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남해 청산 ]
한 여자 유채밭 돌담에 앉아 미소짓네
봄의 왈츠 평상에 앉아 푸른바다 바라보네
서편제 아리랑 돌담길에 맺힌 사연
비스듬히 기대어 귀 기울이네
남해 청산 느린 우체통 봄햇살에 빛나네
남해 청산 달빛 유채꽃 봄바람에 속타네
2.
[ 전봉준의 어느 봄날 - 녹두꽃 떨어지다 - ]
1894. 1. 10. 전봉준 고부관아 진격하다
4. 6. 황토현 진격하다
4. 27. 전주성 진격하다
6. 1. 동학농민군 한양으로 진격하다
6. 6. 청군 원세개 아산에 상륙하다
6. 8. 일군 오시마 인천에 상륙하다
7. 23. 서울에 진입하다
10. 21. 동학농민군 우금치에서 맞서다
1895. 3. 어느 봄날 녹두장군 전봉준 숨지다
1950. 9. 15. 미군 맥아더 인천에 상륙하다
9. 28. 서울에 진입하다
2017. 5. 9. 장미대선 역사적 적폐청산하다
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습니다
바람은 한 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달은 한 줄기의 빛도 뽐내지 않습니다
바다는 작은 시냇물도 가리지 않습니다
어진 사람은 사소한 차이를 받아들여 인재를
빛나게 합니다.
3.
[ 아버지의 땅에 살어리랏다 ]
세상이 서글퍼지면 뻐꾸기 새끼를 풀숲 둥지에
탁란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마음으로
고향의 아버지처럼 혼탁한 세상에 정다운 호박꽃으로 살어리랏다.
세상이 조급해지면 나뭇잎에 걸터앉아 더듬이를 번갈아 세우는 달팽이의 마음으로
시골의 어머니처럼 척박한 세상에 풀꽃마냥
그령그령 살어리랏다.
세상이 소란해지면 황복어의 맹독을 품고
사마귀 수레 쳐부술 위세로 갯벌속 망둥이처럼 누비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지는
혜성공화국
아버지의 땅에 살어리랏다.
4.
[ 우리가 파랑새 되어 ]
우리가 횃불되어 살아오는 그 날이 오면
녹두밭에 앉은 파랑새는 흐느끼리
저문 들녁에 날개를 저어 저어서
사르르 흐르는 만석보 물길을 건너
말목장터 어린 감꽃 어루만지다가
백산의 무명저고리 하염없이 바라보리
우금치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다시 만날 때에는 오곡 익어 넘실거리는
황토재 들판 하늘로 날아오라
5.
[ 돈지부락에 내리는 살구꽃 ]
무명저고리 펄럭이며
만석보 터진 물길 따라
초록모 겹겹이 감싸안은
사발통문의 황토재 논길
돈지부락에 내리는 살구꽃
6.
[ 탑동 보살 ]
소년의 어머니는 전남 남해 청산도 백련암에 계시면서 텃밭을 일구고 새벽 예불을 하시고 저녁포행을 일삼아 하셨다.
한창때, 탑골 마을에 장녀로 태어나 돈지마을 언양김씨 장남에 시집와서 토끼도 기르고 병아리도 부화하는 총명한 살림꾼이었다.
6.25전쟁전 시집와서 3남 2녀의 대가족을 알뜰살뜰 키우시고 현명한 아내로, 자애로운 어머니로, 억척스런 생활력으로 누구보다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살아 오셨다.
돈지부락 산 너머 탑동댁으로 불리셨고, 서울에 이사를 오셔서는 장갑을 짜고, 공덕동 가죽옷 공장에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는 부지런하고 솜씨좋은 재봉틀 재단사셨다.
소년의 어머니는 봄,가을 청산도 백련암에 아버지와 스님누이와 기거하시면서 텃밭을 일구고, 새벽 예불을 하시고 저녁포행을 일삼아 하셨다.
상추, 고추, 고구마, 배추와 무우
그리고 산울타리를 따라 아버지와 천궁, 작약, 더덕등도 심으셨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름답게 심성을 가꾸시면서 청산도 탑동보살로 성불하셨다.
7.
[ 서울구경 ]
소년의 아버지는 아침밥을 챙겨 드시고 무료 지하철을 타고 서울구경을 하러 다니셨다.
한창 때, 봄에는 고향집에 기차로 내려가 모내기 일을 머물며 하셨고, 농한기에는 서울로 올라와 건어물 장사를 하셨다.
6.25 전시에 통신병으로 강원도 구석구석을 다니셨고, 민족종교인 증산교에 심취해 총각시절 호남 일원을 짚신신고 빗자루 들고 다니셨다.
일정 때, 할아버지가 무명을 온 몸에 두르고 겨울철 정읍에서 함경도 일원으로 광목을 팔러 다니셨듯이. ..
한때는, 숙부의 주선으로 한국전력에 근무하면서 전쟁전 서울에 머물렀던 적도 있으셨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침밥을 챙겨 드시고 무료 지하철을 타고 서울구경을 다니셨다.
동대문 운동장 고물상가
종묘 탑골공원
청계천변 철물상가
점심은 탑골공원에서 무료로 드셨고...
소년의 아버지는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면서 서울구경을 다니셨다.
8.
[ 이천 호국원을 다녀 오면서 ]
봄 햇볕 따사로이 반겨주는 이천 호국원에
아버지, 어머니 묘소가 있습니다.
살구꽃 아내와 감꽃 두 아들과 충북 오송에 사는 나도 아버지, 어머니와 정답게 살던 기억을 떠올리며 두 분을 만나러 갑니다.
탑이 있는 동네에서 시집 온 어머니는 탑동댁으로 불리셨고요. 병아리와 토끼와 뽕나무 누에고치를 제법 잘 길러 지혜롭다는 동네어른들의 평판이 있었고요.
경순왕 일곱째 아들이 시조인 언양김씨 31대인 아버지는 선비의 고장 출신답게 올곧게 3.15 부정선거에 맞섰고, 정읍지역의 동학사상과 민족종교인 증산교에 심취했고 6.25전쟁 때 군대복무를 2회를 했던 특별한 경험도 있으셨지요.
저희 3남 2녀 자식걱정은 그만 하시고
두 분 손 꼭 잡고 고향길과 청산도 유채꽃밭도 함께 거니세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아버지
첫댓글 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습니다
바람은 한 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달은 한 줄기의 빛도 뽐내지 않습니다
바다는 작은 시냇물도 가리지 않습니다
어진 사람은 사소한 차이를 받아들여 인재를
빛나게 합니다.
동키짱님의 글에
깊은 감동이 너울대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재연문우친구님
저의 고향인 정읍과 황토현의 봄날 풍경을
그려 보았습니다^^
순창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좋은 시와 멋진 여행 잘 감상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우금치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다시 만날 때에는 오곡 익어 넘실거리는
황토재 들판 하늘로 날아오라......
좋네요.
네 백합향 문우님의 고운 발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생활속 멋진 수필 잘 감상하고 있어요^^
늘 건강하시고 가족분들과 행복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