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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기행문 (하) 2012.10.31~11.3
아침에 눈을 뜨자말자 창문을 열어 보았다. 빗방물이 손에 잡힌다.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리조트 본관의 식당에서 뷔페식 아침을 먹고 7시50분에 버스에 올랐다. 이곳은 사동이다. 저동으로 이동하여 어제에 이어 오늘 오전에 육로 B코스를 차로 이동하며 구경한다. 내수전 일출전망대~봉래폭포를 구경한 다음 약수공원으로 가서 울릉 도 향토문화연구원과 독도박물관을 구경하는 순서이다.
11월1일 내수전 일출전망대-봉래폭포-독도박물관 저동의 내수전 몽돌해해변에 도착했다. 울릉도의 중심은 역시 저동이다. 도동보다 규모가 크고 넓고 활발하다. 단지 수심이 얕아 씨플라워호 같은 대형 선박이 접안을 못해 도동에 여객선 터미 널을 뺏긴 것이다. 울릉도 인구는 년말 기준으로 10,700명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인구는 9천명 정도 라고 한다. 이곳 등대에서 해안선 산책로길을 강호동의 1박2일팀이 걷는 장면이 방영되고 부터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 길은 내일 예정되어 있다.
버스에서 내려 내수전 전망대까지 걸어서 오른다. 바다의 풍광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까이에 촛 대바위와 북저바위가 여기 있노라고 손짓한다. 촛대바위는 일명 효녀바위라고 하는데 조업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의 전설이 깃든 바위로 항구의 명물이다. 일출이나 어슴푸레한 새벽녘 풍경 도 아름답다. 멀리 죽도(대섬)이 보인다. 원래 예정 중에는 유람선을 타고 죽도까지 갈 예정이었 으나 풍랑이 심해 배가 뜨지 못한다고 한다. 직접 가보는 기회가 없지만 울릉도 동쪽의 유인도로 는 가장 큰 섬이다. 절벽 위에 평지가 마치 바다의 돔처럼 자리하고 있다. 죽도 앞에 보이는 섬이 북저바위이다.저동리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하여 붙여진 무인도이다. 죽도 뒤쪽으로 울릉도 3대 비경인 관음쌍굴인 해식동굴이 자리한 관음도는 현무암 기암괴석이 깎아지은 성곽처럼 둘러싸 여 있는데 섬목에서 연도교가 놓여 자유롭게 걸어 들어갈 수가 있다. 시간이 없어 가보지 못해 아쉬웠다.
내수전 전망대까지는 450m정도 걸어야 하는데 10~15분이 걸린다. 오르막 길은 벗꽃나무가 줄 지어 서 있는데 왜벗꽃으로 4월에는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40여분 자유시간을 이용해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향해 오른다. 넓직한 평지에 한울림회 라는 친목단체의 건물이 있고 굵은 노송이 높이 솟아 있다. 내수전 일출전망대로 오르는 계단길로 오르는데 바람이 어찌나 센지 몸이 날라
버스를 타고 봉래폭포관리사무소 앞에서 하차했다. 여기서 도보로 30분이 걸린다. 가는 도중에 천연에어컨이라는 풍혈이 있고 산림욕장을 거친다. 울창한 삼나무 숲이 밀림속을 가는 기분이다. 철망으로 진입을 막은 봉래지구 폭포가 장관을 이루며 앞에 전개된다. 계단 위로 올라가면 폭포 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단체 개인사진을 찍기 바쁘다. 성인봉에서 발원해서 원시림을 뚫고 낙하하는 물줄기는 25m 높이에서 3단을 이루며 장관을 연 출한다. 미리 내려온 일행들은 가게에서 호박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하산하며 보니 이 고을이 주사골이란다. 공무원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저동초등학교도 보인다. 예전에는 5~600명이나 되던 큰 학교였는데 이제 전교생이 100명이 채 안되어 폐교 위기 에 있다고 한다.
봉래폭포를 떠나 도동으로 간다. 독도박물관을 보기 위해서다. 독도박물관은 약수공원 안에 있 다. 약수공원에 도착 안으로 들어가면서 왼쪽에 해도사라는 천태종 절이 있고 바다를 향해 관음 보살상이 높다랗게 서 있다. 먼저 찾은 곳은 울릉도 향토문화 연구원이다. 울릉도와 독도 현황 그리고 역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울릉도는 1개의 읍과 2개의 면(서면,북면).25개의 리로 이루어 지고 있는데 면적이 72.89평방키 로로 경상북도의 0.4% 크기다. 동서직경은 10km,남북직영은 9.5km,섬둘레는 56.5km에 이른다. 작년말 현재 5,322세대,10,742명이 거주하고 있다. 예전에는 우릉,우산국이라 불렸는데 신라 지 증왕에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하였고 1693년과 1696년에 일본과 담판지어 울릉도와 독도가 한 국영토임을 인정 받았다. 향토사료관에는 울릉도 어민과 농민생활,울릉도 너와집 등이 소개되고 있었다.
독도박물관 입구에는 초대 독도박물관장을 지냈던 사운 이종학선생의 송덕비가 있었다. 수원박 물관에서 본 이종학 선생의 독도사랑을 여기서도 보게 된다. 독도박물관에는 독도에 관한 수많 은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상설전시실 외에도 자연생태 영상실이 있어서 영상물도 감상했다.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우리의 땅 독도-풍랑 때문에 가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어찌하 랴! 필자는 이미 5년전에 독도 땅을 밟고 흥분했던 기억이 있지만 독도 때문에 울릉도 여행을 두 번째 온다는 친구도 있으니--그러나 어쩌랴, 1년에 50일정도 밖에 독도땅에 오르지 못한다니. 오전 일정을 모두 끝내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다애식당으로--이 식당은 홍합밥,따개비밥으로 이름난 집이다. 처음 먹어보는 따개비밥은 비록 값은 비쌌지만 맛은 좋았다. 명이나물,취나물,삼 나물 반찬을 곁들이니 금새 한그릇이 뚝딱.여전히 비는 내리고--일행은 숙소로 돌아갔다.
오후는 숙소에서 휴식을 한단다. 우리조 팀원들은 우산이나 비옷을 준비하고 숙소를 나섰다. 그냥 숙소에 앉아 있기란 견디기 힘든 일이다. 해변가를 걷기로 했다. 조중헌,이충우회장도 우리 와 조인했다. 사동항 방파제를 지나 몽돌과 검은 바위돌의 사동해변을 걸었다. 도동까지 연결되 는 해안산책로는 일부만 걸을 수 있고 ,공사중이라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금년도 6월까지 공사 가 완료예정이었으나 계속 연기되는 모양이다. 천연기념물제237호인 흑비둘기 서식지를 지나 숙소로 걸어 올라왔다. 오는 도중에 들은 얘기로는 내일 예정된 시간의 배로는 갈 수가 없고 다 섯시 배는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소식이었다. 5시에 떠나면 12시전에 집에 갈 수 있을까? 시간 계산을 해보느라 분주하다. 나중에 안 일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배도 출발했다가 풍랑으로 회항했다고 한다. 저녁은 저동에서 생선 모듬회로 회식을 했다. 모처럼 술맛이 난다. 9시반경 버스가 우리 일행을 실으러 왔다. 숙소에서 이틀째 자는 셈이다. 나는 2층에서 혼자 침구를 깔고 누우니 옆친구와 잠자리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11월2일 성인봉산행- 일정이 하루 연기되었다. 2박3일이 3박4일이 되었다. 아침에 묵호를 떠난 배가 풍랑이 심해 회항 했다고 전해 왔다.성인봉산행은 필수가 되었다 다행히 비는 멈추고 잔뜩 흐린 날씨다. 가이드가 겁을 주는 바람에 산행객이 반으로 줄었다. 8명은 산행을 나머지 8명은 해안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산행에 나선 일행 8명은 신이 났다. 여기까지 와서 독도는 포기하더라도 성인봉 산 행은 꼭 해야한다는 일념의 열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어제는 눈도 오고 비도 오고 날씨가 불 순했지만 어떤 여행팀들은 성인봉 산행을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성인봉 오르는 코스는 모두 4개 하산은 대원사코스이다. 5년전 산행시에는 나리분지코스로 오르고 대원사코스로 하산한 기억이 난다. 산을 잘 못타는 집사람 까지도 같이 산행을 했는데 나리분지코스는 어렵다고 엄포를 놓으 니-- 거기다 KBS코스와 대원사코스는 거의 같은 코스로 하단에서 갈라지는 경우이다.
어쨋든 일행 8명은 모두 산행에 어려움 없이 가뿐히 잘 오른다. 우리조 4명은 전원 산행에 참가 했다. 가랑비가 옷이 젖지 않을 정도로 내리니 시원하여 산행에 도움이 되었다. 산은 아직 완전 한 단풍산이 아니고 한창 물이 들고 있는 중이었다. 조금 오르니 눈이 보인다. 어제는 비뿐만 아 니라 싸락눈에 이어 본격적으로 눈발이 세어져 산위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구름다리와 출렁다리를 건너 팔각정에서 잠시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성인봉은 986.7m로 울릉도에서는 가장 높은 봉이다. 성인봉 옆에는 천두봉(978m),간두산(968m),서면쪽에 미륵산(905m),북면의 나리봉(798m) 등이 있다. 왕복 8.2km의 4시간 코스이다. 산에 오르면서 가장 많이 시선을 끄는 식물은 울릉도 고사리군락지이었다. 그리고 대나무 숲도 많았다. 이름 모를 노랑 꽃들도 시선을 끈다. 5년전 6월경에는 야생화가 너무 많아서 이름을 전부 알아가지고 게재한 기억도 난다. 울릉도에 특이한 산나물이 많은 것은 이런 야생초들이 많기 때문이다.
성인봉 정상에 오른 소감은 국내 어떤 산보다 찾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4명씩 사진을 남겼다.,그리고 독사진도 찍고-- 하산길 중 대원사를 지나 도동까지 세멘트 내리 막길이 너무 힘들었다. 이 코스는 대부분 택시를 이용한다고 한다. 하산을 완료하고 식당으로 갔다. 박수를 받으며 식당에 입장하니 무슨 개선장군 같다. 식사메뉴는 홍합밥이다. 울릉도 먹 거리 중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등산팀들은 목욕탕으로 갔다. 해수탕이라는 목욕탕인데 울릉도 네곳의 목욕탕 중 가장 큰 곳이라 한다. 목욕을 하고 나니 피로도 풀리고 모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후 시간은 자유시간이다. 한일다방에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을 맞았다.
저녁은 조별로 저동의 해안 난전회시장에서 갖기로 했다. 우리조와 3조는 한팀이 되어 시라스 (방어새끼)회를 선택했다. 싱싱한 시라쓰회(작은놈 3마리)와 삶은 오징어,멍게를 시켜 소주를 마시니 특별한 성찬이다. 별도로 매운탕에 밥까지 배불리 먹고- 저동항 밤길 산책에 나섰다. 방파제를 걸으며 시원한 울릉도 바다바람을 가슴 속 깊이 들여마셔 본다. 바람 맛이 달다. 멀리 반대편 휘황찬란한 불빛이 부산 해운대나 송도해변에 온 느낌이다. 등대앞에서 기념사진 도 찍으며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든다.울릉도의 3일째를 보내고 있다. 내일은 꼭 돌아가야 할 텐데-- 예보상으로는 날씨가 좋아진다고 한다. 대아리조트 숙소는 일정이 끝나 잠자리를 옮겨 야 했다. 비둘기모텔이라는 곳에 방4개를 얻어 인원을 배정했다. 우리 방에서 5명이 잠을 잤는 데 외풍이 세고 좀 추웠지만 산행한 피로에 겹쳐 잠을 잘 잤다.
11월3일 행남해안산책로-귀가 이곳 여행사의 역할을 끝이 났다며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버스로 도동으로 태워주면 각자 시간 을 보내야 한다. 우리조 4명중 이봉규회장은 단체인솔 때문에 버스로 동행하고 이윤달,이윤우 그리고 필자 세사람은 짐만 차에 실어 보내고 이곳 저동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 도동까지 가기 로 했다. 저동에서 해안선 산책로를 가는 철문이 아침에 열려 있어서 이 길로 가면 1시간밖에 안 걸린다. 1박2일팀이 이 행남해안산책로를 걸어서 유명한 곳이고 정말 경치가 좋은 곳이다. 길이는 2.6km이다. 버스를 보내고 산책로 문쪽으로 갔더니 문은 열려 있었지만 파도가 심해 도 로 위를 덮치고 있었다. 썸뜩한 느낌을 받았다. 포기하고 저동의 자그마한 산을 넘어서 가기로 했다. 도동으로 가는 옛길이다. 산위에 오르니 내려다 보이는 바다 경관이 정말 장관이었다.
남아서 택한 이 코스는 최상의 코스였다. 세사람 모두 만족하면서 기뻐했다. 산마루에서 옛길을 따라 가니 곧 해안도로와 연결이 되었다. 반대쪽 도동에서 오던 사람과 만나서 들으니 도동쪽에 서는 문이 완전 개방되어 있단다. 이제 행남해안산책길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유명한 도동등대 전망대에서 보이는 해안선 풍경은 카메라 각도에 따라 아름다운 그림을 양산케 한다. 아마도 많은 사진 중 걸작선은 모두 여기서 나올 것 같다. 꽃잎이 노란 곰취나물(?)이 무더 기로 피어 있어 꽃밭을 이루고 있다. 곰취는 그 잎을 곰이 좋아한다는데 맛이 좋은 나물이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이 꽃밭은 나물이기 전에 아름다운 꽃이다. 대나무도 많다. 바위에 매단 철다 리- 바위동굴 속으로 통하는 길-파도가 넘실대는 바위다리 모두가 좀처럼 보기 힘든 이색 풍경 이고 바라보이는 바위며 바다의 파도며 모두가 카메라 앵글 속으로 들어오면 멋진 그림사진이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한이 없다. 행복한 여행이다.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아름다운 풍경을 넣으니 즐겁기만 하다. 건너편 도동으로 아침에 떠났던 일행 중 도동에서 이쪽으로 산책하던 일 행과 만났다. 11시까지 도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12시10분까지는 식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1시배를 타기 위해서. 이봉규 회장도 산책로에서 만났다. 조별로 식사를 한다고 한다. 우리조는 못먹었던 따개비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향토대표음식 중의 하나이다.
과연 소문대로 맛이 좋았다. 배표를 받으니 드디어 배를 타나보다 싶다. 그런데 바람이 역시 세 다. 정박한 배가 출렁거려 타고온 차들이 하차를 못하고 돌아가야 한단다.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참 울릉도 여행은 어렵구나~ 생각이 든다. 다행히 하루를 연장했지만 독도를 빼고는 모두 즐기고 가는 여행이 되어 좋다. 멀미를 걱정해서 단도리를 모두 잘 해서인지 돌아가는 배에서는 아무도 어려워하는 동문은 없었다. 3시간반만에 묵호항에 도착했다. 묵호에서 서울까지 오는 길을 기사 가 헤매여 모두 4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단체식사를 했다. 조상희 동문 이 스폰서를 했다. 고마운 일이다. 감사- 잠실역에 하차하여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며 즐거웠던 3박4일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각자 집을 향했다. 노심초사하며 여행일정을 이끈 이봉규회장의 노고에 대해 모두를 대신해 고마움을 전한 다. 협찬금과 주류를 협찬한 여러 동문들께고 감사를 드린다. 같이 참가치 못한 동문들도 여행기 를 보며 울릉도여행의 진수를 느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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