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을 활용한 헤드파이나 PC와 연결해 간단히 고음질 음원을 즐길 수 있는 피씨파이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스튜디오급 무손실 음원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고음질 음원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고성능 헤드폰과 이어폰을 구입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플래그쉽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이를 제대로 울릴 수 있는 헤드폰 앰프가 필수적이라 고성능 헤드폰을 구입한 이들은 어떤 헤드폰 앰프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오디오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도 파란 레벨미터를 품은 앰프는 한 번쯤 본적이 있을 것이다. 1949년 미국에서 설립돼 하이앤드 오디오 앰프 명기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매킨토시는 오랜 전통을 자사의 상징인 파란 레벨미터와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지만 쉽게 소유하기 어려웠던 남자의 로망과 같은 매킨토시가 처음으로 헤드폰 앰프에 특화된 시스템을 선보였다. 매킨토시 ‘MXA70’ 앰프는 DAC를 통해 헤드폰 앰프 역할은 물론 스테레오 스피커 출력 단자를 갖춰 인티 앰프의 기능까지 갖춰 활용도가 높다. 과연 헤드파이에서도 명기의 자리를 이어갈지 매킨토시의 첫 헤드폰 앰프 ‘MXA70’을 살펴보자.
매킨토시 MXA70은 앰프와 2웨이 데스크탑 스피커로 구성된 통합 오디오 시스템이다. 오로지 매킨토시로 갖춰진 오디오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구성으로 쉽고 간단히 매킨토시 사운드를 맛볼 수 있다. 앰프는 헤드폰 앰프에 특화됐고 스피커 역시 콤팩트한 크기를 지녀 사무실 책상이나 소규모 테이블에도 쉽게 올려놓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 스피커가 빠진 MHA100 모델도 있다
MXA70은 스피커 출력 단자를 품어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전용 헤드폰 단자로 헤드폰 앰프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스피커가 필요 없거나 가지고 있는 스피커를 활용할 예정이라면 MXA70의 앰프만 구매할 수 있다. 모델명은 ’MHA100’으로 이름만 다르고 외관과 기능은 동일하다. 당연히 매킨토시 2채널 스피커가 빠지는 대신 가격은 더 저렴하다.
매킨토시 앰프는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유지해온 만큼 MXA70은 앰프만 봐도 한눈에 매킨토시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쪽에 배치된 노브와 OLED 디스플레이, 빨간 전원 버튼, 무엇보다도 매킨토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푸른 파라미터가 배치됐다. 대신 헤드파이 시장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크기가 작다. 어찌 보면 매킨토시 파워앰프 MC302의 미니어쳐 버전 같기도 하다.
크기는 너비 292mm, 깊이 457mm, 높이 141mm로 확실히 가로 길이가 짧아 책상 위에 올려두고 헤드폰을 듣기 좋고 침실에 두기에도 부담이 적어 별도의 청음실이 필요 없다.
매킨토시 MXA70은 디자인만으로 구매욕을 불러일으킨다. 심플하지만 무미건조한 다른 헤드폰 앰프에 비해 MXA70은 나름대로의 전통과 확실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 섀시로 내구성을 구축했고 광택이 나는 브러시드 알루미늄으로 보기만 해도 멋지다. 단단한 소재로 외관을 완성했기 때문에 무게는 12kg에 달해 이동하기가 다소 벅차다.
음악을 듣기 위해 일일이 앰프를 조작할 필요가 없도록 무선 리모컨이 포함된다. 리모컨은 다른 매킨토시의 뉴미디어 제품과 동일하다.
단자를 연결할 때 빼놓고는 뒷면을 볼 일이 드물겠지만 뒷면 디자인도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대형 히트싱크가 배치된 뒷면은 마감으로도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다.
입력단자는 4개의 디지털 입력과 2개의 아날로그 입력단자를 지원한다. 디지털은 코엑시얼(coaxial), 옵티컬(optical), AES/EBU, USB로 나뉘며 아날로그 입력부로는 밸런스와 언밸런스 단자를 갖췄다. 헤드폰 앰프는 물론 인티 앰프로 써도 부족하지 않을 입력 구성을 지녔다.
DAC(Digital Analog Converter) USB의 성능은 최근 스튜디오급 무손실 음원이라 불리우는 24bit/192KHz 음원을 뛰어넘는 최고 32bit/192kHz 음원을 디코딩해 재생한다. 입력단자와 DAC 성능만 살펴봐도 단순히 음악감상을 넘어 전문가급 모니터링 앰프로 쓰이기에 충분하다.
헤드폰 앰프로 특화된 제품이니만큼 그에 특화된 기능을 지녔다. 먼저 매킨토시만의 오토포머(Autoformer) 기술을 통해 8-40, 40-150, 150-600옴의 3가지 출력 임피던스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출력 임피던스는 노브를 돌려 간단히 설정할 수 있으며, 최대 600옴의 임피던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제대로 구동이 어려운 플래그쉽 헤드폰이나 전문가급 모니터링 이어폰도 문제없이 연결이 가능하다.
헤드폰 안에 마치 스피커가 있는 것과 같은 사운드 효과를 내는 HXD(헤드폰 크로스피드 디렉터, Headphone Crossfeed Director) 기술도 담겼다. 매킨토시 MXA70에 헤드폰을 연결한 뒤 볼륨 노브를 꾹 누르면 HXD에 녹색 LED가 켜지며 이를 활성화 할 수 있다.
HXD 기능을 켬과 동시에 소리가 쭉 모아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좀 더 탄력적인 사운드로 바뀐다. 그렇지만 HXD 기능은 사용자에게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HXD을 껐을 때 소리가 더욱 퍼지는 느낌이 들어 공간감을 위해서 HXD를 끈 사운드가 더 마음에 들었다.
매킨토시 MXA70의 청음을 위해 헤드폰은 매킨토시의 첫 헤드폰 ‘MHP 1000’을 골랐다. MHP 1000은 매킨토시의 처녀작이지만 가격이 250만 원에 달하는 플래그쉽 제품이다. 임피던스는 200옴에 달해 헤드폰 앰프를 필요로 하며 사용자 반응이나 매킨토시 측에서 자사의 헤드폰 앰프와 최적의 궁합을 보인다고 전해진다.
매킨토시 MHP 1000은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해 들어도 괜찮은 소리가 난다. 비록 음량을 크게 높여야 적절히 구동이 되지만 선명한 사운드와 상당한 공간감으로 하이파이 사운드를 듣는 맛이 있다.
매킨토시 MHP 1000을 MXA70에 연결했을 때는 헤드폰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진다. 주로 깔끔하고 섬세한 사운드가 특징이었던 기존 MHP 1000에 묵직한 중저음이 더해져 단단하고 꽉 찬 사운드를 들려준다.
클래식이나 재즈, 잘 정리된 분리도로 화려한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잘 어울리던 매킨토시 MHP 1000은 자사의 헤드폰 앰프를 통해 묵직한 한방이 필요한 록 음악이나 힙합 장르를 표현하는 데도 어색함이 없다. 부드럽고 선명한 사운드에 막강한 출력이 더해져 조금의 물러섬이 없는 단단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매킨토시 MXA70은 채널 당 50W의 출력을 내 웬만한 스피커도 충분하게 구동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업무 중에는 헤드폰으로 혼자 음악을 듣다가 혼자 있거나 야근을 하는 상황에서는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매킨토시 MXA70에 포함된 2채널 데스크탑 스피커는 콤팩트한 크기지만 제대로 구동하기가 쉽지 않은 스피커로 알려져 있다. 물론 MXA70 앰프에 물렸을 때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출력을 들을 수 있다.
MXA70 스피커로 음악을 들어보니 작은 크기지만 상당히 단단하고 파워풀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공간감이나 분리도 등 특별히 단점을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소리가 너무 선명하고 섬세하다는 것이다. 하이파이에 어울리는 해상도의 사운드지만 일반 스피커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선명한 사운드에 귀가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MXA70의 기본 스피커가 아닌 B&W의 2채널 북쉘프 스피커 CM5 S2를 연결했을 때 역시 출력에 대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 매킨토시의 강력한 존재감
매킨토시 MXA70은 통합 오디오 시스템으로 그 앰프는 크기가 작아지고 DAC 성능을 강화해 헤드파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제품이다. 그들의 첫 헤드폰 앰프지만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접목시켰기 때문에 오디오파일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사운드를 낸다.
물론 하이엔드 오디오 앰프답게 쉽게 구입하기에 어려운 가격대를 지녔지만 헤드폰 앰프와 인피 앰프 두 가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낸다는 점과 다른 앰프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매킨토시만의 디자인과 성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