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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까지 1,600~1,700톤의 천연꿀 수입에 사양벌집꿀까지 총공세
(사진 설명 : 시중 한 대형 마켓에서 팔리고 있는 수입꿀(우측 2개)과 사양벌꿀(맨 좌측))
(사진 설명 : 위 사진 중간의 롱간꿀(베트남산)과 카필라노 퓨어 꿀(호주산,맨 우측) 상품 광고와 가격)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시스템(K-stat)에 의하면 2024년 9월 말까지 수입된 천연꿀 누적 수입물량만 1,278톤, 드럼(288kg)수로 계산하면 4,437드럼이 이미 수입됐다. 지난 2020년, 52년만에 최악의 벌꿀 대흉작을 기록했을 때도 천연꿀 수입물량은 1,006톤이었는데, 올해는 벌써 지난 9월 말로 예년 동월기준으로 이를 훨씬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 설명 : 최근 5년간 매년 9월 말(3/4분기)까지의 누적 천연꿀 수입량. 2024년 9월 말 1,278톤 수입. )
한국무역협회의 K-stat이 1977년 수출입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48년만에 천연꿀 누적 수입물량이 3/4분기인 9월 말까지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최근 5년간 매년 4분기에 특히 11월과 12월에 연말 수요가 겹쳐 최소 300여톤에서 440톤정도가 두 달간 수입된 전례로 볼 때, 올해 천연꿀 누적 수입물량은 1,600톤~1,7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천연꿀 6,000드럼 내외의 엄청난 수입물량이다.
(사진 설명 : 월동 준비에 바쁜 양봉장에서 제법 월동먹이가 상당히 저밀된 소비에 벌들이 붙어있다.)
여기에 작년과 올해 베트남에서 사양벌집꿀까지 수입되면서, 올해 말까지 금년에만 벌집꿀(사양벌집꿀 포함) 수입물량이 최대 4만 kg을 상회(上廻)할 것으로 예상돼, 양봉농가들은 국내 소비 부진과 꿀벌 대량 폐사, 설탕을 포함한 양봉기자재 상승 등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4년 후인 2029년 1월 1일부터 베트남 천연꿀이 무관세로 국내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국내 양봉업은 천 길 낭떠러지 ‘절망의 끝’으로 추락할 것이다. 정부당국과 양봉관련 단체들은 지금이라도 국내 양봉농가에 대해 단장지애(斷腸之哀)*의 마음을 갖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
* 단장지애(斷腸之哀) : 중국 진나라 때 어떤 사람이 장난으로 새끼원숭이를 잡아서 배에 태워가니 그 어미 원숭이가 배를 쉬지 않고 쫓아오다가 죽어서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다 끊어져 죽었다는 데서 유래된 사자성어다. 반야월의 옛 트롯가요 ‘단장의 미아리 고개’의 단장(斷腸)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창자가 끊어지는 슬픔이라는 뜻이다.
유성근기자 beekeepingtim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