급(急)하고, 맥(脈)이 크다면, 부드럽고 완만한 곳에 혈(穴)이 있으며, 세(勢)가 완만(緩慢)하고, 맥이 움츠린 형상이라면 혈은 급한 곳에 있다’ 하였는데, 이곳 당판은 그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는 혈성(穴星)인데, 혈(穴)을 일으킨 주산(主山)이나 현무봉(玄武峰)의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성체(五星體)산이 진기(眞氣)로 응결되었는지 유무(有無)를 살피는 것으로, 구성(九星)에서 말하는 성(星)이 아니라고 하였다.

셋째는 혈증(穴證)이니, 전후좌우의 시종호사(侍從護砂)와 명당(明堂)이 응향(應向)하는 증좌(證佐)가 명백하고, 혈적(穴的)해야 한다. 이른바 증좌란 전방(前方)의 조안(朝案)이 아름답고, 명당(明堂)이 평탄원만(平坦圓滿)하며, 수세(水勢)가 모여드는 수취천심(水聚天心)을 이루어야 한다. 뒤나, 횡결맥(橫結脈)에서 구한다면 낙산(樂山)이 솟고, 귀성(鬼星)이 있어야 하며, 좌우(左右)에서 구한다면 용호(龍虎)가 유정(有情)하고, 전호(纏護)가 완벽해야 한다. 또 혈 아래에서 구한다면 순전(脣氈)이 완만하고 바르게 뻗어나가야 한다. 또 사방(四方)에서 구한다면 사방십도(四方十道)가 온전해야 하고, 계수(界水)에서 구한다면 분합(分合)이 명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였다. 그러나 이곳 묘소의 경우는 명당이 거의 생략되었고, 수세마저 무정하게 빠져나가는 형세를 이루면서 용호의 전호가 거의 전무함을 알 수 있다.

넷째는 혈기(穴忌)로, 산이 거칠거나, 악(惡)하고, 준급(峻急)하며, 옹종(擁腫), 허모(虛耗), 단한(單寒)하거나, 참암(巉巖), 두사(陡瀉), 요결(凹缺), 유냉(幽冷), 완경(頑硬) 등, 모든 흉상을 망라한데, 이것을 혈지소기(穴之所忌)라 하는데, 이곳 묘소가 준급하고, 단한하며, 완경한 경우이디. 즉, 혈을 찾을 때는 그 형(形)을 연구하고, 오성(五星)을 살피며, 혈의 증적(證迹)과 용의 행지(行止), 제어(制御)를 헤아릴 줄 알고, 그 꺼려함을 피할 줄 안다면 용(龍)의 융결(融結)과 진혈(眞穴)의 여부는 자연히 알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풍수는 일종의 경험과학이다. 어떤 사람이 어느 특정 터에 집을 짓고 살았거나 묘를 썼더니, 그 후손들이 이러저러한 과실(果實)을 맺더라는 등의 사례를 종합하여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유추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리해보면 주산(主山)이나, 사신사(四神砂) 등이 수려하고 귀(貴)한 모습이라면 준수한 인물이 배출될 가능성이 많고, 명당수(明堂水)가 풍부하거나, 배합수(配合水) 등이 당판 아래나, 또는 하수사(下水砂, 人子須知에서 말하는 龍虎의 逆關砂) 등에서 꼬리를 감추듯 빠져나가거나, 관쇄(關鎖)를 이루고 있다면 재력가(財力家) 등이 많이 배출되고 있음을 확인한바 있다.그리고 혈성(穴星)을 일으킨 조종산(祖宗山)과 행도(行度)하는 용세(龍勢)의 변화여부를 보고 가계(家系)의 귀천(貴賤)여부를 가늠하기도 하며, 또 혈(穴)의 좌우를 감싸는 용호(龍虎)와, 조안산(朝案山)의 형상과 형세를 보고 가계의 흐름을 짐작해 내기도 한다.

즉, 청룡은 아름답고 유정(有情)하지만, 백호가 배반(背反)하거나 무정(無情)한 모습이라면 장손계(長孫系)로 가계를 잇는 직계손(直系孫)은 번성하지만, 지손(支孫)들은 변변치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전순의 끝머리를 백호방(白虎方)으로 돌리거나, 또는 백호 쪽으로 향하는 방지맥(傍枝脈)에 용사되었다면, 지손(支孫)이나 여식(女息), 양자(養子) 등이 가계를 잇거나, 번성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도 필자가 경험하고, 임상한 풍수관(風水觀)이다.

3. 퇴계 조부모, 부모 음택

『인자수지(人子須知)』에서 "대개 지리(地理)의 용혈설(龍穴設)은 천지(天地)가 만든 자연의 묘리(妙理)라 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첫째, 용의 조종(祖宗)과 형세(形勢)를 살피는 것이고, 둘째 혈(穴)의 생

성여부를 혈증(穴證) 등으로 살피는 꼼꼼한 목력심사(目力深思)가 요구된다" 하였다.

『복씨(卜氏)』가 말하기를 “생성(生成)하는 용이 있으면 반드시 생성하는 혈도 있게 마련이며, 무릇 용혈(龍穴)이 융결(融結)되었으면 용호(龍虎), 명당(明堂), 수세(水勢), 안대(案對), 나성(羅星), 수구(水口) 등이 자연 합법(合法)을 이루는 것인데, 그것이 무슨 연유일꼬? 용혈을 비유하면 대개 용(龍)은 어미요, 나라의 임금이며, 혈(穴)은 자식이요, 신하와 같고, 사격과 물은 천하의 백성과 같다. 임금[龍]이 어질고 신하[穴]가 현명하면 만방(萬邦)이 귀화(歸化)하고, 사이(四夷)가 복종하며, 구름이 용을 좇고(雲從龍), 바람이 범을 따르는(風從虎)격으로, 각각 그 유(類)로써 응한다 하였다.

만약 용이 진(眞)이 아니면 혈성과 사수(砂水) 등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길지가 될 수 없으며, 고(故)로 산천의 기운을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먼저 용을 살피는 것이 급선무(急先務)다“ 고 하였다.

또한『지가서(地家書)』에「용이 진(眞)이면 혈도 진(眞)이며, 용이 빈천하면 혈도 진혈(眞穴)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것은 진룡(眞龍)에서 진혈(眞穴)이 생성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요즈음의 풍수인들을 보면 혈의 근본인 조종(祖宗)과 용세(龍勢), 후룡(後龍) 등은 뒷전으로 취급하고, 오로지 입수(入首)와 도두(到頭), 당판(堂坂)과 혈(穴)에 목숨을 걸 듯한 행태(行態)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산에 오르면 먼저 혈의 근본인 조종(祖宗)을 살피고, 용세(龍勢)가 좌선룡으로 출맥(出脈)하는지, 또는 우선룡으로 들어오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용이 들어오는 쪽의 세력(勢力)이 더 웅장하고, 강하다는 것은 풍수의 기본이지만 실제 간산에 임하다 보면 그러한 사실을 망각하는 풍인(風人)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즉, 혈성(穴星)에서 후산(後山)을 바라보고 조종산의 세력이 좌측에서 밀고 들어오는 좌선룡(左旋龍)의 입지라면 백호방 쪽의 세력이 더 강한 것이고, 반대로 우측에서 밀고 들어오는 우선룡(右旋龍)의 형세라면 청룡방보다 백호방 쪽이 빈약하다는 것은 많은 산을 섭렵한 풍인이라면 경험칙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또한 명당으로 들어오는 물도 거의 용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좌선룡의 당판이라면 우선수(右旋水)가 배합수(配合水)인 경우가 많고, 우선룡이라면 좌선수(左旋水)가 골육수(骨肉水)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장사정에 따라 내룡(來龍)의 진행방향을 안목(眼目)만으로는 불가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25,000/1, 또는 5,000/1 지형도의 등고선에 용맥선의 진행방향을 그려 넣거나, 포탈에서 제공하는 위성사진에 삽입하여 입산 한다면 용세 등을 판단하기가 용이하리라 본다.

4. 퇴계가 태어난 태실

담자록(啖蔗錄)의 [고문(古文)] 에 의하면

《古》云：「凡龍到頭手腳開，此是陽地休疑猜。陰地求一線，陽地求一片。」

“무릇 용(龍)이 도두(到頭)아래로 개각(開脚)이나 개수(開手)하여 넓게 벌리고 감싼다면 이런 양택지(陽宅地)는 의심(疑猜, 의시)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으며, 음택(陰宅)은 하나의 맥선(脈線)에서 구하고, 양택(陽宅)은 하나의 납작한 조각과 같은 편(片)에서 구하라” 한 것은

양택지(陽宅地)는 음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 맥선(脈線)의 유무(有無)를 논할 필요가 없으며, 팔이나 다리를 넓게 벌리고 감싸 안은 조각과 같은 곳을 유심히 살피라 한 것이다.

※ 편(片)► 조각

① 넓적하거나 얇은 물건에서 떼어 낸 부분.

② 갈라져 따로 떨어진 물건.

<佛寺 및 古宅에서의 一片 사례>

▶ 퇴계 태실(胎室) 및 전방의 안산(案山)

[제천]

안동 도산서원에 대풍련 공동간산시 다녀왔지만.
아직 배우는 중이라 잘 모르겠는데, 회장님이 이렇게
좋은자료 올려주시니 많은 도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