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는 AI를 활용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이 유행하고 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디지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어 이 현상이 빠르게 확산된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 현상을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Open AI 최고경영자 Sam Altman이 지브리 스타일로 구현한 자신의 X 프로필 사진
AI가 만들어 준 ‘이상적 자아’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자신의 모습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는 것은 단순한 시각적 재미를 넘어, ‘이상적 자아(ideal self)’를 표현하고자 하는 심리와 연결될 수 있다. 우리는 현실보다 이상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AI가 만들어 준 부드러운 색감과 따뜻한 분위기는 마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처럼 나를 특별하게 보이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이 ‘디지털 정체성(digital identity)’이다. 온라인에서는 현실과는 조금 다른 자신을 연출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필터를 적용한 사진이나 감각적인 프로필 이미지를 사용해 왔다. AI가 만들어 준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까지—이 모든 것이 나의 디지털 정체성을 구성한다. 그리고 SNS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수록, 이 이상적 자아를 더 강화하고 싶어진다.
감성을 소비하는 사람들
지브리 스타일 AI 이미지의 유행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정서적 소비(emotional consumption)’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서적 소비란 단순한 상품 구매를 넘어, 감정적 만족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소비하는 행위를 뜻한다. 예를 들면, 힘든 하루를 보낸 뒤 따뜻한 감성의 영화를 보거나, 포근한 느낌의 그림을 감상하며 위로받는 경험이 이에 해당한다.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가 주는 부드러운 색감과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애니메이션 특유의 따뜻한 감성은 사용자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제공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는 따뜻한 햇살과 초록빛 풍경으로 변형되어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현대인들이 ‘마음의 안식’을 찾는 새로운 방식일지도 모른다.
유행을 따라가며 소속감을 느끼다.
이 트렌드는 개인적인 만족을 넘어서, 사회적 비교(social comparison)와 집단 정체성(social identity)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행에서 나만 벗어나 있는 것 같으면 불안해진다. SNS에서 트렌드에 동참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스럽게 불안감을 줄이고 소속감을 느낀다.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같은 트렌드를 따르면서, 온라인에서도 특정한 문화적 정체성이 형성된다. 단순한 이미지 변환이 아니라, 다수에게 ‘나도 이 감성을 이해하고 있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회적 동일시(social identification)’를 경험한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세밀한 방식으로 디지털 정체성을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적 자아를 표현하는 방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온라인상의 ‘나’는 현실과 점점 더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기술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감성을 공유하며, 소속감을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고민해 볼 점이 있다. 온라인 속 ‘나’와 현실 속 ‘나’ 사이의 괴리가 너무 커진다면, 우리는 진짜 자신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이상적인 모습에 집착할수록 현실의 모습이 점점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이러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는 AI와 함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유행을 즐기되,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를 지켜보는 것은 심리학자로서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하지만 단순히 분석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현실과 이상적 자아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과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그 여정에 기꺼이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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