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사 새옹지마
2011년 어느날 베로니카와 모니카와 함께 필리핀은 처음 찾아왔지요.
왜 필리핀에 왔는가 하면 인천 민들레국수집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운영을 하게 되었고, 민들레국수집의 홀씨 하나라는 책이 한겨레 출판에서 제법 팔렸습니다. 인세 중 일부를 필리핀의 가난한 아이들 장학금으로 나누고 싶었지요.
나보타스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돌본다는 어느 단체에 후원을 했는데, 현지에 와서 봤더니 소문과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빠야따스 쓰레기처리장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어느 한국 수녀원을 찾아갔습니다.
수녀님을 통해 빠야따스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그곳 아이들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했지요.
2013년에 청암상을 받아 그 상금의 반은 필리핀에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작은 민들레국수집을 빠야따스에 만들려고 했지만 쓰레기장이 포화상태가 되어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말라본에 있는 요셉의원의 최영식 신부님의 도움으로 칼로오칸교구에서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인천교구의 주교님께서 개인적으로 하다가 어려워지면 그곳 가난한 아이들이 더 어려워지니까 교구가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2013년 10월에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장 박모 신부가 교구장 대리로 민들레국수집과 함께 칼로오칸교구 주교님과 계약을 체결했지요.
2014년 2월에 인천교구 박모 신부의 터무니없는 트집으로 민들레국수집은 인천교구 사회복지가입시설에서 탈퇴하고, 인천교구와 함께 했던 모든 일들은 취소되었습니다. 물론 필리핀 교구와의 계약도 취소되었지요.
2014년 4월에 인천교구와 아무런 관계없이 민들레국수집이 필리핀에 들어왔습니다. 전날 칼로오칸교구의 공동묘지 마을이 화재가 나서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칼로오칸교구의 카리타스 담당신부님이 인천교구와 상관없이 민들레국수집이 이재민들 위해서 무료급식을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성당 뒤에 있는 낡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그해 6월에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열었습니다. 곧 이어 말라본 파라다이스 빌리지와 나보타스 산 로꿰 성당에서도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급식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장학금 지원하고 세 곳에서 매일 밥을 나누고, 지붕도 없는 아이들 집을 고쳐주고. 무이자 소액대출을 하면서 아이들 가정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거들었지요.
2015년 가을부터 인천교구의 박모신부가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더니 2016년 3월에 인천주보에 민들레국수집에 대한 교구의 입장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사를 올립니다. 그러다가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에 대해서도 이곳 교구에 음해를 했습니다.
2017년 1월에 어쩔 수 없이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서 지역의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던 건물을 교구로 돌려주고 모든 비품들은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었습니다.
겨우 우리 장학생들에게 장학금이니마 계속 지원할 수 있게 명백만 유지해 놓은 채 인천으로 돌아갔습니다.
2017년 6월에 우리 민들레국수집 장학생들에게 장학금 나뉘주러 필리핀으로 들어왔습니다.
칼로오칸 민들레국수집 장학생들에게 장학금을 6개월 분을 미리 주었습니다. 그리고 GMA 카비테와 나보타스에 새롭게 장학생들을 뽑아서 장학금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가난한 아이들에게 장학금만 나누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배가 고파서는 공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밥을 먹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먼저 GMA 카비테에 조그맣게 민들레국수집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조그만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밥도 먹고 책도 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어 2017년 11월말에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보타스에도 작은 집을 마련해 올해 3월에 민들레국수집을 열었습니다.
올 3월에 나보타스에 연 민들레국수집은 너무도 좁아서 우리 아이들 밥 먹을 공간이 없어서 계단에 앉아서 밥 먹고는 해서 우기가 시작되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 생겼습니다. 나보타스 민들레국수집에 조그만 공부방을 마런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제는 비가 와도 우리 아이들이 걱정없이 밥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옹지마입니다.
나보타스 Tangos 마을, GMA 카비테의 델라스 알라스 마을에 있는 우리 민들레국수집 장학생들이 뽀얗게 생생하게 잘 크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놀랍습니다.
장학금을 잘 나눴습니다.
아이들과 가족들과 잔치도 잘 치러습니다.
땀도 엄청 흘렸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기만 합니다!
배고픈 이들을 좋은 것으로 먹이시는 분
나이 60이 넘어서 겁도 없이 필리핀 가난한 아이들 곁으로 가서 참으로 재미있고 놀랍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필리핀에는 너무도 배고픈 사람들이 많아서 그곳에서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면 배고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서 밥 달라고 할 텐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려느냐며 모두가 말렸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머리엔 부스럼이 나고, 콧물 흘리고, 깡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온 아이가 허겁지겁 밥을 먹는 모습을 봤습니다. 조그만 아이가 다섯 그릇이나 먹는 걸 보고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습니다. 아이들 눈망울이 초롱초롱. 잔소리 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봅니다.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놀기도 잘 놉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과 헤어지고, 장학금이나마 계속 나누려는 간절함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더욱 더 변방으로, 더 안타까운 곳에서 사는 필리핀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새롭게 다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산위의 마을 박기호 신부님이 보태주시고, 아오스딩형제님이 도와주시고, 또 한없는 믿음으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도와 주시는 후원 은인들 덕분에 카비테와 나보타스에서 다시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GMA 카비테의 델라스 알라스 마을에 있는 민들레국수집, 나보타스 Tangos 마을에 있는 민들레국수집에서 우리 장학생들이 엄마와 동생과 함께 밥을 나누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엄마와 동생도 함께 밥 먹게 하고싶은 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제야 엄마와 동생도 함께 밥을 나눈답니다. 그리고 조그맣게 마련한 책장에서 동화책을 봅니다. 이번에 필리핀에 가서는 나보타스에 작은 공부방도 마련했습니다만 다음 번에 들어가서 마무리를 해야 한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귀한 티가 날 정도로 뽀얗고 예쁘고 초롱초롱해졌습니다.
배고픈 이들을 좋은 것으로 먹이시는 그분의 기적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은 세상 그 어떤 행복감보다 더 크게 어른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모두의 행복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참 기쁘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어주는 민들레 국수집.
많은 것을 보지 않아도,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