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위탁소방대원 불법파견 정황-매일노동뉴스

[사천비정규직센터]

가스공사 위탁소방대원 불법파견 정황

공사, 업무일지 결재하고 단체 대화방에서 업무지시 … 공공운수노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검토”

• 정소희 기자
• 입력 2021.08.06 07:30

<매일노동뉴스>기사원문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278

한국가스공사가 협력업체 소속 위탁소방대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감독하고, 이들의 근태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대원 업무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 허용하는 근로자파견 대상업무가 아니어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한국가스공사 A생산기지 ‘(위탁소방대원) 일일업무 및 순찰일지’에 따르면 공사 생산기지본부의 안전환경부 정규직 관리자들이 업무일지와 순찰일지를 최종 결재했다. 일지에는 도급관계인 위탁소방대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고 보고받은 정황이 담겼다. 가스공사와 협력업체는 소방대위탁용역계약을 맺어 도급인인 공사가 수급인인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원청 작성 체크리스트 따라 일하는 위탁소방대원
과업지시서엔 “원청이 임금·근로조건 확인점검”

가스공사 5개(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 LNG생산기지에는 59명의 위탁소방대원이 있다. 2010년부터 외주화된 이들은 모두 협력업체인 건국방재엔지니어링 소속이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에 최근 설립된 제주기지를 제외한 4개 기지에서 일하는 노동자 31명이 가입했다.

위탁소방대는 기지별로 공사 정규직과 함께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자체소방대’를 구성한다. 공사 정규직은 평소에는 자기가 맡은 일을 하다 비상상황이 되거나 소방훈련을 할 때 위탁소방대와 함께 소방업무를 한다. 자체소방대원은 각 생산기지본부의 안전환경부에 소속돼 조직도 상으로도 하나의 부서에 편입돼 있다.

위탁소방대원은 화재예방·안전순찰·소방설비점검·방호대기·비상상황 대응(화재진압)을 한다. 순찰업무를 할 때 원청 안전환경부 관리자가 정한 시간대와 코스·점검항목에 따라 순찰한다. 순찰일지 결재도 협력업체 관리자가 아닌 공사 관리자가 한다.

소방설비 점검은 가스공사가 만든 ‘안전 및 소방설비관리 지침서’와 체크리스트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설비 주기·점검 대상·항목 등 소방대원의 업무는 지침서대로 한다. 체크리스트를 일일·주간·월간 단위로 각각 보고하는데 결재자는 모두 가스공사 정규직이다. 원청은 위탁소방대원과 단체 채팅방을 꾸려 설비 점검을 직접 지시하거나 현장을 순찰해 이들의 업무를 감독했다.

부두에서 LNG수송선이 생산기지로 LNG를 전달할 때 방호대기 업무를 하게 되는데, 이때도 원청이 지정한 시간과 장소에 따라야 한다. 화재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출동보고서도 부서 관리자가 결재한다.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하는 소방·방재훈련도 원청이 작성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공사 직원들이 함께 훈련을 평가한다.

원청은 소방대원 근로조건도 결정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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