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일(수), 오늘 WKBL 2경기와 배구 2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겐 그에 앞서 정말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관련보도] [마이데일리] GS칼텍스, 결국 리베로 나현정 임의탈퇴 공시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1901021703766384&ext=na
[관련보도] [스포츠동아] 선수들은 왜 팀과 숙소를 떠나려 하나?
http://sports.donga.com/3/all/20190102/93532281/1
현 시점 2위 흥국생명과의 아주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원정길에 나선 GS칼텍스 팀으로서는 정말 걱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코치와 선수들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겠지만.
그래서 그저 간절히 우리 남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TV 중계를 지켜봤습니다. 흥국생명 대 GS칼텍스 경기입니다.
오늘 경기, 스타팅 라인업
■ 오늘의 경기 리뷰
1세트. 이소영 선수의 블로킹에 막혔던 흥국 김미연 선수는 그걸 또 그대로 되돌려줬네요(3대4 시점). 이어서 김미연 선수의 조금 억울할 수도 있는 실점(수비에 성공한 것 같은데, 비디오 판독 없이 수비실패로 판정) 이후 이소영 & 알리의 공격성공으로 앞서가는 GS칼텍스입니다.
GS칼텍스에선 외국인 선수 알리가 시작부터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26일 현대건설전 때부터 확실히 뭔가 업그레이드된 느낌. 정말 세터들이 올려주는 토스 높이가 본인에게 딱 맞아떨어져서인지는 몰라도 정말 출발이 좋았습니다(오늘 20득점, 공격성공률 45%). - 이후 세터들이 인터뷰하는 내용을 들어봐도 확실히 알리에게 향하는 토스가 의식적으로 달라지긴 한 것 같아요.
여기에 더해 이소영(11점), 또 선발출전한 맏언니 표승주 선수(12득점)까지도 골고루 득점에 나서며 7대15까지 앞서나간 GS입니다.
반면 흥국생명에선 에이스 이재영에 톰시아 선수만 조금 힘을 보탰는데, 대체적으로 단조로운 공격이었습니다.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고, 결국 점수차가 더 벌어지네요.
안혜진 선수의 서브득점으로 11 대 20까지 앞서나간 GS칼텍스이고, 흥국생명은 세트 막판 리시브까지 급겨히 흔들렸습니다. 톰시아 선수는 마지막에 네트를 때리며 랠리를 마무리짓네요. 13 대 25. 의외로 쉽게 세트를 가져온 GS칼텍스입니다.
2세트. 알리 선수의 3연속 득점으로 2세트도 산뜻하게 출발한 GS칼텍스입니다. 표승주 & 김현정 선수도 힘을 보태고, 알리 선수는 툭 언더토스로 넘겨준 공도 득점이 되었네요(5대10 시점). 행운까지 따라줍니다.
반면 박미희 감독님 말대로 "수비도 안 되고 다 안 된" 흥국생명입니다. 작전타임을 불렀지만, 오히려 김현정 선수의 블로킹과 속공 득점으로 더 격차가 벌어진 양팀입니다(8대16 시점).
이주아 선수(흥국)가 10대17, 11대19를 만들었던 이동공격 장면만 조금 인상에 남았네요. 오히려 톰시아 선수가 알리 블로킹에 연속으로 걸리고(11대22, 15대24 시점), 결국 김현정 선수가 속공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네요. 2세트도 15 대 25로 GS 승리입니다.
3세트는 초, 중반 잠깐 홈팀 흥국생명의 타임이 있었습니다. 김세영 센터의 득점 2개로 6대3 리드, 그리고 8점에 선착. 강한 서브로 GS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 김미연 선수 연속득점으로 10 대 6까지도 리드했던 흥국생명입니다.
하지만 일순간 리시브가 다시 흔들렸고, 그 틈을 타 10대10, 12대12, 14대14 동점을 만든 GS칼텍스입니다. 그리고 확 무너져 내리는 홈팀! 이재영과 김세영 선수의 공격범실(14대16), 이주아 선수도(15대18 시점). 이재영 선수는 또 네트 터치(토스가 네트에 많이 붙으면서 그걸 또 처리하려다보니... 15대19 시점)와 서브 범실까지(16대20).
반면 경기 마무리는 알리와 표승주 선수입니다. 알리 선수의 끊어때리는 득점 성공 - 표승주 밀어넣기 - 알리 강타 - 표승주 선수도 스파이크! 그리고 이소영 선수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20 대 25! 원정팀 GS칼텍스가 0대3 완승을 거두며 2위로 도약합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오늘 경기를 Full로 다 봤을 때, 일단 GS칼텍스 수비가 아주 기가 막혔던 오늘 경기였습니다. 리시브도 그렇고, 오늘 흥국생명 선수들(이재영 & 톰시아)이 강공을 떄리는 그 자리엔 모두 GS 수비수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GS 디그 84 시도/73 성공).
'여기로 공이 날아올 것을 다 알고 있었나?' 할 정도로 정말 착착 드러맞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 오늘 선발로 나서서 안정된 경기운영을 보여준 이고은 세터(경기 후 MVP로도 선정된), 그리고 김현정 센터(5득점, 블로킹 2개)도 쏠쏠한 활약이었습니다. 칭찬합니다. 중요했던 순간에 1승(승점3점)을 추가하며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네요. GS칼텍스는 이제 일주일 쉬고, 인삼공사를 만난 후 또 이틀 쉴 수 있습니다. 분위기 잘 추스르길...
반면 흥국생명은 중계진 멘트도, 그리고 경기 후 박미희 감독님 말씀대로 "정말 올시즌 가장 안 좋은 경기"였습니다. 이재영 14득점(공격성공률 33%), 톰시아 12득점(31%)! 블로킹에서도 밀리고(3 대 6), 범실은 많고(18 대 7개).
정말 해도 해도 뭘 해도 안될 때가 있습니다. 빨리 털어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겠네요.
마지막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이야기.
국가대표이자 팀의 주전 리베로, 그리고 맏언니이기도 했던 나현정 선수의 임의탈퇴. KOVO 홈페이지에 뜬 공시를 보면서도 아직 실감이 안나네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느낌의 그것. 개인적으로 나현정 선수가 한 팀의 주전이 되고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리기 전부터 그 가치를 눈여겨봐온 터라 너무 너무 슬프고 아쉬움이 큽니다.
뭐 큰 거 안 바라는데 말이죠.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선수가 코트 위에 있고, 건강하게 한 시즌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우승은 하면 좋고. 경기장에 직접 갈 수 있는 때면 경기 후 마주쳐 응원 한 마디 해주고 싶고. 싸인은 받으면 좋고 같이 사진 찍으면 더 좋고.
영광스러운 은퇴까지 함께. 그리고 그 사이에 우리 선수가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출산도 할 수 있고. 그러면 더 열렬히 축하해주고. 우리 나현정 선수도 그러고 싶은데, 생각보다 그 마지막이란 순간이 일찍 그리고 갑자기 찾아왔네요. 이제 시작인데.
혹시나 예상되는 우울과 허무함, 허탈감이 나 선수를 둘러싸고 있다면, 꼭 이 글 봤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대구에도 나현정 선수를 끔찍이 아끼고 또 걱정하는 팬이 한 명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요. 언제 그리고 어디서든 나리베, 파이팅!
■ 오늘 경기, Photo~~
최근 정말 무서운 알리(왼쪽 사진), 이소영 선수도 엄지 척! 표승주 선수도 잘해줬습니다.
정말 정말 무서운 알리 선수 사진 한 장 더. 이고은 선수(가운데) 경기 운영도 좋았고요. 승리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