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물고기와 생명의 노래와 민화물고기 Korean Fish, Song of Life and Minhwa Fish
아름다운 한반도의 고유종 물고기라면 호오 이런 게 있었어 하곤 눈을 휘둥그레 뜰 줄 알았지? 줄납자루 점돌개 왜매치 얼룩동사리 큰볏말뚝망둥어라...그런 물고기가 재래종이라고? 피리 기름종개 빠가사리 불국지...그런 정겨운 이름들은 그럼 외래종이었던가?
그 정겨운 추억이야 눈으로만 봐서 각인되었겠어? 가뭄에 온통 말라붙어 물 반 고기 반 사람 반인 웅덩이마다 갇힌 물고기들은 잡는 노미 녀니가 임자였다. 손을 휘저어 쫒는 시늉을 하면 돌 밑에 숨는 고기들을 손더듬이로 잡아냈다. 아 매운탕 해 먹는다고 잡은 거 아녀?
매운 연기를 손으로 쫓으면서 불을 피웠다. 파 마늘 넣고 고추장 된장 풀어 풋고추 부추 송송 썰어 넣고선 팔팔 끓여 호호 불며 먹었다. 그 맛있는 매운탕이야 별미라는 말로 설명되겠더냐고....파닥파닥 뛰는 물고기 꿈이 평생 무의식을 맴돌기도 했다.
참 이야기할 게 많았다. 강둑에 흐드러지게 핀 자운영 꽃과 매운탕의 기억을 아름다운 어린 시절의 꿈으로 승화하여 보는 사람의 향수를 자극하는 생명의 노래로 그려낸 김병종 작가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게 한국의 고유종 물고기였다. 한국인의 물고기였다.
그 한국인의 그림에서 고기 어魚yú=여유 여餘yú와 발음이 같다 해서 여유의 상징이었다. 수묵화나 채묵화를 가리지 않고 중국의 그림에서 소재를 가져와서 그림으로 옮겼다 했다. 도화원 화원그림이나 양반들의 유한취미에서 베낀 그림이야 중국 그림의 모사模寫라 치자...
외래 수입종 그림들은 이 땅에서 무지랭이 촌 늙은이 손에서 토종 그림이 되었다. 말라비틀어진 물감을 몽당붓으로 휘적일 때 그냥 만만하니까 물고기였다. 여덟팔자를 그려놓고 지느러미와 눈깔을 그리면 붕어가되었고 수염까지 그리면 잉어가 되었다.
무슨 그림이냐면 아 부자되고 벼슬하시라는 그림이라우...그러면 더 말이 필요 없었다. 그것이 민화요 토종물고기였다. 물고기가 중국의 그림에서만 풍요로움이던가...흠...정겨운 미각이 갈무리된 토종감성의 민화...그게 중국그림을 본뜬 외래종 그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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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생명의 노래 전시 작품
김영재 민화의 고향 자유문고 2005 수록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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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리보기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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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반도 고유종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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