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음도 자전거 여행.
1.언제:2012.6.9~10(1박2일)
2.여행동선:강화 외포리 포구->볼음도->흙집펜션<1박>->당이래마을->
영뜰해수욕장->소나무숲->볼음도선착장
볼음도는 강화 본섬 외포리 포구에서 뱃길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섬으로
원래 '만월도'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조선시대 임경업 장군이 중국 사신으로 떠날 때
풍랑을 만나 15일간 머물렀다해서 '볼음도'라고 불리웠다고 전해집니다.
그동안 '주문도'를 서너번 왕래하면서 스치기만 했던 그 섬을
자전거를 타고 직접 들어가보았습니다.
강화군 서도면의 4형제 섬인 볼음도,주문도,아차도,말도에도
강화 나들길이 생겨났는데 서도2코스로 명명된 볼음도 코스는
청정 지역인 보름도의 너른 갯벌과 숲,들판을 따라 난 길로
고즈넉한 초여름 섬의 정취가 묻어났습니다.
이번 여행이 시기적으로 물이 많이 빠지는 때라
볼음도의 너른 갯벌을 경운기 타고 체험해보지 못한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볼음도 가는 길
외포리 포구에서 볼음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에 두편이 운항합니다.(오전 9시와 오후 4시)
오후 4시에 출항하는 볼음도행 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건너편은 석모도입니다.
외포리 포구를 뒤로하고 볼음도를 향하는 배를 갈매기들이 따라옵니다.
오후의 햇살을 머금은 바다위에 등대가 외롭게 서있고 해무에 휩싸인 석모도 해명산 능선이
유난히 고즈넉하게 보입니다.
어린딸이 엄마와 함께 아차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섬 여행길에서만 느껴지는 여유와 한가로운 풍경이었습니다.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다에는 오후의 햇살이 내려앉았고
희미하게 시야로 보이는 섬이 주문도입니다.
고독은 자유로워야 한다
훨훨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져야 하고
지도처럼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
마음대로 만든 공간을
마음대로 누웠다가
마음대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이생진'아무도 그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중
아는지요?
석양이 훌쩍
뒷모습을 보이고
그대가 슬며시
손을 잡혀 왔을 때
조그만 범선이라도 타고
끝없이 가고 싶었던
내 마음을
당신이 있었기에
평범한 모든 것도
빛나 보였던 그 저녁바다
저물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
석양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요?
발길을 돌려야 하는
우리 사랑이
우리가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것이
내 가장 참담한
절망이었다는 것을
저무는 해는
다시 떠오르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될 날이 있을까
서로의 아픔을 딛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대로 영원히 영원히
당신의 가슴에 저무는
한 점 섬이고 싶었던
내 마음,
그 저녁 바다를
그 저녁바다 / 이정하
외포리 포구를 떠난 카페리는 약 1시간 30여분만에
저곳 볼음도 선착장에 뱃머리를 댑니다.
강화 나들길 서도 2코스 흐름도입니다.
볼음도에 일부 승객을 내린 카페리는 저 등대를 휘돌아
아차도를 경유하여 주문도로 갑니다.
강화나들길
하룻밤을 묵은 흙집 펜션<1박 4만원>
이튼날,감나무가 있는 당이래 마을을 기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볼음도 섬 일주에 나섭니다.
어느새 감나무 꽃이 떨어지는 시기가 되었군요.
장맛철이 머지 않았습니다.
볼음도는 섬이지만 전형적인 농촌 분위기가 났습니다.
볼음2리 마을 쪽에서 본 볼음교회가 있는 당이래 마을 전경
해무에 휩싸인 갯벌이 있는 영뜰 해수욕장
갯벌위로 경운기가 한무리의 사람들을 싣고
해무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오늘같이 물이 많이 빠지는 때는 갯벌의 길이가 약 6km나 된다고 합니다.
빠지지 않고 단단한 갯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언가가 늘 꾸물거리고 끊임없이 숨 쉬는 생명의 밭!
그게 바로 갯벌입니다.
무수한 생명체가 숨쉬고 있는 갯벌은 섬사람들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해당화가 있는 해변,영뜰 해수욕장
향긋한 꽃내음이 짙게 풍겨왔는데 해당화 향은 사람을 설레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영뜰 해수욕장
영뜰 해변의 소나무 숲길에는 한가로움이 묻어났습니다.
길없는 숲속에도 쾌락이 있다.
외로운 해변에도 환희가 있다.
아무도 침입할 수 없는 곳이 있다.
파도 소리가 요란한, 깊은 바다 말이다.
나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연도 사랑한다.
나는 자연과의 대화에서 배운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또 나는 자연과 만날 때마다 느낀다.
내가 표현할 수 없는 것이지만 숨길 수 없는 것을.
자연에 관한 시 /바이론 경( Lord Byron )
해변을 따라 난 강화나들길 서도2코스
이 드넓은 갯벌을 두고 한쪽에서는 사람이 한쪽에서는 새들이 부지런히 갯일을 합니다.
자전거를 저어 저 갯벌속으로 들어가 가무락과 바지락을 캐고 싶었지만
뱃시간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강화 나들길은 해변에서 이제 숲으로 이어집니다.
엉겅퀴꽃이 있는 나들길
이맘때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름꽃 벌개미취
마을 어귀의 뽕나무에 오디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찍자고 했더니 꼬마는 좋다는데 강아지는 시르다는 표정입니다.
강아지야 네 소중한 초상권을 침해해서 미안하다.^^
전날 과음으로 늦잠을 잔 탓에 섬의 반 바퀴만 돌아 볼음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좀더 여유로움과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다음 여행을 기약해봅니다.
볼음도 선착장
향긋한 장미향 그윽한 계절,6월!
이 맘때의 장미는 유난히 붉어 처연하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배 언저리만 보이는 안개에 갇혀 있는 상황과 내가 살고 있는 삶이 무엇이 다른가.
내 삶을 좀 먼 시간 밖에서 바라다 보면 결국 안개에 갇혀 있는 것과 같지 않을까.
현재란 시간의 섬이다.
세월이 가는 길 시간은 현재의 뭍이다.
-함민복 시집 '말랑말랑한 힘' 129쪽 '뱃길의 일부'중에서
볼음도를 떠나며
숙명적으로 외로운 것이 섬이지만
섬 여행은 사유를 통해 자신과 소통하게 하고
황폐한 정신을 비옥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다음 섬 여행은 아차도에 가볼 예정입니다.
-끝.
첫댓글 사진에서 비릿한 갯내음이 맡아집니다. ^^
사진 잘 찍는 사람들보면 부럽기만 한데 졸작인 사진에서 갯내음이 전해졌다니 다행입니다.^^6월의 바다처럼 넉넉하고 평안하시길~!!
볼음도......안가도 가본듯 세세한 사진으로의 여행.... 감사합니다. 멋진 섬, 멋진 여행자십니다^^
좀 오래되었는데 볼음도는 어떨땐 40분만에 배가가고 어떨땐 1시간반이 걸리고 그래서 선박직원에게 물어보니 밀물썰물에 따라 뱃길이 다르다고 하드만요....지금은 아예 멀리도나봅니다~~ㅎ~~옛날생각 납니다~~강아지 들고있는 어린애는 저 순간이 자기 생애에 가장 행복한 때라는걸 알른지 몰갔슴다~~~
맞습니다..저 역시 헷갈렸는데요..물 때에 따라 뱃길이 달라지는 모양입니다.서락이님도 참 많이 다니셨군요..^^
저희도 귀국하면 꼭 들려봐야겟어요. 이런 여힝길 얼마나 그리운 지 몰라요. 한국가면 원없이 밟고 싶은 땅입니다
외국에 오래 계시면 우리나라가 더욱 그리울것같습니다.^^
섬여행 좋을것 같아요. 저도 가까운 곳 부터 시도해보아야 겠습니다. 넓은 갯벌 정말소중한 자원인것 같아요 아름답게 보존해야할것 같습니다^^~
옹진군도의 섬들은 휴가시즌 전까지 배삯의 50% 할인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참고하세요.사실 배삯이 만만찮거든요..
저는 휴가시즌 전에 백령도와 백아도를 다녀오려고 하는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