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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쓸수록 늘어난다. 마찬가지로 산행이나 마라톤도 연습을 충실히 하면 실력이 는다.
겨울운동은 지금까지는 소극적이었다. 추위를 대비한 준비가 소홀하면 치명적이니 그럴수 밖에 없었다. 어느정도 하드웨어도 갖추어 졌고 화대종주로 연습도 해 본 결과 자신감도 생겨 결단을 냈다.
지리산 왕복종주는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천왕봉을 갔다오는 코스를 말한다. 그렇게 해야 하지만 성삼재의 접근이 어렵고, 종주를 끝냈을 때 편의시설과 귀가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부득이 중산리에서 스타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총 도상거리는 67km다.
진주에서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중산리에 도착하 것은 1월 15일 저녁 6시 30분이 되었다. 국립공원 초소의 출입구는 굳건히 차단기가 내려와 있고, 경비원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개미새끼 한 마리도 못 들여 보내겠다는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일단 초소 첫머리 식당에 들러 막걸리 반 통을 마시며 동태를 살핀다. 식당 주인의 만류도 뿌리치고 아주 살살 초소를 지나면서 뒷머리가 땡기나 무사통과다. 이때 시각이 6시 50분이다.
고요한 법계사는 라이트 불빛을 끄고 조용히 바람을 타고 스쳐지나간다. 천왕봉에 오르니 찬바람이 부는 소리가 요란하지만, 정상석 앞에 귤로 진상하고 삼배와 증명사진을 찍고, 밝은 큰 별이 빼곡히 들어찬 하늘이 넘 아름답다. 오른쪽과 중간 그리고 좌측에 먼 곳의 붉은 불빛이 도시의 꽃이구나... 준비해간 찬음식으로 대피소 취사장에서 주유를 하고 다시 출발할라치면 손이 시려워 덜덜 떨리지만, 오르막 몇개를 올려치면 따스해지는 손을 느낄 수 있다. 고사목에 핀 설화는 밤에 봐도 아름답구나! 간혹 두서너번 길을 잃어 알바도 했지만, 며칠전 내렸던 눈이 바람에 날려 길을 지워버려 무릎까지 묻히니 태초의 길은 어딘가?...
노고단이 가까워질 때는 동이 트기 시작하는 무렵, 산객들이 불꽃이 행렬을 너울너울 춤을 추면서 가까이온다. 마주오는 산객의 숫자가 많아 나 하나가 피하면 여러사람이 편리할 것 같아 길가 눈을 다지고는 그 위로 올라가 길을 피해 준다. 이때 지나가는 산객중 한명이 "여명이 아녀? 여명이다!". 자세히 보니 간이역이다. 58멍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성삼재에서 되돌아오게 되면 세석대피소에 들리기로 하고 성삼재로 향한다. 성삼재 휴게소에 들려 관리하는 분과 이런저런 재미있게 얘기하던 중, "어디서 오세요?". "중산리에서 밤새도록 여기까지 왔어요." 알고 보니 이 분이 지리산국립공원 직원이라네. 50만원 벌금 고지서 발급하는 사람 앞에서 자랑스럽게 너접을 떨다니... 인상좋고 너그러운 이웃집 아저씨 같은 그 분은 "허 허!" 웃음으로 고지서를 끊어주신다.
다시 돌아서 연하천 대피소에 얼마 안남기고는 졸립고 힘이 든지 걸음이 세월아 네월아... 늦고 써늘한 점심을 때우고 대피소 직원에게 잠을 잘 수 있느냐고 물으니 청소가 거의 끝나고 주무시고 가란다. 매트리스를 깔고 한 10분쯤 자고나니 힘이 절로 난다. 선비샘을 지나 좀 가다 보니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사람과 서로 마주보자. "어! 여명이 아녀?" 강아지 였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뒷 사람들이 58멍들이었니... 반갑게 인사하고 세석까지 동반산행했다. 세석취사장은 복새통이다. 여기저기 58멍들과 반갑게 인사하고는 식사와 술를 맛있게 먹으니 따듯한 음식이 얼매나 좋으냐. 따듯한 누룽지가 넘 맛있게 먹고 나니 중산리 갈 길이 날 초대하니 멍들과 헤어져야지 어쩌겠나... 천왕봉에 올라 추운날씨라 사진기가 작동이 안돼 증명사진 촬영을 실패하고 곧바로 내려오는 중산리 밤길은 넘 지루하다. 시계를 보니 11시 50분으로 드디어 목적지인 중산리에 도착했다.
67km거리를 29시간 걸렸네...
↗노고단에서 태양의 잉태를 기다리며...
↗ 노고단 대피소에서 운해를 찍으려 했으나 생각만큼 잘 안나와 실망..
↗ 운해는 멋있으나 형편없는 사진실력.... ↗ 연하천의 미사일은 아직도 발사 준비중이고... ↗ 세석대피소에서 나와 일몰의 아쉬움을 달래며 한 컷!!!
↗ 중산리 거의 내려와서 눈의 형상이 마치 오리모양에 또 한 컷!
↗ 청주,대전 오는 진주터미널 시간표 ↗중산리, 대원사 등 가는 진주터미널의 시간표 |
첫댓글 추운날씨에 혼자 산행하느라 고생했다..난 무서워서 혼자는 못하겠다.알았으면 마중 갈건디..빨리 회복하길..
누가 말려서 될일인가 ㅋㅋ 한번 가기도 힘든길을 두번씩이나 .. 친구들 본김에 주저 앉고 싶었을텐데 ...너의 정신력에 감탄, 난 아이젠이 작아던것 같아 엄지 발가락이 아파 고생하며 가는 길이었는데 선듯 아이젠 벗어 신겨 주고 정말로 고마웠어..,
강아지가 고생 많이 했구나...
지칠줄 모르는 친구~! 그 이름하여 여명~! 만나서 반가왔어.올해는 537이구나.꼭 성공할거야...
여명아 67Km 산행을 했다고 // 멧돼지는 야행성인디 // 나타나면 어쩌려고 너의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수고했어 )
드디어 여명의 시대가 밝아오는구나멋진여명아지리왕복 추카한다담에 화대주 날좀 댈구가라
참 . 연구대상야 ....세석에서 만났을때 못 가게 잡고 싶었는데 반짝이는 눈을 보니 차마 못 잡고 보냈다 . 아무튼 수고 많았네 ...
감동이네~ 후기 잘보고간다~ 세석을 앞두고 만났지~피곤한모습 안되 보였느데~ 대단하구나~노루도 할수 있을까~?
대~~~단한 여멍!!!세석서 맛난 누릉지 먹던 네 모습이 .....자랑스럽다!!!!
6월초에 내가 시간되면 연락할께...그때 곰취나 실컷 먹자...
여명이 다리가 고생이다..혼자서 돌아다니는 것도 병이여~~~
한번도 힘든 그길을 왕복으로~~난생각도 못해본다..세석에서 반짝이는 눈빛이 무섭더라 여명아~~~! 수고 많았네~~~!
맨날 혼자만 다니지 말고 같이하자 2월 마지막주에 화대 논스톱 왕복종주 하자 화엄사에서 무사 완주를 위한 108 배 하고 대원사에서 다시 108 배 하고 화엄사 왕복종주 기념 108 배로 마무리 하자
카메라 밧데리가 충전 전용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만약 2a 건전지를 쓴다면 알카라인 저온용이 있다 일반 알카라인보다 수명이 5배 저온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못 말리는 칭구! 대단 혀!!
욕봣따~ 화대종주 이전 생각이 나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거라~~^^*
여명친구 부럽다나도 나홀로 해보고 싶은 소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