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 외 2편
사공은 간데없고
빈 배만
외롭게
세월을 부르고 있네
혹시나
님 찾을까
뱃머리 돌려놓고
떠날 채비 서두르네
밤낮 없이
기다려도
소식은 깜깜한데
기별만 가빠지네
언제쯤 오시려나
한숨 소리 가득 차
서녘 하늘
해가 또 지네.
첫 눈
당신이 오신다기에
여직껏 기다렸습니다
올해는
심히도
당신 오시는 기별이
유별나게 요란했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기쁨 이었습니다
저기 저 더러운 입들까지
싹 덮어버린 세상이
너무 깨끗해
속이 시원했습니다
당신이 오시면서
그런 일들을 해냈습니다.
달돋이 마을
서산에 해 떨어지고
달돋이 마을 달 떠 오르면
속삭이는 사랑의 보금자리
웃음소리 밤 늦도록
추억얘기 은은히 들려오고
달은 돋아 중천에 오른다
대낮같은 달빛아래
사랑의 밀어 솔솔 피어올라
사랑타령 각시탈은 하늘 향해 춤을 춘다
새벽녘 홰치는 소리
달돋이 마을 밝은 달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사랑마저
그 자리 그대로 맴돈다.
김영승
호 현봉, 〈진도혁신일보〉 발행인겸편집인, 시인, 한국문협 진도지회 회장, 《한강문학》 한진회회장, 목포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월간 《한국시》 등단(1992), 전라남도문인협회 부회장(역임), 당산문학회 회장, 현봉창작교실 원장, 《한강문학》 편집위원, 전남문학상 수상 외, 저서: 《전라도 일기》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