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내가 깊은 물 속에서 주님을 불렀습니다.
주님, 내 소리를 들어주십시오.
나의 애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시편 130:1,2]
시편 130편은 '참회시'다.
시인은 깊은 절망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한다.
시인은 하나님께 용서를 구한다.
이것은 시인의 죄의 결과로 절망스러운 상황을 겪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인은,
아무리 선하게 살고자해도 죄를 지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은 인간의 한계를 안다.
이 죄는 원죄와 다른 차원이다.
자발적으로 절망이라는 상황으로 빠져드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빠지게 되므로 절망적인 상황은 두려운 것이다.
그 두려움의 노예가 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인은 두려움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주님을 기다리며(5), 자신의 삶을 겸허하게 돌아본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죄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그 죄를 속량해 주실 것(8)을 믿는다.
그리하여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내가 깊은 곳에서(1),
하나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6).
'간절함'은 삶을 변화시킨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절한 마음'으로 하는 이들은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는 순간 주변부의 일들은 망각된다.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는 동안,
시인은 절망적인 상황들로 인한 두려움을 망각할뿐 아니라 극복하게 되는 것이다.
'깊은 물'은 인생의 심연이다.
인생의 심연에는 희망 혹은 의미 등 긍정적인 것들만 있지 않다.
절망, 우울, 실패와 같은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들은,
주님을 간절한 마음으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성장시키는 디딤돌로 작용한다.
고통 속에서 절규하는 이들에게 시편 130편은 꼭 필요하다.
그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신다.
간절히 구하는 자는 그가 잡은 손을 놓치지 않고 일어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