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내 연분홍 봄이 오는걸 꽃샘바람은 싫은가 보다. 들쑥날쑥 3월 한달내내 가는듯하면서 뒤돌아서는 심술이 오늘도 비를 뿌린다. 연분홍 진달래꽃 보러 가려던 여수 영취산 산행이 강원도 횡성 호수길로 변경되었다. 새벽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을씨년스러운 빗속인데도 회원들은 변함없이 그자리를 다 채워준다.
차창밖 고속도로변 나무들은 아직도 갈색빛인데... 연두빛 봄은 저만치서 서성이고만 있다. 희뿌연 안개비로 몽환적인 풍경을 세다보니 횡성 호수길에 도착했다 . 2000년 횡성댐이 완공되면서 횡성호라는 인공호수가 만들어졌고 그호수 중심으로 총31.5km 6코스의 횡성 호수길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호수길은 약3시간으로 생각보다 잘 닦아놓은 평지길로 오르내림이 거의 없고 아름다운 둘레길이였다. 보슬거리며 내리는 빗속에서 더 깊은 호수 사방으로 눈길을 던져보니 수묵화 그림속은 운치를 더해 정말 아름답다. 이 봄에 봄비를 맞으며 이리 걸을 수 있다니 변경된 산행은 오히여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아닌가 싶다.
볕 좋은날 바뿔 것없이 친구랑 속이야기를 나누며 윈종일 쉬엄쉬엄 걸어도 좋겠고 걷다 힘들면 풍경 좋은 호숫가 나무의자에서 물멍을 해도 좋겠고. 좋은 책 한권 지나는 바람 한스푼 마시며 넘겨 보아도 ... 아름다운 곳이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때가되면 움트는 새싹들도 기특하고 봄꽃이 피면 그 향내에 또 얼마나 고운 곳일까? 호숫가에서 이젤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아~ 좋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다보니 풍경 좋은 곳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삼림욕장도 있어 피톤치드가 엄청 나올 것 같다.
한참을 걷다보니 슬슬 배도 고프고 이런날은 빈대떡에 막걸리가 최고인데... 라는 말이 모두들 입에 달았는데. 초입부터 부지런히 시작된 걸음들이라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버스가 세워진 주차장에 도착이 되었다. 비가 내리기에 식사할 곳이 마땅하지 않았는데 버스에 들어서니 뜨거운 컵라면을 나눠준다. 그맛이 또한 일품. 얼마나 맛있던지... 우리 총무님.. 입장료1000원과 맞바꾼 횡성관광상품권으로 뻥튀기를 한아름 바꿔와 차안은 모두 고소한 뻥튀기 삼매경이 되기도 했다. 호숫가 특상품가계에서 오랫만에 더덕도 사보고... 비가와서 또 행복한 오늘.. 좋은곳으로 안내해주신 도우미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다음주는 활짝 핀 봄을 만날 수 있는 봄산행이 되겠죠.
첫댓글 감사합니다. 엄청 부지런하신 총장님!
보다 큰 나를 생각하면 오늘의 봄비는 고맙기만 합니다. 정성스레 만들어 놓은 걷기길이 많은 생각을 하게도 했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하게 하루를 마침을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총장님이 아니시고 은옥언니네요~~ㅎ
회장님께서도 비오시는 날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아무도 근접할수 없는 인삿말 한말씀에 모든 회원님들이 그야말로 신나는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를 한답니다~항상 수고하시는 울 회장님 감사합니다 ~~
@효재 잠이 덜 깨었나보내요. 비 솤을 달리는 버스에서 넘 잘 잤거든요.. ㅎㅎㅎ.
우리 은옥쌤은 시인이 아닐까...
어쩜 이렇게 글이 구슬 굴러 가는것 처럼 마음을 적실까...대단하십니다 여튼 우리 천봉의 자랑입니다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빨리도 올리셨네요. 멋진 글, 싯적 표현들이 풍경을 더욱 풍경스럽게 하네요. 총무님 칭찬 부럽습니다^^
오늘 아드님의 책 감사합니다.
변덕스런 봄날씨에 예정에 없던 멋진 호숫가를 호젓하게 걷는 천봉 회원님들의 모습이 은옥언니 글 속에 잘 그려져있네요. 비는 왔지만 춥지도 않고 흙으로 다져진 비포장 둘레길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하루였어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