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지금까지 이스라엘 11지파와 레위 지파의 분깃에 대해 말한 모세는 이제 36장에서 여자 상속자들의 영토 소유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즉 본문에서 모세는 슬로브핫 딸들의 영토 분배와 상속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더 명확하게 확인시켜 줍니다. 그리고 이 경우 발생할 문제, 즉 여자 상속자가 시집가서 그 분깃이 남편 지파에게로 넘어갈 경우에 대비하여 여자 상속자의 혼인 문제에 대해서도 올바른 시행 규칙을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1. 여자 상속법
1) 이스라엘의 상속법
이스라엘의 상속법은 원래 장자들에게 국한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장자들만이 아버지의 재산과 명예를 상속하였고, 차지의 경우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하는 비율은 극히 미약하였습니다. 이런 제도는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서 모든 제도가 남성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신약의 복음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까지 모든 제도나 규범은 다소 편협하고 남성에게 유리한 일면이 많이 있었습니다.
a.장자의 권한(창49:3)
b.남자들만 계수에 넣음(민1:2)
2) 상속법의 예외적인 경우
남자 상속법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습니다. 슬로브핫 집안의 경우는 딸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칫 슬로브핫의 가문은 가나안에서 분깃을 할당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여자들만 있는 집안에서는 여자들에게도 재산을 상속하고, 영토를 할당받을 수 있도록 예외적인 규례를 마련하였습니다.
a.신령한 하늘 지혜를 덧입어라(고전2:12)
b.지혜를 사모하라(마10:16)
2. 여자 상속자가 결혼할 경우
1) 분깃이 남편에게로 넘어감
그런데 여자들이 재산을 상속받았다 하더라도 한 가지 문제가 남았습니다. 즉 재산을 상속받은 여자가 다른 지파의 남자에게로 시집갈 경우 이 여자의 재산과 소유는 모두 남편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땅과 재산들은 남편 지파의 재산으로 귀속되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습니다.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여 모세는 자기의 지혜를 의지하지 않고 전지하신 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했던 것입니다.
a.하나님을 의지하라(시37:5)
b.지혜의 근본(잠1:7)
2) 희년 제도
당시 이스라엘에는 희년 제도가 있었습니다.
일곱 번째 안식년이 되는 해, 즉 50년마다 돌아오는 이 희년에는 노예가 석방되고, 부채가 탕감되며, 땅이 원래의 주인에게로 돌려지는 그런 자유와 해방의 해였습니다. 따라서 슬로브핫 딸들이 다른 지파에 시집가서 기업 무르는 절차를 통해 그 땅을 원래 자기 지파가 되찾는다 하더라도 희년이 되면 이 땅은 역시 시집간 지파의 땅으로 되돌려져야 했습니다. 말하자면 희년 제도가 원래는 좋은 의도에서 마련된 것이지만, 슬로브핫 딸들의 경우만은 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를 주었습니다. 이렇게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제도는 항상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이는 죄악 가운데 태어난 인간이 유한하고, 또한 인간의 타락으로 이 세상이 부패하고 부정해진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정녕 영원한 하늘나라에서만이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a.희년 제도(레25:10)
b.기업 무를 자(룻3:9)
3. 모세의 해결책
1) 상속받은 여자는 자기 지파에서만 결혼하게 함
모세는 슬로브핫의 딸들 상속 문제로 큰 어려움에 직면하였습니다. 일단 여자 상속도 예외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영토 분배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여자들이 다른 지파에 시집갈 경우 이 영토는 다른 지파에 넘어갈 염려가 있어 이 또한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로 고민하던 모세는 하나님으로부터 기도 응답을 받았습니다. 재산을 상속받은 여자들은 자기 지파의 남자들에게로 시집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슬로브핫의 딸들도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자기 마음에 맞는 남자를 골라 자유롭게 결혼할 자유도 있었지만, 이 결혼이 하나님이 절하신 영토 분배 원칙과 상충하여 문제가 발생하기에, 슬로브핫의 딸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자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배우자와 혼인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혼인이 하나님의 뜻과 공의를 이루는 데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다소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혼인 제도를 제정하신 하나님의 거룩 하신 뜻입니다.
a.혼인의 제정자이신 하나님(창2:22-24)
b.신앙 안에서의 혼인(고후6:14)
2)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것
모세는 본서의 결론을 맺으면서 본서의 모든 내용은 하나님께서 모세 자신에게 명하신 명령과 규례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결국 모세 자신이 한 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모세 자신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일차적인 저자는 인간이지만, 성경의 참된 저자는 성령이시며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성경을 단순한 인간 저작물로 볼 것이 아니라 성형이 우리에게 주시는 생명의 말씀인 것으로 확실히 알고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날마다 이 말씀을 가까이하며, 이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성령의 가르침에 귀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a.성경의 저자인 성령(딤후3:16)
b.성령의 말씀에 귀기울이라(계2:11)
결론
우리는 모세를 통해 3,500년 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시는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이 명령과 규례와 제도들은 오늘날 문자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구약의 제사나 규례, 절기 제도 등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령한 영적 교훈들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교훈들을 오늘날 가감 없이 순종하고 지켜야 합니다. 비록 시대와 세대가 변모하였지만, 택한 백성을 향해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뜻과 가르침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여 영원하며 불변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정녕 하나님은 우리 백성들이 거룩하고 성결한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날마다 경성하며 경계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