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길

[박선미]

아빠는 엄마만 좋아해

아빠 엄마 딸
세 식구가
앞장 서 가고 있다

저녁외식을 하고
들어가는 길인가 부다

편한 복장의 부부는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어가고

나팔치마에 흰스타킹으로
한껏 멋을 부린 딸은
아빠를 차지하려는 듯이

아빠옆에
꼭 붙어서

방방 뛰기도 하고
손을 잡아 당기기도 하며
두 손으로 아빠팔짱도 껴보고
허리를 감싸안기도 하면서

아빠에게 계속
애교를 부리지만

왠지
아빠 반응은 시큰둥

그러다
어느 순간

딸에게는 내주지 않던 아빠손이
슬며시 엄마 허리뒤를 감쌌다

아빠는 엄마만
좋아하나 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딸은 엄마를
앞으로 보내고

기어코 아빠를
차지해 버렸다

[산나(김소영)]

선미언냐~ 보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