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 94-1(2024.09.06) 고양시, 김포시 32.2 km (서해 : 845.6km, 남해 : 817.7km, 동해 : 677.1km, 누리 : 460.4km, 합계 : 2,800.8km)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 덕이동 - 대화동 - 법곳동 - 김포시 걸포동 - 운양동 - 양촌읍 누산리 - 하성면 봉성리 - 전류리 - 마곡리 - 석탄리 - 후평리 - 시암리 - 후평리 - 마조리)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났다.
오늘의 일토장정은 일산대교 건너편인 일산 가좌동에서 출발을 하니 김포 어머님댁에 차를 주차하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지로 가기 위해선 일찍 서둘러야 한다. 내가 오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목적은 멋진 사진으로 우리의 일토장정을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앞에서 찍고, 뒤쪽에서 찍으려면 아무래도 기동성이 좋은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리 결정하였다. 진짜 속내는 김포 평화 자전거길은 DMZ에서나 볼 수 있는 철책을 따라 길고 멋진 자전거길이 있기 때문이다. 철책을 배경으로 우리 일토장정의 모습을 DSLR로 남기면 멋진 피사체로 남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머니댁으로 차를 몰던 새볔시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쩌지? 그냥 바로 차를 몰고 시작점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나....'
멋진 사진을 남기기 위해선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기로 하고 원래 실행하기로 한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자전거로 출발한다.
우리가 오늘 걸을 김포 평화자전거길로 해서 일산대교를 넘어 출발지로 향한다. 오늘 우리 일토장정의 역순이다.
도착지 1~2km를 남기고 있을 때 저 건널목 반대편에서 이른 새벽 운동을 하는 노인들을 만난다.
'부지런들 하시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우리 팀이었다.
거의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었는데 왜 멀리서 본 그들의 형상이 노인으로 보였을까?
씁쓸하다...
15년 대한민국 국토 외곽을 걸으면서 다양하고 멋진 길을 만났지만 솔직히 걷기 싫은 곳도 많았다. 지금과 같은 도심을 통과하는 길, 인도가 별도로 없는 차도, 지루하기가 한없는 방조제, 특히 제일 괴로운 곳은 산업단지를 통과하는 길이었다.
지루한 도심을 지나 일산대교를 만난다.
"야~~호~~ 드디어 김포를 만난다"
설레었다. 감동스럽다. 벅차오른다.
길게 돌아 15년 만에 김포를 입성한다는 자체에 15년의 감회가 머릿속에서 스크린처럼 지나간다.
호리호리했던 몸매는 배불뚝이로 변했고, 없던 주름과 흰머리로 인해 노인으로 변해있었다.
'그래도 건강하게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계획된 오늘의 종착지는 전류리포구까지 20.1km, 내일은 전류리 포구부터 애기봉 입구까지 13.8km이다. 그러면 다음 달에는 일토장정 출발지인 보구곶리까지는 8.3km밖에 남지 않는다.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달에 8.3km 걷자고 또와?'
그래서 내가 제안한다.
"우리 이번 일토장정으로 아주 끝내 버립시다.!"
이렇게 시작된 계획변경으로 오늘은 최대한 많이 걷기로 했다. 아마 30km는 넘게 걸을듯하다.
곧 비가 쏟아질 듯 잔득낀 구름덕에 덥지는 않지만 예전에 비해 체력들이 많이 떨어진 듯하다. 서로 지원조 안 하겠다고... 서로 걷겠다고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조금만 늦게 지원조가 오면 투덜 된다.
세월의 야속함이여~~~
조그마한 키에 잰걸음으로 그리 잘 걷던 홍민이형이 발에 물집이 잡혔단다. 큰 키에 성큼성큼 걷던 동주형의 얼굴이 찌들어간다. 뚱뚱한 몸매에 엉거주춤 8 자 걸음에 항상 앞장섰던 성엽이 형이 힘들다는 표현을 다한다.
안 되겠다. 애기봉 입구까지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금성초등학교 앞에서 오늘의 장정을 끝낸다.
많이들 힘든 모양이다.
소주나 한잔하고 일찍 잡시다.
# 이 이후의 길은 철책을 따라 걷는 길로 사진 촬영이 금지가 되어 자료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