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기록입니다.)
추동에 오는 두번째 날입니다.
버스에 오르며 오늘은 마을인사 잘 다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추동에 도착할무렵, 철암에 김동찬 선생님께서 전화로 활동 응원해주셨습니다.
김동찬 선생님의 전화에 힘을 얻었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최선웅 선생님께서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청소를 거들었습니다.
청소를 마칠 즈음, 선생님께서 눈에 잘 띄는 시골팀 포스터를 부착했습니다.
여름방학에 새로 오실 선생님들이 궁금해졌습니다.
도서관 정리를 마친 후 마을 인사에 나섰습니다.
홀로 나서는 길이 무척 떨렸지만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먼저 생태관으로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생태관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니 감사한 마음에 꼭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사무실 문을 똑똑 하고 들여다보니 아무도 안계셔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교촌으로 향했습니다.
멀리 동심슈퍼 아저씨, 아주머니가 보였습니다.
쪼르르 쫓아가서 인사드렸습니다.
도서관에 새로와서 마을에 인사드리러 다니는 중이라 말씀드리니 동심슈퍼 주변에 있는 집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이 집은 할아버지가 귀가 잘 안들려서 할머니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해. 다음에 할머니 오시면 알려줄게."
동심슈퍼 아주머니의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용기를 얻고 다음 집으로 나섰습니다.
아파트에서만 자라 주택의 구조가 낯설었습니다.
초인종이 없는 집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밖에서 '안녕하세요.', '계세요?' 만 소리쳤습니다.
추동 교회 옆에 어르신 한 분이 계셔서 인사드렸습니다.
교회 장로님이라고 하셨습니다.
도서관에 새로 왔다고 인사드리니 어르신께서 반겨주셨습니다.
선 자리에서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 중에 '군대'와 '평가'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직접 겪으신 전쟁과 고된 훈련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공수부대 훈련 이야기를 하실 때 "너무 힘들어서 훈련 할 때 마다 죽었다는 생각으로 했다." 고 하셨습니다.
훈련이 잡히면 죽을 각오로 임하였다고 하십니다.
어르신 이야기 들으며 '나는 추동에 어떤 각오로 왔을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평가'에 관해서는 "내가 남을 평가하면, 그 사람도 나를 평가한다.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세상이니 서로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새겨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어르신께서 저기 새로 지어지는 집에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좋은 분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 말씀을 따라 찾아뵈어 인사드렸습니다.
다시 교회로 향하는 길 옆으로 집들이 많았습니다.
'똑똑'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돌아서는데 골목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목소리를 따라가니 일 나설 준비를 하시는 어르신을 만나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왔다고 인사를 드리니 도서관과 관장님 칭찬을 늘어놓으셨습니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인사 다니면 신발 다 닳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르신들 말씀에서 사회사업가의 본분을 떠올렸습니다.
신발이 닳고 닳도록 마을 다니고 싶습니다.
도서관 돌아가는 길에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하다가 마당에 나와계신 어르신을 보았습니다.
찾아가서 인사드리니 아까 인사나눈 교회 장로님의 사모님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장로님도 오셔서 같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생강차, 사과, 오렌지 대접받았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도서관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석훈이랑 산책하며 이야기 나눈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석훈이네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걸음을 옮겼습니다.
추동슈퍼 아저씨, 아주머니께 인사드렸습니다.
도서관에서 활동하게 되었다고 말씀 드리니 '그런 것 같았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아셨는지 궁금했는데 묻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점심 먹고 상추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상추 가는 길에 생태관에 들렸습니다.
사무실에 아무도 안계셨습니다.
상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떨리는 마음을 안고 인사 다녔습니다.
지난 해 도서관 나무하던 날, 도움 주셨던 숨은재 선생님 뵈었습니다.
담벼락 너머로 빼꼼 인사드리니 문을 열고 유쾌한 목소리로 반겨주셨습니다.
숨은재 선생님의 목소리 덕분에 다시 힘이 났습니다.
마을회관 뒤쪽 어르신 댁에 인사드렸습니다.
마루에 앉아 계셔서 쪼르르 쫓아가서 도서관에 새로 일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 반갑다며 배즙 내어주셨습니다.
배즙 마시며 어르신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르신께선 교촌 앞에 있는 논에 농사를 짓는다고 하셨습니다.
젊으셨을 때에는 추동에서 대전 시내로 산 너머 학교 다녔다고 하십니다.
깜짝 놀라 얼마나 걸리셨냐고 여쭈어보니 한시간 반은 걸어다니셨다고 합니다.
단, 단서가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의 걸음걸이로...'
마을 다니다가 송순옥 반장님 댁 할머니 뵈었습니다.
인사드리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두손을 꼬옥 붙잡아주시며 고맙다고 하십니다.
반장님께서는 오늘 비료 나누어주는 일이 있어서 바쁘니 둥구나무 아래에 찾아가보거나 다음에 또 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잡은 손을 놓지 않으시고 몇번이나 고맙다고 이야기 해주셔서 발길을 옮기기 어려웠습니다.
인사만 드렸을 뿐인데 말로 표현하지 못할 깊은 감정을 받았습니다.
송순옥 반장님 옆집에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과 해솔이 어머님이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계셨습니다.
자리에 앉아 고기 같이 먹자고 하셨습니다.
녹이 슬었던 가마솥 뚜껑을 손질하여 오늘 개시하셨다고 합니다.
동동주도 한 잔 따라주셨습니다.
고기를 먹는데 김동찬 선생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마을에서 나누어주는 비료포대를 받아가라는 전화였습니다.
선생님 따라서 둥구나무 아래로 향했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께서 송순옥 반장님 소개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김동찬 선생님 집으로 돌아와 최선웅 선생님, 권민정 선생님, 은우와 함께 고기 구워먹었습니다.
가마솥 뚜껑에 굽고, 인정이 함께하니 삼겹살이 더욱 맛났습니다.
고기 먹고 비료포대 나르는 일 거들었습니다.
하나에 20kg이나 되는 비료포대를 한쪽으로 가지런히 옮겼습니다.
처음엔 두개씩 지고 나르다가 힘에 부쳐서 끝에는 하나씩 날랐습니다.
아직 바람이 찬데 굵은 땀방울이 흘렀습니다.
일을 하니 몸은 무거워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유성에서 열리는 '대통령의 글쓰기' 특강을 듣기 위해 선생님께 김동찬 선생님께 인사드렸습니다.
상추에서 도서관 향하는 길에 생태관 다시 들렸습니다.
다행히 사무실에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팩스 필요할 때 언제든 써도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은 최선웅 선생님과 호숫가에 산책가고 저는 도서관에서 버스 탈 준비를 했습니다.
오늘 하루 인사만 다녔는데 많은 걸 받았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로 채워진 느낌입니다.
가득찬 이 기분이 좋습니다.
발걸음 향하는 곳마다 살펴주시는 마을분들이 계셔서 힘이 났습니다.
내일도 부지런히 마을에 인사드려야겠습니다.
첫댓글 이준화 선생님도 장로님께 길거리 특강 들으셨군요.
이준화 선생님, 마을 인사 고맙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대학교 홍보에서 좋은 학생들 많이 만나길 바라겠습니다^^
신발이 다 닳도록 돌아다닌 마을 인사, 이 많은 이웃들을 하루만에 다 인사했다니 놀라워요 :)
정말 추동 구석구석 고마운 이웃분들이 참 많죠..... 저도 다시 가서 인사드리고 싶어져써요 글을 보니^^!
고맙습니다^^ 이웃분들이 반겨주셔서 더 힘내서 다녔어요!
수채화로 그린 동화같은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