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여섯번째 초계를 마치고 호주 프리맨틀로 돌아왔습니다. 유조선에 죽을뻔했지만 어떻게든 무사했습니다.
승조원들 놀거 다 놀고 일곱번째 초계임무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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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새 잠수함의 함장으로 임명해준다고 합니다. 기쁘게 수락했습니다.
새로운 잠수함은 바로 2차대전 미국 잠수함의 상징인 Gato급의 네임쉽 USS Gato (SS-212)였습니다!
Gato급은 사실 이전까지 타고있던 Tambor급 3번째 개량형입니다. 그래서 큰 차이점은 없습니다.
다만 잠항심도가 더 늘어났고 덩치가 커졌습니다. Tambor급에 비하면 옆으로 퉁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잠망경 심도로 내려갈때까지 45초에서 50초는 걸렸다고 합니다. 독일 유보트 Typ VII은 30초가 채 안걸리지만 배수량 차이가 2배가 넘고 작전가능기간과 항속거리의 차이가 엄청나니까 감수할만 합니다.
Tambor급부터 개선되기 시작한 승조원 거주성이 매우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유보트는 갈수록 눈물만...
가장 특이한 점은 추진체계입니다. Gato급의 추진체계에서 디젤엔진은 오로지 배터리를 충전하는 용도로 쓰였으며, 수상에서는 고속 모터 4기로 추진하고 수중에서는 저속 모터 2기로 추진했다고 합니다.
이런한 추진체계의 장점은 기존의 방식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유지보수와 신뢰성 그리고 내부용적 확보에 이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는 이렇고... 일단 게임의 스톡상태는 영 불만족스럽습니다.
그래서 싹 다 뜯어고쳤습니다. 20mm 오리콘 2연장 기관포, 4인치 전방 덱건, 향상된 수상/공중수색레이더.
2차대전 당시 잠수함은 장비구성도 재량권이 많았습니다.
마음같아선 저 시가형 함교탑도 갈아버리고 기관포를 한 문 더 달고싶은데, 그건 각 함마다 락이 걸려있는지 아니면 이벤트로 뜨는지 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다른 함교탑의 존재는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했습니다.
승조원들도 진급시키고 훈장도 수여했습니다.
드 디 어.
Mk.14을 전기추진어뢰 Mk.18으로 싹 다 갈아버렸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어뢰의 항적이 보이지 않아 TF 공격시 적이 대응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점은 Mk.14 어뢰에 비해 항주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리며 무엇보다 이 녀석도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아~~~주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자이로의 문제로 인해 어뢰가 부메랑마냥 자함으로 돌아온 사건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필이면 미 해군 역사상 잠수함 최고 수훈함이었던 Balao급 USS Tang (SS-306)이 이 문제로 인해 격침당하였고, 함장을 비롯한 승조원 일부가 일본까지 끌려가 포로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과연 자기신관을 아직도 믿어도 되는지 긴가민가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접촉신관도 있으니 일단 시험삼아서 써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슬슬 전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Asiatic Fleet에는 애착이 가지만 좀 더 중대한 목표물과 임무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거물을 또다시 만나지 못한다면 진주만으로 전출갈 것 입니다.
지난 여섯번째 초계중의 항해일지.
출항! 출항이다!
Anchors Aweigh! All hands on Deck!
[ 작전 명령서 ]
[ 귀관은 중국 해안의 하이난 섬의 북쪽과 동쪽으로 향한다 ]
[ 호송선단을 격퇴하기 위한 또다른 방식을 찾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가며 체크하도록 ]
[ 비연속적인 시간으로 열흘동안 해당지역을 정찰하라 ]
[ 함장은 공격을 이끌때 신중함을 견지하라 ]
뉘앙스로 보아서 사령부는 저에게 적 선박을 공격하기 보다는, 하이난 섬 동쪽을 공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알아보길 원하는것으로 보입니다.
지도로 딱 보아도 하이난 섬 동쪽의 해당지역은 수심이 얕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기보다는, 수시로 수심을 체크해가면서 정찰에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Gato급의 모습. 개인적으로 근육질 남자보다는 배나온 심슨이 생각납니다.
내부는 크게 달라진게 없습니다. 애초에 Tambor급 세번째 개량형이었으니까요.
Conning Tower의 모습. 보조 조타, 소나, 레이더, TDC가 한데 모여있습니다.
호주를 해상에서 두 가지 전보가 날아왔습니다.
첫번째는 장제스가 중화민국의 4대 주석직을 수락하였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1943년 10월 10일 이었습니다.
두번째는 COMSUBPAC이 모든 잠수함들의 존재이유를 전해왔습니다.
바로 미 해군 성명서가 밝히길, 1941년 12월 7일 이래 미 해군 잠수함들이 400척 이상의 적 선박을 침몰시키거나 손상시켰으며, 319척은 침몰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그놈의 Mk.14으로도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니. 잠수함은 정말 무시무시한 전력인거 같습니다.
그렇게 자바해상에서... 적 선박의 좌표를 전달받았습니다.
하지만 구축함일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일단은 작전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낮에 역시 자바해상에서 미상군함을 소나로 감지했습니다. 좌현 148도.
혹시 적의 TF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적했습니다.
20분간 소나를 통해 대강의 침로를 파악해보려 시도하였으나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다 레이더로 감지. 좌현 157도, 거리 22000m.
소규모 콘보이일까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TF도 아니니까 바로 가던길 갈 걸 그랬습니다.
20분간 레이더를 이용해 추적했습니다. 우현 60도, 거리 16000m.
미상선박들의 침로도 확보했습니다.
육안으로 보였고 견시들도 이내 포착했습니다.
실루엣을 보니 구축함에 가깝네요.
견시들의 보고로는 1척의 군함과 1척의 상선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실속이 없는데... 이때의 저는 계속 추적했습니다.
우현 75도, 거리 12000m.
이젠 추적작도하고 매복지점으로 기동합니다.
아직 육안으로 식별하기엔 먼 거리라서 레이더 심도에 있었습니다.
이런. 매복중인데 변침했습니다.
다시 작도하고, 새로운 매복지점으로 기동했습니다.
그리고 국적과 선박을 식별합니다.
그 놈의 햇살무늬. 대잠형 코르벳(Subchaser) 이었습니다. 오로지 대잠임무만을 위해 만들어진 염가형 대잠함입니다.
1천톤도 안되서 공격하느니 피하는게 낫습니다.
그리고 그 뒤의 상선은 5100톤급 흘수 6.7m짜리 중형 함대 유류보급선이었습니다.
아마 자바섬의 수리바야 해군기지에서 출발하여 동쪽을 향해 어딘가로 향하던 모양입니다. 수리바야는 제가 캠페인을 시작할때만 해도 네덜란드 동인도 제도령의 연합국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낮이라 잠망경을 들켰습니다!
즉시 절대침묵태세 발령하고 더 깊게 숨어들어갑니다.
무사히 회피했습니다. 갈 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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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략 5천톤 선박이 400대 침몰 당했다고 계산해보면, 잠수함 때문에 경제가 폭삭 망할 수준이겠네요. 후덜덜하네요.
미국의 잠수함에 더해서 기뢰에도 호되게 당한 경험때문에 지금까지도 해상자위대의 대잠과 소해 전력이 충실합니다.
아앗.. 가토급의 가토가 Gato였군요... 이걸 보기 전까진 Gatto(파스타말로 냥이)인줄 알고, 괜스레 귀엽고 통통항 잠수함 이미지였는데 실망입니다. (대충 안철수 짤)
어쨌든 이번엔 네임쉽이니, 다음번엔 개량형인 발라오급으로 가는 걸까요.
2차대전때 미국 잠수함들은 죄다 물고기 이름이었습니다. Gato는 Catshark를 부르는 또다른 이름이었다네요. 그런데 이때까지 탔던 잠수함애 비해 정말 옆으로 통통합니다. ㅋㅋ
저도 발라오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함교탑때문이고 두번째는 가장 중요한 최대심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물건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