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에 개봉된 프랑스 영화다. 이 영화는 싱글맘이 현실을 살아내기 힘겨운 삶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두 자녀를 키우는 여자이며 호텔을 청소하는 팀장이지만 자녀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다른 직업을 가지려고 부단히 애쓴다. 그녀는 파리 근교에서 파리까지 힘들게 출퇴근한다. 그 일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그 와중에 파리에서의 계속되는 파업은 그녀의 발목을 몇 번이나 잡는다. 한번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호텔에서 하루를 묵은 적도 있고 아이들을 집에서 못 본지가 오래다. 이래저래 삶이 힘겹다.
아이를 돌보는 동네 할머니는 그 일이 너무 지쳐 그만두었고 그녀는 할 수 없이 아이들을 열심히 돌보는데 그나마 아이들은 놀다가 넘어져서 다친다. 하긴 자기아이 돌보는 일도 쉽지않다. 그녀가 호텔에서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시간을 빼서 타회사에 최종면접까지 봤는데도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를 않는다. 그 소식은 응답이 없다. 그 와중에 인간의 성욕의 본능은 때로 고개를 들어 이웃 남자와 키스까지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싱글 맘, 아니 사람의 삶이란 이렇게 고달프다.
계속해서 파리는 시위들이 일어나고 그 시위는 점점 과격해져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 과연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화려한 파리의 삶이 보기와는 다른 치열한 삶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더 넓게 인간 삶이라는 게 이토록 처절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이 여 주인공은 아주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한다. 보통의 싱글맘처럼 외모도 수수하고 직장인의 치열한 모습을 리얼하게 잘 연기한다. 그러나 파리로 가는 길은 늘 막혀서 그녀는 트럭을 빌려타거나 도로로 나가 손짓으로 합승을 해서 가기도 하고 때로는 늦어 헐레벌떡 달려가기를 반복한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녀의 반복적인 달려가기는 그녀의 일상이 얼마나 처절한가를 보여준다.
그녀는 열심히 살아가지만 자기가 맡은 시간을 여러 번 빼먹음으로 직장 상사들에게 눈총을 받게 되고 결국 호텔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쫓겨나는 불상사를 겪게 된다. 너무나 답답하여 마음이 아프다.. 그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시 차를 빌려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은 나까지 안스럽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를 극복할까? 사실 이 모습을 보여주려고 영화는 만들어진 것이니까? 길이 있겠지.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비참한 삶에 슬퍼하지 않고 웃으며 이 일에 대응한다. 집 주변 마트에서 직장도 알아보는 등 그녀는 거센 삶에 무너지지 않는 무척이나 억센 여인이다. 돈이 다 떨어져 아이들이 먹을 과자와 음식이 떨어지고 카드는 거래가 정지되어도 그녀는 계속해서 직장에서 합격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덕분에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지만 삶은 더욱 더 힘들어진다.
힘내라 직장인들이여 홀로 자녀들을 키우는 엄마들이여 삶이란 고난의 연속이라 했던가.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절망하지 않으면 솟아 날 길이 있다. 문득 기차가 들어오는 선로에 서있는 그녀를 보며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내 마음이 소리친다. "자녀들을 놓고 먼저 가면 안되요!" 아 다행이다. 장면이 바뀐다. 정말 그녀는 표정연기가 압도적이다. 실제 인물같다.
그러는 중에 회사에서 최종합격의 통보가 온다. 담당자가 일이 생겨 전화가 늦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놀이공원에 자녀들과 같이 놀러 갔다가 기막힌 자신의 현실이 서러워 주춤하는 중에 전화를 받고 너무나 놀라다가 이제는 하늘이 준 기쁜 소식에 -늦어도 오히려 고마운 그 소식에-기막혀서 운다. 이제 자신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용기가 생긴다. 그녀는 울고 웃으며 아이들에게 손을 흔든다. 아마 " 그래 애들아 이젠 우리, 할 수 있다" 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참 재밌게 봤다. 얼마나 장면들의 흐름이 빠르고 그 속에 의미를 담아내는지 나를 집중해서 보게 했다. 이게 일종의 복음이 아닐까? 메마른 삶속에 단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그 내면까지 씻어주는 복음은 더욱 의미가 클 것이다. 좋은 영화는 나름의 복음을 담는다. 복음의 이야기는 오늘도 여러 영역에서 우리를 새롭게 한다.
오늘 우리 세상에서, 연약한 자들이 절망의 나무에서 소망의 꽃이 피어 기뻐 울며 웃음짓는 이런 승리의 일들이 일어나기를 주님께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