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제76회]돌아온 손오공
"그럼 이걸 어쩌면 좋지 너 몸을 움직일 수 있느냐?:"
"아, 아니 몸을 움직일수 있다면 어떻게 하려고?"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바다로 돌아 가거라.
짐은 내 가지고 고로장으로 가겠다.
거기서 본래대로 그집 사위노릇이나 할 작정이다."
용은 이 소리를 듣거니 팔계의 직탈깃을 물고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
"형! 제발 그런 생각 하지마."
"그럼 어떻게해? 오정은 벌써 잡혔어.
나 혼자선 그놈을 도저히 대적할 수가 없어
이 기회에 헤어지지 않고 언제까지 기다릴 참이냐?"
용은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이 없더니 이렇게 말했다.
"형! 헤어지자는 말은 입 밖에 내지마.
스승님을 구하려면 사람을 불러올수밖에 없어."
"누구를 청해 오라는거야?"
"빨리 구름타고 화과산으로 가서 큰 형님 손행자를 불러오는 게 좋아.
그분은 요마를 항복시키는 대법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스승님을 구하고 우리의 원수를 갚아 줄거야."
"그런 일이라면 다른 사람을 시켜야 할껄!
그 원숭이 놈은 나하고 사이가 좋지못해
요전에 백호령에서 백골부인을 쳐 죽였을때
내가 쑤석거려서 스승님이 긴고주를 왜게 했지 않느냐.
그는 그 일을 아주 고깝게 생각하고 있어.
난 그저 장난삼아 그랬는데
스승님이 정말로 경을 외웠고 끝내 형을 쫒아 버렸단 말야.
그러니 그가 나를 얼마나 원망하겠니?
내가 부탁한다고 그 놈이 올 것 같으냐?
또 거기가서 그 놈의 비위에 거슬리는 소리라도 했다가는
그렇게 되면 내 목숨은 끝장이야."
"절대 형을 해치지는 않을거야.
그는 인의가 지극한 원숭이 왕이야.
형 그사람을 만나서 스승님이 재난을 당하고
있다는 소리를 해서는 않되
그저 스승님ㄴ께서는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있다고만
둘러대고 여기까지 데려와야지.
그는 여기와서 사정을 본다면 스승님이나
형에 대한 노여움을 잊고 저 요마와 싸울거야.
그렇게 되면 요마도 때려잡고 스승님도 구할 수 있잖아."
"할수없구나. 네가 그렇게 까지 스승님을 생각하는데
난 스승님을 생각하지 않는 놈이 되겠군.
그러나 내가 갔다가 오공이 오겠다고 한다면
같이 오겠지만 만일 그가 오겠다고 하지 않으면
나도 오지 않겠다.
그러니 너도 기다리지 말아라."
가봐! 사정하면 큰형은 꼭 올거야."
팔계는 쇠갈퀴를 허리춤에 차고 옷을 가뿐하게 고쳐입고
뛰어올라 구름을 잡아타고 쏜살같이 동쪽으로 향해 갔다.
삼장은 아직 운이 죽을 때가 안되었던지 팔계가 순풍을 만나
두귀를 곧추 세우니까. 돛을 단듯 재빨리 날아갔다.
그리하여 동양대해를 건너서 구름을 낮추었다.
팔계는 화과산으로 들어가 수렴동 가는 길일 찾았다.
별안간 어디서 사람 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보니
오공이 산의 움푹진 곳 돌위에 앉고 그 앞에
천이백마리 가량의 원숭이들이 패를 갈라 늘어앉아
"대성님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부하들에게 저렇게 존경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팔자가 좋으냐. 그가 중이 되길 싫어하고
집으로 가고 싶어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야.
여기 이 좋은 곳에 재산도 많고 저렇게 많은 원숭이들이
섬기고 있으니 그런거지!
나라도 이런 산이 있으면 중 노릇은 안하겠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바에야 어떻게 하든지 만나 봐야지.
그러나 팔게는 겁이나서 당당하게 만날 용기가 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풀이 무성한 낭떠러지 부근을 어슬러 돌아가서
천 이삼백이나 되는 원숭이들 속에 끼어서 절을 했다.
손오공은 높은 자리에 앉아있고 보통눈도 아닌 까닭에
재빨리 팔계를 알아봤다.
"저 반열속에서 맹탕 절을 하고 있는 놈은
다른데 놈이다. 이리 잡아오너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작은 원숭이들이 팔계를 벌떼처럼 에워싸고
질질 끌어다 오공이 앉아있는 앞 바닥에 넘어뜨렸다.
"넌 어디서 온 놈이냐?"
오공이 호통을 치니 팔계는 눈을 내리감고 대답을 했다.
"황공합니다. 결코 다른데 놈은 아니올시다.
자세히 보면 아실만한 얼굴일겁니다."
"허허 이 대성님의 부하원숭이들은 생김새가 다 비슷해
그런데 넌 열굴이 전혀 다르기도 하거니와 몹시도 흉하게 생겼더.
내 부하가 되려고 왔다면 먼저 명패를 바치고 이름을 고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너를 어기다 두더라도 점호할 수 있는게야.
그런 절차를 밟기도 전에 함부로 절을 하다니!"
팔계는 그냥 눈을 내리깐채로 입을 쑥 내밀었다.
"아아! 기가막혀 저렇게도 뽐내다니
의형제로 있은지도 몇해나 되는데
다른놈이니 뭐니 하다니, 괜히왔어..괜히왔어 !"
"고개를 들어라!"
오공이 웃으면서 말하자 팔계는 입을 쑥 위로 내밀었다.
"잘 보았지? 내 얼굴은 모를지 몰라도 이 입만은 알테지?"
"오호호 저팔계로구나.
넌 당나라 중을 따라 경가지러 가지를 않고
왜? 이런곳엘 왔느나?
스승님에게 대들다가 쫓겨난게로구나.
파문장이 있거든 어디 나한테 보이렴."
"대들진 않았어, 파문장도 없구
스승님께서 나를 쫒아낸 일도 없어."
"그러면 너는 여기까지 왜 왔느냐?"
"스승님이 형을 몹시 그리워해. 나더러 데려오라 했어."
"그때엔 하늘향해 맹세하고 자기 손으로 파문장까지 써주더니
지금와서 그립다고 이 먼곳까지 너를 보냈다고?
그럴리가 없어 그는 나를 부르지도 않았거니와
그리워하는 거솓 아니야. 나도 가고 싶지 않아."
"스승님은 형을 그리워하셔 정말 정말."
"언젠가 스승님이 말위에서 "제자야!" 하고 불렀거든
나에게는 들리지 않았어. 오종도 귀머거리인체 하니까
스승님은 형을 생각하고
"너희들은 소용없다.
역시 오공이 영리하다. 부르면 곧 대답한다.
한 가지를 물으면 열 가지를 대답한가.고 그러지 않겠더.
그래서 형을 데리러 보낸 것이야.
형. 꼭 같이 가줘 스승님의 마음도 헤아려드리고
내가 먼길을 찾아온것도 생각해서 말이야."
오공은 그 소리를 듣더니 돌위에서 뛰어내려
팔계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이봐! 동생 먼길을 오느라고 수고를 했네
나하고 천천히 놀아나보자."
"형! 여기까진 참 멀기도했어,
지금쯤 스승님께선 눈이 까맣게 기다리고 계실거다.
정말 놀고있을 수 없어."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산 경치나 보고 가란 말이야!"
팔계는 돌아가겠다고 고집만 피울수가 없어서
오공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둘은 손을 맞잡고 숱한 원숭이들을 뒤따르게 하고는
화과산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보니 참으로 장려한 산이었다.
그것은 오공이 옛날같이 잘 가꾼 때문이다.
팔계는 볼수록 탄복이 되었다.
"형, 참으로 훌륭해 여긴 정말 천하에 명산이야."
"동생! 어떠냐? 꽤 살만하지?"
:"하하 형도 보산은 동천 복지인데 살만하냐가
그게 무슨 소리야?"
두사람이 담소하면서 놀다가 산에서 내려오니 길섶에
너댓마리 작은 원숭이가 자주색 포도와 향기로운 배와 대추
누런 비파와 붉은 딸기를 바쳐들고서 무릎을 끓고 있었다.
"대성님, 조반 드십시오."
"동생 너는 식성이 좋으니 과일로는 양이 차지 않겠지만,
우선 이것으로 입가심이나 해라!"
"난 비록 식성이 좋기는 하지만 때와 장소를 분별 할줄은 알아.
가져와 가져와 맛보게."
과일을 먹고 있는 새에 해가 점점 높이 떠올랐으므로
스승님을 구하는 일이 늦어지면 안되는지라
팔계는 오공을 재촉했다.
"스승님이 형하고 나를 무척 기다리고 계실거야.
나하고 빨리 가자고."
"그보다 수렴동에서 놀지 않겠나?
팔계는 굳게 사양했다.
"형! 고마워, 하지만 스승님이 오래 기다리시니까, 난 안들어갈래"
"그렇다면 이이상 붇잡을수도 없으니 여기서 작별하자."
"형! 형은 안가려나?"
"내가 어딜가? 내산은 천지의 신들도 손대지 못하는 땅이야!
여기서 마음내키는 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데 내가 다시 중이돼?
난 안간다. 너는 가서 내 대신 당나라 중에게 전해라.
한번 쫒아냈으면 두번다시 나를 생각하지 말라고."
팔계는 그 소리를 듣고 더 조를수도 없고 까딱 잘못해서 그가 성을 내면
여의봉 찜질을 당할 것 같아서 작별을 하고 그곳을 떠났다.
오공은 그가 가자 민첩한 원숭이 두놈을 보내 팔계의 뒤를
쫓으면서 팔계가 뭐라 하는가 엿듣게 했다.
아니나 다를가 팔계는 몇리를 못가서
뒤를 돌아보고 오공쪽을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원숭이녀석! 중이 되지않고 요괴가 되었구나. 내가 몸소
데리러 왔는데도 가려고 하지 않는구나,
가기 싫으면 안가도 좋아.:"
또 얼마 안가서 같은 소리로 욕을 했다.
작은 원숭이는 급히 뒤돌아와서 오공에게 보고를 했다.
"대성님, 저팔계란 놈은 고약합니다.
걸어가면서 자꾸만 대성님을 욕하였습니다."
오공은 화가 벌컥나서 그놈을 당장 잡아오라고 명령했다.
숱한 원숭이들이 뒤쫓아가 팔계를 자빠뜨리고 갈기를 잡아끌고
귀를 잡아당기고 꼬리를 끌고 해서 오공의 앞으로 끌고왔다.
미련한 팔계는 수많은 원숭이들에게 끌려가니 입고있던
직탈마져 찢어졌다. 그는 끌려가면서도 자꾸 되뇌었다.
"끝장이야! 이번에 가면 죽을지도 몰라."
잠시뒤 팔계는 동굴 어귀까지 끌려갔아. 오공은 돌위에 앉아 있었다.
"이 식충이 바보녀석아~
돌아가려면 잠자코 들아가지 내 욕은 왜 해?
팔계는 땅에 끓어 앉았다.
"형, 그게 무슨 소리야?
욕을 했다면 벌을 받아서 내 혓바닥이 빠질거야.
난 형이 안가겠다니 스승님께 그런 사정을 말하면
된다고 했지 욕은 무슨 욕을 해?"
"흥! 네가 나를 속일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난 왼쪽귀를 조금만 세워도
저 삼십삼천에 있는 선인들의 말을 듣고
오른쪽귀를 조금만 아래로 내려도
저 열분의 염왕과 판관이 염마장을 조사하는 것 까지
알수있어, 너 따위 놈이 하는 욕이 어찌 내게 안들리겠냐"
"여봐라, 제일 굵은 몽둥이를 가져와서 우선
이놈의 따귀를 스무대 등을 스무대씩 쳐라.
그런다음 내가 여의봉으로 저승에 보내주겠다.
"형! 부디 스승님의 낯을 봐서 나를 용서해줘."
"스승님은 인의 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인간이다."
"그렇다면 남해 관음보살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나를 용서해줘"
오공은 팔계가 관음보살을 들먹이자 약간 마음을 누구러뜨렸다.
"좋아 그럼 때리지는 않으마 대신
나를 속일 생각일랑 아예마.
당나라 중이 어디선가 봉변을 당했지?
그래서 네가 여기까지 와서
날 속여서 데려가려고 한 거지? 솔직히 말해?"
:"형 봉변을 당한 것은 아냐
정말이야 스승님이 형을 그리워해서 온거야"
"이 천지같은 놈아 기어이 맞고 싶으냐?
아직도 나를 속이려 하는구나.
이 손공은 말이야 몸은 설령 수렴동에 있어도
마음만은 스승님을 쫒고있어 난 스승님이 가는 곳마다
재난을 당하고 도처에서 봉변을 당할
운명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
이놈아! 빨리 내게 실토를 해라.
그러면 때리는 것만은 용서를 해줄테니."
"형! 사실은 형을 속여서 데려갈 작정이었어.
하지만 모든 것을 눈치 챘으니 어떻게 해.
때리지 말고 일어나 않게 해주면 애길하겠어.
"성가신 놈이로구나 그럼 일어나 말해라."
원숭이들이 누르고 있던 손을 떼니까
발딱 뛰어 일어나 연신 눈치를 봤다.
"이 고약한 놈아, 뭘그리 두리번거리고 있느냐?"
"도망갈 구멍이 있나 봤지 뭐"
네 까짓놈이 사흘 먼저 도망을 쳐도
나는 하루안에 너를 찾을 수 있으니
빨리 내게 실토하지 못하고 얻어 맞은 후 실토할래?"
"형 사실대로 말하겠더 형이 간후 나하고 오정이
스승님을 모시가 가는데 흑송림이 있었어.
스승님은 말에서 내려 내게 밥을 구해오라 하셨지."
팔계는 밥을 얻을 갔다가 잠자던 이야기등 제 잘못은 빼고
스승이 요괴에게 잡혀 범으로 바뀌어 갇힌 상황등 전말을
모두 설명하고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상처입은 백마는 형은 인의를 잘 알고 있는 군자요.
군자는 지나간 원한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반드시 와서 스승님을 도울거어야, 라고 말이야.
형! 하루 스승이면 종신토록 어버이라는 것을 잊지말고 구원해줘."
"이 고양한 놈 내가 작별할 때 그렇게 간곡히 말하지 않았더냐?
만약 요마가 나타나 스승님을 붙잡으면 이 손공이 스승님의
수제자란 말을 하라고 했지, 어째서 내이름을 대지 않았느냐?"
팔계는 잠시 무엇을 생각하는 눈치였다.
장군을 출병시키려면 격하게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디 시험해보자.
"차라리 형의 이름을 대지 않는게 좋을 뻔했더.
갠히 형의 이름을 댓기 때문에 그 놈이 더 사납게 날뛰었더."
"놈이 뭐라고 지껄이더냐?"
"난 이렇게 말했어. '요괴옴아 무뢰하게 둘지마라. 스승님을
해치치마라. 이쪽에는 손행자라는 수제자가 있다.
이분은 신통력이 굉장해서
너따위 요마는 상대가 안돼 만약 그분이 오면
네놈은 죽어도 묻힐 땅이 없게 될거야.
그러니까 요마란 놈이 분을 참지 못해 이렇게 말했어
"흥 손행자고 뭐고 까짓놈을 내가 무서워할줄 아느냐?
놈이 온다면 내가 가죽을 벗기고 살코기를 추리고 뻐를 핧고
심장을 먹어 줄테다. 만약 원숭이가 야윈 놈이라면
난도질을 해 기름에 튀겨 먹겠다."
이 소리를 듣자 오공은 분을 참지 못해 펄쩍 뛰었다.
"어느 놈이 그렇게 방자하게 욕을 퍼 붓는 놈이?"
"황포란 놈이야!
난 그놈의 말을 그대로 형에게 들려준거야."
"여보게, 동생 일어나! 내가 안갈수가 없구나.
그 요괴란 놈이 그렇게도 욕했따면
내가 그놈을 족펴야지 함께 가자.
오백년전에 내가 천궁을 분탕질 칠때 하늘에 신장들도
나를 보기만 하면 허리를 구부리며 대성님! 대성님! 했는데
그 요괴란 놈이 무뢰하게도 나도 없는데서 나를 욕해?
난 그놈을 잡아서 가루를 내어 이 치욕을 씻을테다.
원수를 갚은 다음 여기로 돌아오겠다."
이제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