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가?
반전의 역사!
7 년전 중학생이던 가난한 소녀를 알게 되어
너무나 딱한 처지인지라 내가 '키다리 아저씨' 몫을 한 적이 있었다.
내 주변의 천사 세 분께 부탁해 그 학생을 돕도록 요청했다.
그 세 천사는 나의 한 마디에 중학생인 그를
대학 입학할 당시까지 매월 사랑의 숨은 후원금을 보내주었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 가난한 여학생은
지난 해, 서울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하였다.
난 그 때,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오랜 세월동안 묵묵히 후원해 준 세 천사를
서울대학생인 그에게 5년만에 공개하여 만남을 주선 해 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그는 금년에 서울대 농업생명 과학대학 농경제 사회학부 2학년생으로 2013년을 맞이했다.
1학년 동안도 학교에서 성적 장학금을 받아 집안에 부담을 끼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키우며 학업에 정진해 왔다한다. 참 기특한 일이다.
지난 설 전에 창고일을 마친 후 집에 들어가니 보니
내 책상 위에 최 고급 상표의 양말셋트 두 박스와
역시 최 고급품의 팬티 선물셋트 두 박스가 놓여 있었다.
나는 내 돈으로 그런 것을 사 입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뜻밖의 선물에 기분이 좋았다. 허지만, 누구일까? 선물을 보내주는 이가?
그 전에도 내가 마른반찬을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누군가가 아파트 벨[초인종]을 눌러 나가보면 사람은 없고 웬 물건 든 쇼핑바구니만 있었다.
그 안에는 잣과 대추를 썰어넣고 만든 멸치볶음과 김, 그외 반찬류등이 들어 있었다.
며칠 전에는 사람을 통해 쇼핑보따리를 나에게 보내왔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여느 때처럼 여러가지 반찬류였다. 그런데 다른 보따리를 풀어보고는~~.
세상에 ! ~~~~~~~ 21년산 발렌타인 양주 한 병과
예쁘게 포장 된 크리스탈 양주 잔과 우유컵도 함께 나왔다. 옷을 벗겨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감사기도를 드렸다.
A4 용지에 편지도 두 장 들어 있었다.
한 장은 술에 대한 내용이었고, 또 한장은 반찬 조리법[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설명이었다.
외롭고 적적해서가 아니라, 오묘하신 하느님 사랑에 녹아서,
그리고 얼굴도 알 수 없는 보내주신 천사께 감사드리며 혼자 고즈녁히 한 잔을 따랐다.
한 모금을 입에 담으니~~~, 그제야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왜 남들이 그 비싼 돈을 주고 고급 양주를 선호하는지! 역시 달랐다. 향과 음미되어지는 맛이.
내게는 첫 경험이었으니 황홀하였다. 머리 속과, 입 천정과 목줄기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이~~~~~
반찬은 작은 통에다가 덜어 담아서 창고로 가져왔다.
내가 창고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거의 매일 점심과 저녁은 소금창고에서 먹게 된다.
어쩜 이렇게도 맞춤형일까?
보내 주신 반찬류가 내가 무척 좋아하는 것 뿐이니~~~, 놀라울 따름이다.
얼굴도, 만나 본 적도 없는 어느 천사의 선물 내게는 '우렁각시'같은 존재 아닌가!
참 안타깝기만하다.
오늘은 그 때 보내 준 반찬 가운데 북어 양념구이를 했다. 물론 들기름까지도 우렁각시가 챙겨 보냈으니
편지의 사용설명서대로 후라이팬에 호일을 깔고 바닥에 들기름을 흥건히 두른다음 양념되어진 북어를 올렸다.
정말 새 밥을 지어 북어양념구이와 먹으니 꿀 맛인데 막달레나는 사순시기 단식중인고로 안먹으니~~~
난 냄새 풍기는 것도,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도 단식중인 친구에게도 고통이 되리라 혼자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좁은 부억에 서서 혼자 먹었다.
그리고 바로 엊저녁 집에 들어가니 식탁 위에 웬 보따리?
끌러보니 내일이 정월 대보름이라며 그분이 보내주신 선물이었다.
오곡밥, 밤까지 들어있었다. 거기에 일곱가지의 갖가지 나물류의 반찬,
특별한 맛의 콩나물 국까지 정성껏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왜 이리도 식탐이 많은지?
낮에 서울의료원 호스피스봉사를 끝내고, 같은 병원에서
'시민 체감서비스 2차 워크샾'중인 친구 막달레나를 기다리다가 너무 배가 고파
원내에 있는 제과점에서 고구마케익 한 개, 생크림 빵 한 개, 완두콩 단팥 빵 한 개를 먹었는데,
막달레나는 2시에 시작 된 워크샾이 6시가 다되어서야 끝났다.
회의중에 나온 음료와 붕어빵케익을 주길래 또 먹었다. [막달레나는 금식중이라 아무것도 안먹는다]
그리고 창고에 와서 있다보니 밤 9시경 또 시장끼가 느껴져 밥을 지어 혼자 일전에 우렁각시가 보내 준
김과 더덕구이로 혼자만의 밥상을 근사하게 차려먹고 집으로 갔었다. 역시 한국사람은 밥이 최고야!
아! 그런데 밤까지 들어 간 오곡밥을 보니 ~~
절제하지 못하고 밤 10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또 맛있게 먹었다.
아마 친구가 아무 것도 안먹고 단식중이니 하느님이 나에게 보속으로 두 배를 먹여주시는 모양이다.
아무튼 요즘은 먹는 것으로 횡재한다.
창고에 찾아오는 사람마다 꼭 무언가 맛있는 먹거리를 들고 들어오니 내 혼자만의 몫인 셈이다.
바깥을 나가보니 가로수 사이로 대보름 달이 휘영청 밝기만하다.
오곡밥을 먹은 후 우렁각시가 보내 준 국화차를 우려내어 마셨다.
그러나 저러나, 이 우렁각시는 도데체 어떤 분일까?
혼자사는 호래비 심정을 헤아려 양주까지 보내주고, 보름이라고 오곡밥에 나물까지.
하늘에서 내려왔나? 아니면 땅에서 솟아났나?
그 우렁각시의 실체는 바로 내가 중학교 때부터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후원해 준 그 학생.
지금 서울대 재학중인 그 학생의 어머니라 한다.
전에 아파트 문 앞에 물건을 놓고 벨을 누른 다음 달아 난 도망자?는 바로 그학생이었다나~~~~!
최근에야 비로소 하나하나 씩 밝혀진 사실에 그저 놀랍기만하다.
그 어머니는 아주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계신 훌륭한 분이심을 뒤늦게 알게되었다.
사랑은 부메랑인가.
거절해도, 만류하고 뿌리쳐도 소용없이 밀려오는 사랑의 쓰나미!
내가 거부하는 뜻을 인편에 전하면 퀵써비스를 통해 배달한다고하니 이를 어찌막으리오.
오 주님!
우렁각시를 통해 계속 부어주시는 이 은총을 제가 받아누려도 되겠습니까?
한 말씀만 하소서.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가?
반전의 역사!
우리나라 만세!
하느님나라 만세!
첫댓글 주고 주고 받는 이웃사랑 사랑
주님,고통 속에서도 위로가 되는 광경이라
주님의 입가에 미소 빵끗 빵끗
감사해요, 물결님 늘 우리카페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해 주셔서. 봉마니바드세유~~~
저희 창고지기들의 체험담이 기록 된 특별메뉴 [소금과 빛] 36번 제목: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위 제목의 글을 클릭하시면 그 우렁각시의 딸 서울대생의 성공스토리를 만나시게 됩니다.
단, 이 코너는 회원가입하신 분께만 오픈되어 있음을 양지하여 주시기바랍니다.
저도 감사한 마음로 맛나게 먹었습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