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곧 한시를 이해하고 음미하는 일이다.
한시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시의 구성 형식과 표현 방법, 그리고 운율(韻律)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감상 요령
한시는 첫째, 바르게 읽고, 시어(詩語 : 시에 쓰인 말)를 정확하게 새겨야 한다.
둘째, 시어를 통하여 지은이가 어떠한 정경을 노래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고, 지은이가 나타내려고 한 시상(詩想), 곧 주제를 파악하도록 한다.
절구나 율시의 감상 요령은 대체로 같지만, 특히 율시에서는 제 3구·제 4구인 함련(領聯)과 제 5구·제 6구인 경련(頸聯)이 각각 그 연대로 대구에 의해 표현되어야 하는 규칙이 있다.
절구에서는 대구를 써야 한다는 절대적인 요건이 있는 것은 아니나, 율시에서는 함련과 경련은 반드시 대구로 표현하여야 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율시를 감상할 때에는 함련과 경련은 대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감상하도록 해야 한다.
한시의 형식
한시는 1구(句)의 글자수가 오언(五言 : 다섯 자)인 것과 칠언(七言 : 일곱 자)인 것의 두 가지로 나뉜다.
곧, 오언은 다섯 자가 1구를 이루는 시의 형식이며, 칠언은 일곱 자가 1구를 이루는 시의 형식이다.
그리고, 한 수(首)가 4구로 이루어지는 시의 형식을 절구(絶句), 한 수가 8구로 이루어지는 시의 형식을 율시(律詩)라고 한다.
절구
시의 한 구(句 1행)가 5자, 또는 7자로 이루어진 4구, 곧 4행으로 이루어진 시를 말한다.
절구는 오언 절구(五言絶句)와 칠언 절구(七言絶句)로 나뉜다.
〈오언 절구〉 한 구가 5자인 4구(행)로 이루어진 한시이다.
OOOO△……기구(起句)
OOOO◎……승구(承句)
OOOO△……전구(轉句)
OOOO◎……결구(結句)
※위의 표에서 O표는 보통 한자가 놓이는 자리, ◎표는 운자(韻字), 곧 압운(押韻 : 운자를 놓음)하는 자리이며, △표는 운자가 놓일 수도 있고 운자가 아닌 한자를 쓸 수도 있는 자리임을 나타낸다.
<칠언 절구> 한 구가 7자인 4구(행)로 이루어진 한시이다.
OOOOOO◎……기구(起句)
OOOOOO◎……승구(承句)
OOOOOOO……전구(轉句)
OOOOOO◎……결구(結句)
※ O표는 보통 한자가 놓이는 자리, ◎표는 운자, 곧 압운하는 자리이다.
율시
한 구(句 1행)가 5자, 또는 7자로 이루어진 8구, 곧 8행으로 이루어진 시를 말한다.
율시도 절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오언 율시(五言律詩)와 칠언 율시(七言律詩)로 나뉜다.
<오언 율시> 한 구가 5자인 8구(행)로 이루어진 한시이다.
※ ◎표는 운자가 놓이는 자리이다. 율시는 2구씩 짝지어 4련으로 되는데, 각 연의 명칭을 두련·함련·경련·미련이라고 한다. 이것은 동물의 머리·턱·목·꼬리로 표현한 것이다.
<칠언 율시> 한 구가 7자인 8구(행)로 이루어진 한시이다.
※ ◎표는 운자가 놓이는 자리이다.
운율(韻律)
한시는 엄격한 음수율(音數律), 곧 시에 쓰인 말의 일정한 음의 수(자수)와 음위율(音位律), 곧 문자를 놓는 규칙을 지키고 있는 정형시 이다. 따라서, 운율은 한시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한시의 운율에는 자수율(字數律)·평측법(平仄法)·압운(押韻) 등이 있다.
<자수율> 오언 절구에서는 1구 5자 4구의 총 20자이며, 칠언 절구에서는 1구 7자 4구의 총 28자이다.
또, 오언 율시는 1구 5자 8구의 총 40자이고, 칠언 율시는 1구 7자 8구의 총 56자이다.
<평측법> 한자는 각 글자마다 평성(平聲 : 가장 낮은 소리)·상성(上聲 : 처음이 낮고 나중이 높은 소리)·거성(去聲 : 가장 높은 소리)·입성(入聲 : 짧고 빨리 닫는 소리)의 사성(四聲) 가운데 어느 한 성조(聲調 : 말소리의 가락)를 지니고 있다.
한시를 짓는데 있어서, 이러한 각 한자가 각기 지니고 있는 음의 가락을 음악적으로 배열하여 쓰는 규칙이 평측법이다.
<압운> 한시에서는 구의 끝 글자를 반드시 성조가 같은 자(운자)를 놓아야 하는 규칙이 있다. 이것을 압운이라고 한다.
모든 한자를 평측법에서 말한 사성, 곧 평성·상성·거성·입성의 넷 중의 어느 하나에 들도록 나누고, 다시 이를 끝소리(종성)가 없는 한자는 가운뎃소리(중성), 끝소리가 있는 한자는 끝소리가 같거나 비슷한 것에 따라 나눈 것이 운(韻)이다.
한자 사성 운
去 평성 거…ㅓ
處 평성 처…ㅓ
위와 같이 ‘去’와 ‘處’는 ‘평성’인 점에서 같고, 또 다같이 가운뎃소리가 ‘ㅓ’라는 점에서 같다.
이러한 운자를 승구(承句 : 둘째 구)와 결구(結句 : 넷째 구)의 맨끝에 놓도록 정해진 것이 압운이다.
이 압운은 한시의 운율을 나타내는 데 큰 구실을 한다.
대구(對句)
대구라고 하는 것은 짝올 맞추어 지은 글귀를 말한다.
한시에서는 기구와 승구, 전구와 결구가 서로 어울려서 한 쌍이 되게 한다. 그래서, 서로 연관을 가진 두 가지 현상을 함께 어울리게 표현하여 대구를 이루게 한다.
한시를 공부할 때, 이 대구의 뜻을 모르면 한시의 참다운 맛과 멋을 이해할 수가 없다.
출처 과목별 학습백과 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