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시선 원고입니다.
사진용량이 커서인지 파일첨부가 안됩니다
파일로는 허용철선배님 메일로 보내겠습니다.
물길바람길展
-시작-끝-
김경학(夢皮)
1
두 발을 가진 인간이 걷는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특성중 하나입니다.
언제부터 인가 걸을 수 있는 길을 잃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껏 걸을 수 있는 길의 탄생은 자연스러운 이치였을 것입니다.
이때 ‘걷기 위해 걷는 것’은 하나의 놀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걷는다는 것은 나와 노는 것입니다. 당신은 길속에 늘 새로운 모습으로 존재하므로 당신과 노는 것 또한 늘 새로울 것입니다. 걷는다는 것은 당신의 얼굴을 만지는 것과 똑같은 행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져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그 무엇을 걸어보면 알게 됩니다.
2
강화도는 오래전부터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던 장소이며 외국의 문물이 바닷길로 들고 나던 관문이기도 했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가다 보면 외적과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섬을 빙 둘러 만든 53개의 돈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돈대에 쌓인 돌만큼이나 애틋한 역사를 간직한 섬, 멀리 바라보이는 북녘 땅이 실향민의 상처를 달래주는 섬이 바로 강화입니다.
걷다 보면 산과 하늘과 바다를 동시에 만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야트막한 산과 논밭이 만드는 따스한 풍경은 지친 마음을 고스란히 끌어안아줍니다.
강화나들길은 1구간 <심도로 드는 길>에서부터 8구간 <갯벌 보러 가는 길>까지 총연장 132킬로미터의 강화구석구석을 역사. 사회. 문화를 중심으로 하여 강화를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케 하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하여 민예총(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인천지회 강화지부 식구들이 해마다 주제를 달리하여 펼쳐온 밴댕이전. 진달래 전에 이어 이번 정기전은 강화나들길에서 어느 곳에도 걸림이 없는 물. 바람을 통해 “물길 바람길”이란 부제를 걸고 한반도의 통일의지를 담아 스스로 자기성찰의 내면을 확인하고자. 스스럼없이 길에서 놀아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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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례회원의 작업장에 모여 고려산 백련사 입구에서 나들길 전시장소 답사를 진행하고 설치작품에 대한 안정성문제까지 모두 검토가 되었는데 전시 이틀 전 강화군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하여 전시 및 모든 축제행사가 무기한 연기되어 버렸습니다. 강화나들길을 주제로 작품을 준비하던 작가들은 장소가 바뀜으로 해서 작품을 다시 제작해야 하는 난제에 부딪쳤습니다. 결국 전시를 10월로 연기하고 5월 16일 강화나들길을 주제로 한 강화민예총정기전<물길 바람길>의 현장답사를 시작으로 민예총의 전시기획을 위한 걷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설치작업답사 첫 번째 후보지 강화나들길 1구간
강화 구 대교는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진 다리인데 출입통제가 되어있습니다
이 폐쇄된 다리를 이용하여 예술적으로 탈바꿈 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 하였으나 작업비용등의 고질적 난제에 부딪친 데다 설상가상으로 답사팀간의 설치작업 방법론에서 이견이 많아. 일차로 탈락되었습니다.
-두번째후보지 나들길 2코스<호국돈대길>
오두돈대 쉼터
전망이 좋고. 강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염하강가의 물길과 시원한 바람이 산뜻한 곳으로. 그늘 좋고 화장실 완비되어 있고. 주변에 슈퍼. 식당의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야간에 작품 도난의 위험성에 너무 노출되어 있는지라 결국 투표결과 두표차로 탈락되었습니다.
-세변째 후보지 나들길 1구간<심도로 드는 길>
대산리 돌머리입니다
북한의 개풍군이 눈앞에 펼쳐진 곳. 도로가 끊긴 지점의 이 광장이 후보지로 선정되었던 것은 2010년 10월 1일~3일 이곳에서 일본인들과 한국 음악인들이 함께 주최 할 평화음악제(“강화에오라”)가 열리기 때문에 주제 전에 맞추어 행사를 더 의미 있게 할 계획이었으나
3일 간의 행사가 끝나면 사람들이 없고, 군부대와 너무 인접해 있으며 민통선지역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탈락되었습니다.
-네번째 후보지 나들길 5구간<고비고개길>국화저수지
국화저수지내 시민공원. 야간조명도 설치되어있고 공연장. 생태연못. 쉼터등. 정비가 잘 되어있습니다. 아침. 저녁, 심야까지 많은 사람들이 운동장소로 이용을 하고 있으며 그곳에 조성된 시설물을 이용한 다양한 설치 작업이 용이하다고 판단되어 후보지로 최종 확정 된 곳입니다
나들길에 대한 이해와 회원들간의 작업방향에 대한 5차례의 대담과 발제를 통해. 강화나들길 5구간의 국화저수지에서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평면작업만 해왔던 작가들은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훌륭한 작품을 출품해 주셨고 역시 조형적 설치를 해왔던 작가 분들께서는 이번 전시의 주제 전에 맞게 탁월한 전시장소 선정과 설치작업의 묘미인 해학과 풍자로 전시를 한층 돋보이게 해 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설치미술에 익숙하지 못한 시민들은 밖으로 튀어 나온 미술품에 이해를 못하는 표정들이면서도 관심과 열의를 함께 보여 주었습니다.
더불어서 오픈식 날 김애영회원은 오픈축하공연 “국화리 물가 어느 오붓한 자리”라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작은 음악회를 만들어 주셨고. 백제예술대학 생활음악과에 출강하신 한유진선생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만든 어거스틱밴드 자아동감 (한유진.하선주.강세미.박두성.손민국.김상복)으로 “물길바람길”의 무대를 한층 더 밝혀주었고. 강화지역 여성노래패 어깨동무팀(최미란.유혜옥.이보영.천복남 )이 국화저수지의 물결과 함께 이 시대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림판에 음악인들이 동참하여 좋은 굿판을 한층 더 빛내주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미술과 음악이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껏 만끽하였습니다.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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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통해 느낀 개인적 편린입니다. “미리보기”에 지친 사람들이 “돌아보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속성은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다는 전제하에 앞날에 대한 희망으로 전진을 가속화 시킵니다. 그 속도에서 지친 사람들이 길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게 길이고 그 길속에 내가 있고 자연이 있습니다. 예술에도 가는 길이 있다면 이러할 것입니다. 저는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끊어진 길을 잇고, 잊혀진 길을 찾고, 사라진 길을 불러내어 강화나들길이 되었다면, 이 시대의 작가로서 끊어진 꿈을 잇고, 잊혀진 사랑을 찾고, 사라진 열정을 불러낸 “물길바람길전”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내 자신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마구마구 할 수 있는 영혼이 살아있는 예술가의 꿈이 모두에게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5
끝으로 이시우선생의 작가별 작품에 대한 단상으로 이번 전시의 글을 갈무리 합니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박진화선생님의 칼쟁반…….―와 확 다가옵니다.
박흥렬선생님의 만화 -하나하나가 깊은 철학적 사색을 주는 역시…….
한명렬선생님의 솟대 -역시 야외설치엔 이게 있어야 뭔가 그럴듯한
홍선웅선생님의 차시리즈는- 차향이 퍼지듯
강신천선배의 설치 -공간에 대한 일관된 천착. 존재와 작품중심의 사고에 새로운 반대쪽 관점을 심어주시는
고선례선생님의 호랑이는 -어디에 있어도 어울리는 놀라운 친화력.
아마 노을소님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개조심의 해학과 완벽한 설치감... 박수
장분남선생님의 하늘물고기 -기발한 발상. 그런데 끈 떨어진 물고기가 모래밭에 사망해 계셔서 안타까움.
박충의 선배의 물고기와 배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 최고의 영예를
김수일 선배의 돌 미소. -작년의 진달래아기 탄생에 이어 발상의 신선함과 표현의 절제. 수작입니다.
이시우의 연꽃시리즈 =이거 신미양요당시 찍힌 인물들이에요.
김경학 허용철선배의 합동작 -무속의 흙내 나는 무대 틀과 나들길 육바라밀 그러고 보니 그동안의 작업이 도상학으로 수렴?
누구 작인지 몰랐으나 비파형동검이 석도현선생님 작품인 것을 알고는 -와.고생하시었네요…….
첫댓글 원고수정사항 - 음악회부분에서 <백제예술대학 생화활악과>를 <백석예술대학 실용음악과>로 바꿔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