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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파리풀로 파리를 잡는다네요
김창집 추천 0 조회 53 07.08.18 10:2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어지간히 더웠던 어제 7교시가 끝날 때까지 학생들은

에어컨을 켜놓은 교실을 떠나지 않데요.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천정에 매단 넉 대의 선풍기도

전기가 아까워 절약하라 절약하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1, 2, 3교시를 끝낸 나도 내 자리를 지키다보니

천장에 설치한 에어컨 한 귀퉁이가 나에게로 열려 있어

추워서 컴퓨터 작업도 제대로 못하고 가끔씩 일어나

밖으로 나가 하늘이 푸른지 예쁜 구름은 어디 없는지 웃으며 살폈지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파리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파리풀은

산과 들의 약간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데 50∼70cm 정도 자라고,

포기 전체에 털이 나며 줄기가 곧게 서고 줄기의 마디 바로 윗부분이 굵어지는데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7∼9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수상꽃차례로 달리며,

이곳에서 ‘가슨새’라 하는데 워낙 작아 사진 찍기에도 애먹을 정도이다.

유독식물로서 뿌리의 즙을 종이에 먹여서 파리를 죽이기 때문에 파리풀이라고 하고,

뿌리 또는 포기 전체를 짓찧어서 종기나 옴, 벌레 물린 데 등에 붙인다. 

 

 

♧ 파리의 전언 - 뱐기룡


이 세상

탈 없이

살아가려면

나처럼

일년 삼백예순 날

마르고 닳도록

비비고

비벼야

한다네


꼬옥

명심하길

바라네

 

  

   파리 - 김종구


가문을 먹칠해놓고

화장실 다녀와서

손도 안 씻고

내 밥상에 손대는 놈

장독대 여기저기 쉬슬어놓고

즐겁다고 노래하고 다니는 놈

아이들 보는 앞에서

때와 장소 안 가리고 연예질 하는 놈


씽씽 나를 놀리던 그 기백

뒷간에 숨겨놓고

불불불 기며

내 앞에 바싹 엎드려

손이 발되게 싹싹 빈다고 해서

그 잘못 용서가 되겠느냐고


파리채가 벌떡 일어선다.


에잇~딱!


아-

너도 뜨거운 피를 가진 동족이었구나

 

 

♧ 눈을 뜨고 죽은 파리 - 이윤학


뒤집힌 숟가락 위에도 파리는 앉아 있다

파리는 오랫동안 옮겨 앉았다 정육점

전자저울 위에도 앉아 보았다 그러나 그러나 무엇 하나

변화시키지 못했다 ?겨 다니며 알을 까고 싶었다

배를 깔고 잠든 사이에도 체온이 그리웠다

식은 밥 위에서도 마른반찬 위에서도 낮은

속에서도, 천장 위에서도 파리는 배를 깔고

알을 품었다


종지의 간장 위에도 파리는 배를 깔고

싶었다 시커멓게 밑이 보이지 않았다

파리는 살색을 닮은 검은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퉁퉁 불어터진 파리의 누런

배가 깔고 있는 간장 속에서 하얗고 자잘한

그 무엇이 무수히 떠올랐다 죽은 파리는

눈을 뜨고 있었다 태어난 새끼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밥상보를 들치고 들어가야 할 새끼들

쫓겨 다니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 나의 새끼들

 

 

♧ 파리를 위하여 1 - 복효근


내 밥그릇 위에 앉아서

손발이 닳도록

용서부터 비는 파리여

이 밥 한 그릇

아무 뉘우침 없이 받아든

나는 누구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야 하나

숟가락부터 잡아드는

파리만도 못한 나는

 

 

♬ 김홍철의 시원한 요들송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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