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락티코스]의 가르침1 - '프락티케'(Praktike)의 정의
[프락티코스](Praktikos)란 에바그리우스의 작품들 가운데 하나로, 금욕생활 혹은 수행생활에 대한 그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프락티케'(praktikè)란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몇 가지 중요한 가르침들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이다.
1. 프락티케(Praktike)의 정의
에바그리우스의 영적인 가르침은 ‘프락티케’와 ‘퓌시케’, 그리고 ‘테올로지케’ 이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뒤의 두 가지는 ‘그노스티케’를 형성한다. ‘프락티케’는 바로「프락티코스」의 중심 주제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가르침을 살펴보는 것은 곧, ‘프락티케’에 대한 에바그리우스의 개념을 공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에바그리우스에 의하면, ‘프락티케’는 “영혼의 욕정적인 부분을 정화하는 영적인 방법”으로 정의된다. 그것의 목적은 ‘아파테이아’에 이르는 것이며, ‘아파테이아’는 영적 인식에 필요한 조건이다.
희랍 철학자들에게 있어 ‘프락티코스’란 말마디는 언제나 이교적인 성격을 띤 어떤 활동과 관련된다. 그러다가 알렉산드리아의 필루스에 의해서 최초로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활동에 연결된다.
그리스도교 저술가들은 흔히 ‘프락티코스’를 ‘활동 생활’로, 그리고 ‘테오레티코스’(thoretikos)를 ‘관상 생활’로 규정짓는다. 오리게네스는 이 두 삶이 마르타와 마리아에 의해서 상징화된다고 보았는데, 곧 마르타는 활동생활을, 마리아는 관상생활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오리게네스는 이 두 삶이 서로 일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프락티코스’와 ‘테오레티코스’는 더 이상 서로 독립된 두 가지 활동을 나타내지 않고, 오히려 영성생활의 두 측면을 반영한다. 이 둘은 상호 보완적이며, 전자는 후자에 종속되고 직접 거기로 정향된다. 에바그리우스는 역시 필루스와 오리게네스의 전통을 받아들여 ‘프락티케’를 영성생활의 두 단계 중 첫 번째 단계로 이해하였다.
에바그리우스에 이르기까지 이 용어의 발전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즉, 플라톤은 손노동을 하며 사는 사람에게, 아리스토텔레스는 활동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스토아학파는 보다 특별하게 정치적, 사회적 활동에 전념하는 사람에게 이 단어를 적용하였다.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우스에게 있어, 이 단어는 ‘활동생활’을 지향하는 성직자들과 영적인 통치 임무를 맡은 주교들을 가리켰다.
그러나 에바그리우스가 ‘프락티코스’라고 부르는 사람은 수도승이며, 더 정확하게는 독수도승을 뜻한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물러난 사람이며, 인간적인 일들에 종사하기를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 활동적인 역할들을 받아들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다. 다시 말해서 관상에 전념하고 ‘헤시키아’(hesychia) 안에서 사는 사람이다. 실제로「프락티코스」안에서 언급된 가르침은 회수도승들이 아닌, 독수도승생활이나 반(半)은수생활을 하는 수도승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 단어를 에바그리우스 이전에 일반적으로 사용된 ‘활동적’ 혹은 ‘활동생활’로 번역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그러면 ‘프락티케’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어떤 면에서 ‘프락티케’는 ‘덕들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에바그리우스에게 있어 그것은 서로 연결된 다섯 가지 덕들을 향한다. 예컨대, 신앙,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 절제, 인내, 그리고 경험이다. ‘아파테이아’를 앞서는 이 다섯 가지 기본 덕들이 ‘프락티케’를 구성한다.
하지만, ‘프락티케’는 무엇보다 ‘로기스모이’(logismoi), 곧 ‘악한 생각들’을 거스른 싸움이다. 그것은 주로 ‘악한 생각들’을 거스른 싸움으로 이루어진다. 사실상 ‘프락티케’의 차원에서 ‘로기스모이’는 무엇보다도 악령들이 일으킨 악한 생각들이며, 수도승은 ‘아파테이아’를 향해 나아가기 위하여 그것들을 거슬러 싸운다.
첫댓글 프락티케는 영적 욕망의 억제라고 보통 말 하지만 당시 수도사들의 삶에의 적용은 일차적으로 감각적 욕망의 억제로 부터 시작 되었다. 그런데 억제라기 보다는 정화라고 보는 것이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안이비설신이 요구하는 감각적 욕망을 그리스도의 것으로 정화하여 아파데이아로 나간다고 보면 재가 신도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