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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불교 출판의 선구자 샴발라(shambhala)출판사
글/ 이지영
샴발라에서 발행한 책
미국의 불교는 아시아에서 왔기 때문에 대학교에서 학문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포교를 직접 담당하는 아시아에서 온 스님들은 대개 직접 설법을 할 수 없으므로 통역자를 통하거나 불교미술같은 시각적인 것등 제한적인 방법에 의존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을 통한 불교의 소개는 아주 중요한 포교수단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미국에서의 불교의 포교는 영어로 출판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그 성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에서의 불교에 대한 영어서적 출판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으나 아쉽게도 한국불교는 이 점에서 타민족에 많이 뒤진 감이 있다. 티벳불교의 경우는 영어로 출판된 책의 수가 수백권이 되며 중국의 경우도 중국 불교권에서 자체적으로 영어로 책을 출판하여 중국 사찰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문 불교출판은 그리 오랜 역사가 아니다. 30여년전 미국에서 최초로 불교출판을 시작하여 성공적으로 키워온 회사가 있다. 현재 보스톤에 그 본부를 두고 있는 샴발라출판사가 바로 그곳이다. 이 출판사의 이름 은 티벳의 전통에서 따서 지은 것으로 샴발라 말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 티벳의 신화에서 샴발라는 중앙아시아의 전설적인 나라인데 그곳으로 부터 모든 영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세계의 중심이라고 한다. 또한 이곳은 부천님께서 Kalachakra Tantra(시간의 바퀴에 대한 설법)을 설하신 곳이다. 샴발라가 상징하는 다른 의미는 모든 생명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Dharma chakra이기도 한데 이는 몸과 말과 마음의 삼위 중 마음의 중심이기도 하다. KalachakraTantra에 의하면 샴발라의 왕인 리그덴은 삼독-형체와 언어와 마음의 왕-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였는데 이 삼독의 왕들은 심리적 영적 물질주의로 인간의 마음을 유혹하여 노예로 만들고 있었다.샴발라가 승리하였을 때 곧 불성이 빛나기 시작함에 이 세 왕들은 그 힘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 사뮤엘 버콜즈
필자는 샴발라출판사의 설립자이고 사장인 사뮤엘 버콜즈씨를 만났다. 버콜즈씨는 편안하고 호탕한 성품일 것 같은 인상이다. 버콜즈씨는 <미주현대불교> 뒷 표지의 한가위 식당 로고를 알아보면서 자신이 자주 가는 곳이라며 반색을 한다. 그 자신이 불교신자로 쵸감 트룽파 링포체가 설립한 샴바라센터의 법사이고 가족(아내와 아들 딸) 모두가 불교인임을 소개하며 자녀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불교를 배우고 생활화하며 자라나서 채식주의자이고 해마다 여름에는 샴발라센터 국제본부가 있는 캐나다의 노바스코티아의 불교청소년을 위한 캠프에 다녀온다고 한다. 유대인인 그는 어린 시절 스웨덴에서 부모를 따라 어린 나이에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민 온 버콜즈씨는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 활동에 깊은 관심을 보여서 13세에 J.F. Kennedy의 동생 선거 캠페인에 나서서 자원봉사 하는 열성을 보였다. 워싱턴D.C.에서 학교에 다니면서 베트남 전 당시에는 정치를 통해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당시의 젊은이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당활동에 참여하면서 정치가들의 실상에 회의와 허무를 느끼게 되어 자신의 인생조차 거짓이고 껍데기 뿐인 것임을 깨닫는다. 이런 자신의 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러 가지 철학서적들 심취하게 되는데 버콜즈씨의 불교와의 인연은 마치 한국의 정약용등 실학자들의 서학(천주교)연구처럼 독서를 통하여 시작된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서 할 수 있는 명상(Meditation)에 관한 책을 읽고 실습해 보았다. 그러던 중 그의 스승이 되는 티벳스님 쵸얌 트룽파 링포체(Chogyam Trungpa)를 만나게 된다. 버콜즈씨는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그는 19세때 미국인 길버트 대혜스님(서경보 스님의 미국인 제자)의 소개로 서경보스님으로부터 계를 받았다. 이때 받은 계첩이 미주한국불교계로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계첩이다.(이 계첩을 버콜즈씨는 미주현대불교에 자료로 기증하였다) 또 숭산스님의 책을 흥미있게 읽기도 했다.
샴발라 출판사의 작업광경
샴발라 출판사는 당시 20세의 젊은 버콜즈와 그의 도반들의 정신적인 진리탐구의 분위기 속에서 1969년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 버클리시에서 개업한 형이상학적 서적을 다루는 .샴발라 책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 버콜즈씨와 그의 도반 마이클 패건씨는 버클리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서로 사상을 교환할 수 있는 장소로서 이 샴발라출판사를 시작하였고 그들의 첫 번째 출판물인(후에 버콜즈씨의 스승이 된) 쵸얌 트룽파 링포체의 명상의 실행( Meditation in Action)을 발간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내면을 개발을 하는 정신적이고 실제적인 (철학적 학술토론이 아닌) 안내서를 갈구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 이래로 지금까지 샴발라출판사는 개인과 사회와 이 우주를 진화해 갈 수 있는 창조적이고 의식적인 방법을 소개하여 그것을 추구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전문적으로 출판하여 왔다.
샴?u라가 다루는 출판 주제는 다양한데 심리학, 과학, 예술, 창조력, 사업, 경제, 건강과 치유등 광범위한 영역을 망라한다. 물론 종교와 철학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지난 30년 동안, 샴발라가 출판한 책은 천 여권인데 그중 반은 불교서적이다. 현재도 매주 한권씩 책을 출판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년에 50여권의 책을 발행하는 셈이다. 불교이외에 심리학.도교, 캐톡릭, 유대교의 신비론, 샤마니즘, 철학, 과학, 예술과 세계문화나 환경 문제들도 다루고 있는데 동양의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 (예로 불교국인 작은 나라 <부탄>, <무스탕>을 소개하는 전면 컬러판 책들도 샴발라가 하는 문화사업이다. 버콜즈씨는 영어로 출판하는 회사중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불교서적을 많이 낸 곳이 바로 샴발라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동안 샴발라가 출판한 서적중 대표적인 것을 몇 권 들자면 앞에서도 언급된 샴발라 최초의 간행서 명상의 실행(Meditation in Action 1969년 발행)은 출간되자 20만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다음해 1970년 캘리포니아의 선명상 수양원의 요리사인 에드워드 브라운씨가 쓴 ‘타자야라 빵 굽는 법(The Tassajara Bread Book)은 지금까지 베스트셀러이며 300만부 이상 팔렸다. 특히 버콜즈 사장이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두꺼운 책은 ’화엄경 Flowers Ornament Scripture'의 전문 영역이다.
한국불교에 관해서는 동양의 선을 소개하는 책에서 일부 내용중에 언급된바 있으나 단행본으로 출판된 것은 태고 보우스님에 에 관한 소개와 선시 번역집인 ‘한국에서 온 부처 Buddha from Korea'가 유일하다.
샴발라출판사는 1976년 버클리에서 콜로라도 보울더로 이전했다. 보울더는 미국 최초의 전문불교대학인 나로파대학원과 미국에 티벳불교 전파의 기틀을 다진 쵸얌트룽파 링포체와 그를 따르는 제자들의 근거지였다. 모든 새로운 사상의 중심은 버클리라는 통념을 깨고 샴발라출판사는 이곳에서 꾸준하게 성장하였다. 버콜즈씨에 따르면 보울더로 옮긴 주요한 다른 이유는 “우리가 이곳(보울더)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샴발라의 직원들은 어려움에 처할 때 마다 신념과 해학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해결방안을 연구했다.
새로운 해결방안의 한 예로는 속이 빈책(Blank Book)의 시도와 성공인데 이 아름다운 디잔인의 빈책의 성공적인 판매 결과는 판매부수는 적지만 편집인들에게는 귀중한 다른 책들의 출판비를 제공했다. 샴발라의 꾸준한 연구 신념은 토마스 클리어리(Thomas Cleary)의 발굴과 후원에서도 보인다. 학자이면서 동양 고문(중국어, 일본어, 한국어)번역어 귀재인 T. Cleary씨는 1977년 이래 샴발라와 함께 일본과 중국의 선시, 도교문학과 불교경전의 번역과 주석, 주역의 번역과 해설 등의 일을 했다. 화엄경의 번역도 그의 역작이다. 동양철학에 대한 일반 독자의 이해부족으로 인한 판매부진에도 불구하고 Cleary씨의 번역 사업을 후원, 이제는 꾸준한 독자층의 증가를 보고 있다. 샴발라가 출판에 성공을 거두자 큰 서적 총판들이 독점판매망을 계약하고자 제안했다. 그중 1974년 이래로 미국 뉴욕의 주요 출판회사인 랜덤(Random)사와의 판매계약은 지금까지 계속되어오고 있다. 랜덤사와의 판매계약은 샴발라의 철저한 편집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샴발라 서적의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인 판매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매년 독자들에게 우편으로 보내는 케탈로그를 통한 주문 판매도 샴발라의 중요한 판매망이다.
좀더 넓은 범위의 작가, 방송매체, 그리고 시장과의 접근을 위하여 또 버콜즈씨의 표현을 빌자면 샴발라 편집진이 “보스톤을 좋아했으므로 Besides, We like it here" 1985년 샴발라는 동부 문화의 중심지인 보스톤으로 이전했다. 버콜즈 사장의 안내로 돌아본 샴발라출판사는 Massachussette Avenue 의 보스톤 심포니의 벽돌 건물과 korean Christian Science Church본부 건물 사이에 위치한 Boston Magazine 건물에 있다. 현재 22명의 직원이 근무한다는 샴?u라출판사는 가득히 쌓인 책꽃이 사이사이로 종이의 향기가 마치 향내음처럼 스며있는 그래서 단아한 정감자버 느끼게 하는 정갈하고 규모있는 곳이다. 샴?u라는 생산부 편집부, 재무부, 홍보, 판매부로 운영되고 있다. 샴발라의 서적은 전 미국과 세계 곳곳의 서점에서 판매된다. 그가 안내한 그의 사무실은 전통적인 영국식 (버콜즈씨에 따르면)으로 꾸며져 있다. 천정까지 닿는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해야 하는 서재에 가득 꽃힌 샴발라출간 서적들로 둘러 쌓여있고 벽에 걸린 티벳 스님의큰 붓글씨의 액자가 인상적이다.
버콜즈씨 집에서 법회하는 장면
샴발라출판사에서 버콜즈씨와의 대담이 끝난 후에 우리는 그의 집으로 초대되었다. 둣뜰에 나무가 많은 아담한 2층집에는 차를 준비하면서 방금 뜰에서 꺽어온 나뭇가지와 정원에서 가져온 돌들로 거실을 장식하는 운치를 가진 조용한 분위기의 해젤(Hazel Bercholz) 버콜즈 부인과 아이반(Ivan), 사라(sara) 10대의 자녀들 그리고 보리스(Boris)라는 이름의 커다란 개가 하나의 화목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1층 거실 겸 응접실은 불상과 여러 티벳 및 동양의 장식물과 책들로 마치 절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난다. 2층에는 버클즈씨의 스승인 티벳 승려 사진이 놓여있고 한국병풍이 단정히 둘린 선방이 마련되어 있는데 매주 화요일 가까운 법우들과 가족이 모여서 명상을 한다.
버콜즈 사장은 샴발라출판사가 미국에 한국불교를 소개할 수 있는 소재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으며 샴발라 서적 또한 번역하여 한국에 출판하고 싶은 뜻을 밝히면서 ‘미주현대불교’가 미국과 한국의 불교계의 교량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에 반가운 뜻을 밝혔다.
필자: 이지영은 미주현대불교 편집위원으로 있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알라바마주립대에서 영문학 석사를 받았다. 뉴욕시립대학교 Law School을 졸업하고 현재 뉴욕에서 변호사로 있다.
1996년 10월 77호에서 옮긴 글
*** 이글은 10년전에 쓰인 글이고 현재 샴발라출판사는 많은 변화가 있다. 설립자겸 사장인 버콜즈씨는 현재 은퇴하여 샴발라센터와호주에 본주를 두고 최근에 미국에도 문을 연 E-Vam의 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는 그의 딸 사라가 현재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 미국에서 서적이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데 샴발라도 예외가 아니다. 불교책이 전반적으로 팔리지 않아 책 출판비율에서 불교책 출판을 줄이고 일반 서적 출간비율이 많아졌다. 지금도 불교책을 많이 출판하지만 불교전문출판사에서 일반출판사로 방향 전환을 한 것이다.
버콜즈씨는 전세계 모든 불교국가에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 많은 불교계의 마당발이다. 특히 서양불교권에서는 활동하는 영향력있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알고있고 불교권의 소식통이다. 미국불교계의 중요 인사들을 미주현대불교에 소개하고 있는 버콜즈씨는 미주현대불교의 초청으로 2002년도에 한국을 방문하였고 미주현대불교 행사에 자주 와서 축사를 하였다.
또 샴발라출판사는 미국백인불교계의 가장 큰 세력인 샴발라센터와는 다르다. 샴발라센터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티벳불교 쵸얌트룽파 링포체가 미국에와 설립한 단체이다. 여기에서 트룽파는 미국인들에게 적합한 방법을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샴발라센터가 설립된 후 미국불교는 1970년대의 일본 선불교에서 1980년대 티벳불교로 방향을 바꾸게 되엇다고 평가를 받고있다. 버콜즈씨를 포함한 가족도 샴발라의 중요한 회원인데 현재 미국 백인 불교계는 트룽파 링포체의 1세대 제자들이 이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권의 중요한 불교잡지인 Shambhala Sun 과 Buddhadharma도 이 단체에서 발행한다.
샴발라출판사:www.shambhala.com
샴발라센터: www.shambhal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